선택 VS 선택, 시청자가 결말을 선택하는 인터랙티브 영화의 등장
영화나 드라마를 관람하기 전 예상했던 것만큼이나 결말이 마음에 들지 않은 적, 한 번쯤은 있을 겁니다.
만약 시청자가 취향에 따라 결말을 직접 선택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 상상이 다가올 날이 마냥 멀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최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영화 <블랙미러 : 밴더스내치>가 전세계적으로 화제입니다.
<블랙미러 : 밴더스내치>는 4시즌까지 출시되면 넷플릭스 인기 오리지널 시리즈 드라마 <블랙 미러>의 특별판으로 지난 28일 공식 공개되었습니다.
어두운 분위기의 이 영화는 시계 알람 소리와 함께 시작합니다. 시대 배경은 1984년. 알람에 맞춰 주인공인 게임개발자 ‘스테판 버틀러’가 잠에서 깨어납니다.
침대에서 일어난 스테판은 다소 의심스러운 행동을 가진 아버지와의 아침식사 자리에서 ‘오늘은 자신이 개발한 게임의 데모를 보여주러 가는 날’ 임을 설명합니다. 그리고 아버지에게 게임의 원작이 된 두꺼운 책에 대해 설명하죠. “모험을 선택하는 책이에요. 캐릭터의 행동을 결정하죠. 마치 게임처럼요.”
그러자 아버지는 시큰둥한 표정으로 시리얼 두 상자를 내밀며 말합니다. “흥미진진하네. 아침 메뉴도 골라보지 그래?” 그러자 곧 영상 화면 하단에 아버지가 양손으로 든 시리얼 ‘슈가 퍼프’와 ‘프로스티’의 옵션이 나타납니다. 타임바가 사라질 때까지 옵션 중 하나를 선택해야하는 상황. 슈가 퍼프를 선택하자 실제 영상은 슈가 퍼프를 먹는 주인공의 영상으로 이어집니다.
그리고 이어진 출근길엔 어떤 노래를 들을지 역시 시청자가 선정하기도 하고, 게임회사에 도착해 사장이 제안하는 계약을 수락할 것인지, 돌아가신 어머니와 추억을 되돌아볼 것인지, 친구와의 충동적인 내기 끝에 고층 건물에서 뛰어내릴 것인지, 아버지로부터 도망칠 것인지 등 스릴 넘치는 옵션이 이어집니다.
이렇듯 시청자들은 영화를 보는 동안 스테판의 운명을 좌우할 선택을 내리고, 영화는 순전히 시청자의 선택에 따라 전개됩니다.
마치 비디오 게임을 하는 듯한 이 영화 전개 방식이 왜인지 낯설지 않다면? 아마 90년대 국내에서 인기를 끌었던 예능 프로그램 중 ‘인생극장’ 코너가 떠오를 수도 있을 겁니다. 이휘재가 “그래! 결심했어” 라는 유행어와 함께 매번 선택의 기로에 서고, 그 선택에 따라 이야기의 결말이 달라지기도 했었죠.
시청자들의 분석에 의하면 <블랙미러 : 밴더스내치>의 결말은 크게 5가지가 있다고 하지만, 세부적인 선택까지 고려하면 내용은 더욱 다양하게 흘러갑니다. 그렇기 때문에 러닝타임은 1시간 30분에서 5시간까지 다양하게 설정될 수 있습니다.
<블랙 미러: 밴더스내치>의 기발한 전개 방식은 영화 공개와 동시에 호평을 받았습니다. 넷플릭스는 앞서 <마인크래프트: 스토리 모드>, <장화 신은 고양이: 동화책 어드벤처>, <스트레치 암스트롱: 탈출> 등 어린이들을 위한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공개한 바 있으며, 앞으로도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만들어 나갈 것을 발표했습니다.
인터랙티브 콘텐츠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도 분명 존재합니다. 미국의 온라인 매체 쿼츠(qz)는 “인터랙티브 콘텐츠는 사생활 침해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이용자가 직접 옵션을 택함으로써, 상황에 따른 ‘개인의 선호도’가 수집된다. 개인이 원하지 않는 정보까지 수집될 위험이 존재한다.” 고 밝힌 바있답니다.
머지 않아 TV에서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국민 드라마의 결말도 시청자들이 직접 만들 수 있는 날이 오겠군요!
- 에디터
- 우주연
- 포토그래퍼
- Courtesy 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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