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은 예술이라는 걸 증명하는, 2026 멧 갈라의 모든 룩!
멧 갈라의 드레스 코드는 언제나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서 열리는 패션 전시와 연관되어 있습니다. 다가오는 5월 10일부터 내년 1월 10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의 타이틀은 ‘코스튬 아트‘입니다. ‘옷 입은 몸’을 주제로 하며, 예술계에서 늘 서자 취급받던 패션을 재맥락화하는 것이 이번 전시의 목적이죠.

2026 멧 갈라의 드레스 코드는 ‘패션은 예술이다(Fashion is Art)’였습니다. 지난 월요일,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은 그 어느 때보다 ‘예술적인’ 룩으로 가득했죠. 특히 조각품, 고전 회화, 모던 아트 등 전통적인 의미의 예술을 레퍼런스 삼은 룩들을 찾아내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그레이시 에이브럼스는 클림트의 그림 속 여인으로 분했고, 오드리 누나의 코트는 잭슨 폴록의 ‘액션 페인팅’ 기법을 연상시켰죠. 스크롤을 내려 2026 멧 갈라에 등장한 모든 ‘예술적 레퍼런스’를 확인해보세요.
카디비&마크 제이콥스 – 한스 벨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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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 벨머의 ‘La Poupee’. Photo: Bridgeman Images
카디비와 마크 제이콥스는 한스 벨머(Hans Bellmer)로부터 영감받았습니다. 한스 벨머는 사지가 뒤틀리거나, 상체가 분리된 기이한 인형 사진을 촬영하며 1930년대에 명성을 얻은 포토그래퍼 겸 예술가인데요. 마크 제이콥스는 그의 작업 방식을 그대로 차용해, 엉덩이와 어깨 실루엣이 기묘하게 과장된 룩을 완성했습니다.
그레이시 에이브럼스&샤넬 – 구스타프 클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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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타프 클림트의 ‘아델레 블로흐 바우어의 초상’. Getty Images
그레이시 에이브럼스는 샤넬의 커스텀 드레스를 입고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목뒤로 넘어가는 스트랩부터 반짝반짝 빛나는 금색까지, 그녀의 드레스가 어떤 예술 작품을 레퍼런스 삼았는지는 명확했죠. 구스타프 클림트의 대표작, ‘아델레 블로흐 바우어의 초상’입니다. 흔히 ‘황금의 여인’이라 불리는 바로 그 작품이죠.
레이첼 지글러&프라발 구룽 – 폴 들라로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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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들라로슈의 ‘레이디 제인 그레이의 처형’. Getty Images
레이첼 지글러와 프라발 구룽의 레퍼런스는 폴 들라로슈(Paul Delaroche)의 그림 ‘레이디 제인 그레이의 처형’이었습니다. 엘리자베스 1세의 조카인 제인 그레이는 16세기 중반, 왕위 계승을 둘러싼 정치적 다툼에 휘말려 처형된 인물인데요. 오프숄더 드레스에 안대를 두르고 나타난 레이첼 지글러는 그림 속 제인 그레이의 순수함과 무력함을 완벽하게 재현했습니다.
클레어 포이&에르뎀, 로렌 산체스&스키아파렐리, 줄리안 무어&보테가 베네타 – 존 싱어 사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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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싱어 사전트의 ‘마담 X의 초상’. Getty Images
미국 출신 초상화가, 존 싱어 사전트(John Singer Sargent)의 대표작 ‘마담 X의 초상’은 19세기 후반 파리에 엄청난 물의를 일으켰던 작품입니다. 평범한 초상화가 왜 물의를 일으켰는지 의문이 생길 수 있지만, 위 그림은 원본이 아닙니다. 존 사전트가 그린 원본 속 ‘마담 X’는 드레스 한쪽 어깨끈이 흘러내린 모습이었죠. 파리 사교계는 그림이 지나치게 외설스럽다며 존 싱어 사전트를 비난했고, 결국 그는 다시 그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클레어 포이, 로렌 산체스 그리고 줄리안 무어 모두 한쪽 끈을 어깨에 걸치며 ‘진정한 예술이란 검열될 수 없다’는 메시지를 던졌군요.
에이미 셰럴드&톰 브라운 – 에이미 셰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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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미 셰럴드의 ‘Miss Everything(Unsuppressed Deliverance). Photo: Joseph Hyde
멧 갈라 초대장을 받는 인물은 얼굴이 잘 알려진 가수나 배우뿐이 아닙니다. 예술가, 운동선수 등 패션계가 사랑하는 인물들도 종종 멧 갈라에서 찾아볼 수 있죠. 올해는 버락 오바마와 미셸 오바마의 초상화를 그려준 화가, 에이미 셰럴드(Amy Sherald)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계단을 밟았습니다. 그녀가 자신이 그린 그림 속 여인으로 분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고요!
헌터 샤퍼&프라다 – 구스타프 클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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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타프 클림트의 ‘메다 프리마베시’. Getty Images
‘메다 프리마베시’는 클림트의 작품 중에서도 독특한 화풍을 자랑합니다. 클림트는 주로 상류층 여인들의 초상화를 그렸지만, ‘메다 프리마베시’는 어린아이를 주인공으로 삼았을 뿐만 아니라 훨씬 경쾌한 분위기를 자아내죠. 프라다는 헌터 샤퍼의 드레스에 찢어지고 해진 듯한 디테일을 더하며 클림트 작품 특유의 장난스러운 무드를 정확하게 담아냈습니다.
킴 카다시안&앨런 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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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런 존스의 ‘보디 아머’. Photo: Bridgeman Images
킴 카다시안은 자신의 13번째 멧 갈라를 위해 디자이너가 아닌 아티스트 앨런 존스(Allen Jones)와 협업했습니다. 앨런 존스는 영국 출신의 팝 아티스트로, 2013년에는 케이트 모스와 함께 작품 ‘보디 아머(Body Armour)’를 만들어냈죠. 킴 카다시안의 멧 갈라 룩은 이 사진에 대한 직접적인 오마주였습니다. 섬유유리로 만든 코르셋을 입고 등장한 그녀는 흡사 완벽하게 빚은 조각상 같았죠!
나오미 왓츠&디올 – 라헬 라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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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헬 라위스의 ‘정물화’. Getty Images
나오미 왓츠와 조나단 앤더슨은 드레스 코드를 지키는 동시에 디올의 역사에 경의를 표했습니다. 조나단 앤더슨은 크리스챤 디올이 1951년 선보인 꾸뛰르 드레스를 참고해 룩을 완성했는데요. 크리스챤 디올의 드레스가 흰색인 반면, 조나단 앤더슨은 검은색을 선택했습니다. 덕분에 나오미 왓츠의 드레스는 어두운 배경 위에 화사한 꽃 그림을 그린 화가, 라헬 라위스(Rachel Ruysch)의 정물화를 떠오르게 했죠.
알렉사 청&디올 – 클로드 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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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 Getty Images
조나단 앤더슨이 지금 가장 빠져 있는 화가는 클로드 모네입니다. 디올 2026 가을/겨울 컬렉션이 ‘모네풍’의 초록빛 정원 위에서 펼쳐진 것만 봐도 알 수 있죠. 연꽃 디테일이 인상적인 알렉사 청의 멧 갈라 드레스는 모네의 ‘수련’ 연작에서 영감을 받아 완성되었습니다.
루크 에반스&팔로모 스페인 – 톰 오브 핀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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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오브 핀란드의 일러스트레이션. Photo: Art Resource, NY
타이트한 레더 재킷과 팬츠, 넥타이 그리고 가죽 소재 모자까지. 극도로 마초적인 모습으로 멧 갈라에 참석한 루크 에반스의 레퍼런스는 분명했습니다. ‘톰 오브 핀란드(Tom of Finland)’라는 필명을 사용한 일러스트레이터, 토우코 라크소넨(Touko Laaksonen)의 그림이었죠.
리사 아이런&크리스토퍼 케인 – 앙리 마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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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리 마티스의 ‘춤. Getty Images
패션 디자이너들은 예로부터 회화를 사랑했습니다. 이브 생 로랑의 전설적인 ‘몬드리안 드레스’가 완벽한 예시죠. 크리스토퍼 케인은 2015 봄/여름 시즌, 앙리 마티스의 ‘춤’을 드레스로 재탄생시켰는데요. 뉴욕의 피부과 전문의 리사 아이런(Lisa Airan)은 바로 이 드레스를 입고 멧 갈라에 참석했습니다. 드레스 코드에 딱 어울릴 뿐 아니라, 몇 년째 이어지는 레드 카펫 트렌드인 ‘아카이브 룩 소환하기’까지 제대로 챙겼군요!
마돈나&생 로랑 – 리어노라 캐링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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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어노라 캐링턴의 ‘성 안토니오의 유혹’. Photo: Bridgeman Images
마돈나는 생 로랑의 룩을 입고 ‘어둠의 마녀’ 같은 아우라를 발산했습니다. 그녀의 룩은 뒤틀린 형상의 괴물과 마녀 등이 등장하는 초현실적인 그림을 그린 리어노라 캐링턴(Leonora Carrington)의 작품을 변주했는데요. 캐링턴의 그림은 기이한 의식을 들여다보는 듯한 기분을 선사하는데, 마돈나는 이 분위기 역시 정확하게 포착해냈습니다.
켄달 제너&갭 스튜디오, 유-치 라이라 쿠오&장 폴 고티에 – 사모트라케의 니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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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의 아이콘, 켄달 제너가 인류 역사상 가장 유명한 조각상으로 분했습니다. 기원전 190년경 만들어진 사모트라케의 니케 상이죠. 켄달 제너는 갭 스튜디오의 잭 포즌에게 멧 갈라 룩을 의뢰했고, 그는 흰 티셔츠를 활용해 약 22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조각상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습니다. 꾸뛰르 피스를 수집하기로 유명한 유-치 라이라 쿠오(Yu-Chi Lyra Kuo) 역시 니케 상에 영감을 받은 장 폴 고티에의 커스텀 룩을 착용했어요.
벤 플랫&태너 플레처 – 조르주 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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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주 쇠라의 ‘그랑드자트섬의 일요일 오후’. Getty Images
태너 플레처는 벤 플랫의 멧 갈라 룩을 위해 블레이저를 물감으로 칠한 뒤, 그 위에 수를 놓았습니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블레이저 위 자수 그림은 조르주 쇠라(Georges Seurat)의 대표작, ‘그랑드자트섬의 일요일 오후’를 구현했습니다.
마일스 챔리-왓슨&키드슈퍼 – 조르주 브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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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주 브라크의 ‘Natura morta con clarinetto, grappolo d’uva e ventaglio’. Getty Images
키드슈퍼의 콜름 딜레인은 과거 축구 선수로 활동한 경험이 있을 뿐 아니라, 호나우지뉴와 협업하는 등 스포츠에서 많은 영감을 받는 디자이너입니다. 그는 이번 멧 갈라를 위해 펜싱 선수 마일스 챔리-왓슨(Miles Chamley-Watson)과 손잡았습니다. 그림 여러 장을 자르고 이어 붙인 듯한 룩은 큐비즘의 대가, 조르주 브라크의 작품과 닮아 있죠.
로제&생 로랑 – 조르주 브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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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주 브라크의 ‘새들’. Getty Images
조르주 브라크는 패션 디자이너들로부터 꾸준히 사랑받아온 디자이너입니다. 몇 시즌 전에는 요지 야마모토가 그의 작법을 참고한 컬렉션을 발표했고, 과거에는 이브 생 로랑 역시 그의 그림이 그려진 케이프를 선보였거든요. 로제는 조르주 브라크의 그림 속 새 형상을 본뜬 브로치를 허리춤에 달고 자신의 세 번째 멧 갈라에 참석했습니다.
하이디 클룸&마이크 메리노 – 조반니 스트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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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반니 스트라차의 ‘베일을 쓴 성모’. Photo: Shhewitt / Wikimedia Commons
하이디 클룸은 아마 올해 멧 갈라의 드레스 코드를 듣고 환호성을 내질렀을 겁니다. 매년 할로윈, 파격적인 의상을 선보이는 그녀에게 ‘예술 작품으로 변해라!’는 요구는 식은 죽 먹기보다 쉬웠을 테니까요. 하이디 클룸은 특수분장 전문가, 마이크 메리노(Mike Merino)와 함께 모두의 눈을 의심케 하는 룩을 연출했습니다. 조반니 스트라차의 대리석 조각 작품 ‘베일을 쓴 성모’의 주름마저 살린 디테일이 특히 인상적이군요.
오드리 누나&로버트 운 – 잭슨 폴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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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인트가 흩뿌려진 잭슨 폴록의 스튜디오. Getty Images
로버트 운의 2025 가을/겨울 꾸뛰르 컬렉션에는 페인트를 흩뿌려놓은 듯한 코트가 등장했습니다. 예술에 조금이라도 조예가 있는 사람은 보는 즉시 잭슨 폴록의 ‘액션 페인팅’을 떠올릴 디자인이었죠.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오드리 누나는 검정색 크리스털 1만5,000개를 수놓은 코트를 입고 자신의 첫 멧 갈라에 참석했습니다.
알렉시 애시&셀린느 – 이브 클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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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 클랭의 ‘인체측정학’ 중. Getty Images
지난해 여름, 조머의 디자이너 다니얼 아이투가노프(Danial Aitouganov)를 인터뷰할 때였습니다. 예술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던 중, 그가 이브 클랭(Yves Klein)을 언급하며 ‘피비 파일로가 셀린느 시절 그의 그림이 그려진 드레스를 선보였다’고 이야기했죠. 이번 멧 갈라의 드레스 코드가 발표된 직후, 저는 ‘누군가가 분명 그 드레스를 입고 오겠구나’ 생각했는데요. 그 주인공은 세스 마이어스의 부인, 알렉시 애시 마이어스(Alexi Ashe Meyers)였습니다.
안젤라 바셋&프라발 구룽 – 로라 휠러 워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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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라 휠러 워링의 ‘핑크 드레스를 입은 소녀’. Art Resource, NY
2026 멧 갈라의 진행위원, 안젤라 바셋은 프라발 구룽의 커스텀 드레스 차림으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할렘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예술가, 로라 휠러 워링(Laura Wheeler Waring)의 ‘핑크 드레스를 입은 소녀’에 대한 오마주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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