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아이템

올여름 가장 근사한 노스탤지어, ‘젤리 뮬’의 등장

2026.05.07

올여름 가장 근사한 노스탤지어, ‘젤리 뮬’의 등장

젤리 슈즈, 추억의 이름이죠. 알록달록한 색상과 젤리 같은 텍스처의 반투명한 플라스틱 신발!

Chloé 2026 S/S RTW. Getty Images

약 20년 전 트렌드의 중심에 있던 젤리 슈즈는 여름의 필수 아이템이었습니다. 해변부터 시골 할머니 댁까지, 어울리지 않는 장소나 상황이 없었을 정도로요. 젤리 슈즈는 특유의 질감 하나만으로도 우리를 단번에 어린 시절로 데려가줍니다. 아이템 자체에 ‘향수를 자극하는 감각’이 묻어 있다는 뜻이죠.

이런 감각에 유독 강한 업계가 있죠. 바로 패션 산업입니다. 디자이너들이 이를 가만둘 리 없습니다. 끌로에가 앞장섰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셰미나 카말리는 우리의 현재와 과거를 연결시키는 데 특히 역량이 탁월한 인물이니까요. 한층 현대적으로 보헤미안 스타일을 재해석하며 2000년대 감성을 다시 소환한 게 바로 끌로에였잖아요.

올봄과 여름, 끌로에가 선택한 아이템은 신발이었습니다. 지난해 나막신처럼 생긴 클로그가 주목받았다면, 이번 시즌의 주인공은 컬러풀한 젤리 슈즈였죠. 익숙한 플립플롭 디자인에 발목 스트랩을 더해 한층 고급스럽게 재해석하거나 발등 부분에 매듭 디테일을 넣고 앞코를 살짝 드러낸 핍토 스타일의 굽 낮은 뮬도 선보였습니다.

특히 ‘젤리 뮬’은 소셜 미디어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습니다. 여기에는 부정적인 의견도 포함됐습니다. 소재와 높은 가격 때문에 ‘지금 가장 논란이 되는 신발’이라는 별명을 얻은 것이죠. 한 인스타그램 유저의 댓글을 볼까요? “일단 명품인 건 알겠고… 결국 플라스틱 신발이잖아? 그런데 자꾸 생각나. 어릴 때 신던 젤리 슈즈의 어른 버전 같아서 그런가. (…) 이게 시크한 걸까, 우스꽝스러운 걸까?”

Chloé 2026 S/S RTW. Getty Images

Chloé 2026 S/S RTW. Getty Images

젤리 뮬이 소셜 미디어에서 눈길을 끄는 또 다른 이유는 신발에서 자연스럽게 연상되는 이미지 때문일 겁니다. 정확히는 영화적인 상상력 때문이죠. 2026년에 신데렐라가 있다면, 고전적인 유리 구두 대신 훨씬 편안하고 가벼운 끌로에의 젤리 뮬을 신었을 것이란 이야기가 나왔거든요. 이는 디즈니 공주 스타일을 보다 현대적이고 세련된 방식으로 재현한 것입니다. 튤 스커트처럼 노골적인 ‘공주풍’ 대신, 영국식 자수 디테일이 들어간 프릴 스커트와 매치해 보헤미안 감성의 시크함을 연출하는 거예요. 그럼 훨씬 덜 코스튬처럼 보이죠.

신데렐라의 여파 때문일까요? 끌로에 젤리 뮬은 회색, 겨자색 그리고 연한 하늘색 세 가지 색상으로 출시됐는데 그중 연한 하늘색의 인기가 가장 높습니다. 소셜 미디어 반응도 가장 좋았죠. 다만, 여전히 문제는 있습니다.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환상’ 같은 이 샌들에 520유로(한화 약 90만원)를 지불할 사람은 몇이나 될까요? 이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일 거예요.

김현유

김현유

프리랜스 에디터

세상사에 호기심이 많은 프리랜스 에디터입니다. 패션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의 트렌드 분석에 관심이 많습니다. <에스콰이어 코리아>에서 피처 에디터로 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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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ria Luis
사진
Getty Images, Courtesy Photos
출처
www.vogue.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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