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20년 전 스타일 모음.zip

2021.12.13

by 황혜영

    20년 전 스타일 모음.zip

    한때 우리를 열광케 한 스타일! 유명한 레드 카펫 순간만큼 ‘1999~2001’이라는 시간과 장소가 자동 연상되는 건 없다.

    “데스티니스 차일드 멤버들이 비욘세의 엄마가 만든 의상을 어떻게 매치해 입었는지 기억하세요?” 스타일리스트 케이트 영(Kate Young, 스타일리스트 겸 유튜브 ‘Hello Fashion’ 호스트)이 정곡을 찌르며 말했다. 당연한 것 아닌가. 누가 그걸 잊을 수 있겠나? 티나 노울스 로슨(Tina Knowles Lawson)이 만든 코스튬 의상이 그 시대의 전환기에 패션을 정의하던 스타일 중 하나였다. 그 시대에 세상은 가슴이 드러나는 점프수트로 부각된 릴 킴의 페이스티(Pasty) 패션에 은밀히 관심을 갖고 있었다. 사라 제시카 파커는 빠르게 아이콘이 된 디올의 존 갈리아노가 디자인한 뉴스 프린트 슬립 드레스를 입은 극 중 인물 캐리 브래드쇼로 시대의 전형을 보여줬다. 사무엘 L. 잭슨은 어디에 가든 특유의 캉골 모자를 쓰고 다녔고, 머라이어 캐리는 버터플라이 홀터(Butterfly Halter) 드레스를 입고 사람들을 현혹했다. 청바지는 이상하리만치 허리선이 낮아졌으며, 배꼽티, 즉 미드리프는 종종 헐벗는 수준이었다. 힙합에서 태어난 숀 존(Sean John)과 베이비 팻(Baby Phat) 같은 브랜드는 빠르게 문화적 우위를 차지했다. 비요크가 한 마리 백조 같은 드레스를 입고 오스카 레드 카펫에 등장한 지 어느덧 20년이 지난 지금, 케이트 영과 그의 동료 스타일리스트 준 앰브로스(June Ambrose, 스타일리스트 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와 미사 힐튼(Misa Hylton, 스타일리스트 겸 디자이너), 퓰리처상 수상에 빛나는 패션 평론가 로빈 기브한(Robin Givhan, <워싱턴 포스트> 수석 패션 평론가)과 작가 에번 로스 캐츠(Evan Ross Katz, 작가 겸 팟캐스트 ‘Shut Up Evan’ 호스트)가 그 시대를 정의하며 그 시대를 반영한 트렌드와 레드 카펫 순간을 다시 돌아봤다.

    스트리트 웨어가 오랫동안 드라마틱한 세련미를 뽐내왔죠. 그렇지만 1999년 이전의 런웨이 패션은 대부분 확실히 미니멀했어요. 하지만 힙합의 인기가 높아지고 몇몇 디자이너가 로스앤젤레스에 뿌리내리면서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어요.

    Robin Givhan 1990년대 중반은 미니멀리즘의 시대, 우울하고 약간 음산한 감성을 풍기는 헤로인 시크(Heroin Chic) 스타일의 시대로 비쳤어요. 1999년에서 2001년은 패션이 훨씬 더 활기 넘치고 호화로운 시기였죠. 그래서 그 시기를 생각하면 화려하게 입는 방식을 뜻하는 ‘게토 패뷸러스(Ghetto Fabulous)’와 함께 매우 고급스러운 방식으로 힙합이 부상한 것이 떠오르죠.

    Kate Young 헨리 두아르테(Henry Duarte)라는 남자가 이미 멋진 청바지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릭 오웬스는 그 당시 LA 맥스필드(Maxfield)에서 제품을 팔았죠. 그는 정말 긴 탱크 톱을 만들었어요. 그 긴 탱크 톱과 작은 카디건에 부츠 컷 진을 매치하면 정말 근사했죠. 드류 배리모어, 미샤 바튼, 카메론 디아즈… 모두 그 LA 디자이너들의 옷을 입었고, 뉴욕 패션 피플이었던 저 역시 그 디자이너들에게 열광했어요. 패션으로 간주되지 않았기에 뉴욕에서는 보지 못한 옷을 입는 여자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 눈에는 정말 멋졌죠.

    뮤지션들은 종종 음반 회사에 소속된 스타일리스트나 이미지 컨설턴트와 함께 일했지만, 배우들은 대체로 혼자 스타일링하고 있었죠.

    Kate Young 사람들에게 스타일리스트가 없었어요. 그래서 많은 연예인이 자신이 소장하던 옷을 입었죠. 그들이 할리우드 어디선가 직접 구입한 드레스였어요. 그렇지만 뮤지션들에게는 함께 일하던 코스튬 디자이너들이 만든 의상이 많았어요.

    June Ambrose 럭셔리 브랜드는 우릴 전혀 몰랐어요. 지금은 유럽의 대형 패션 하우스에서 있는 그대로 도회적이고 대중적인 문화를 받아들이는 일이 너무 당연하죠. 하지만 그 시대에 음악과 패션을 연결한다는 생각은 이질적이었어요. 이 기회를 통해 아티스트들을 뮤즈로 활용해 마케팅을 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해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보는 눈이 없었던 거죠. 저는 소비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 코스튬 디자인부터 시작해야 했어요.

    Robin Givhan 컬러와 화려함, 미드리프와 피부의 과시. 그때는 ‘Look at Me’, 즉 자신을 과시할 뿐 아니라 자신의 성공까지 과시하는 시대였습니다.

    로우 라이즈, 즉 일명 골반 바지 때문에 끈 팬티가 노출됐죠. 그리고 1999년 SAG 어워즈에 참석한 제니퍼 애니스톤이 입은 행커치프 톱은 10대와 젊은이들 사이에서 트렌드가 됐습니다. 한편 완전히 상반된 스타일로 힐러리 클린턴이 비즈니스 분야와 정계 여성들의 스타일을 확 바꿔놓고 있었죠.

    Kate Young 쥬시꾸뛰르가 정말 역대 최고로 낮은 허리 라인의 진을 선보였어요. 그런 옷은 엉덩이뼈 훨씬 아래까지 내려갔죠. 훨씬, 훨씬 아래. 그다음 그 바지에 크롭트 톱을 매치했어요. 그리고 구찌의 톰 포드가 그 끈 팬티 트렌드를 유행시켰어요. 포드가 그것을 세상에 선보이자 그다음부터 사람들이 그렇게 입기 시작한 거죠.

    Evan Ross Katz 미셸 비세이지(Michelle Visage)가 “천 한 조각이에요”라고 말한 <RuPaul’s Drag Race> 스타일이 있었죠. 그리고 그건 행커치프 톱이라 말할 수 있었어요.

    Kate Young 당시 갈리아노의 옷은 그 시대 사람들이 입을 수 있는 최고로 멋진 의상이었어요. 그리고 케이트 모스가 입은 메탈 드레스야말로 정말 쿨했어요. 멧 볼에 참석할 때 모두 버튼과 바이어스 컷이 가미된 그 슬립 드레스를 입었죠. 그것이 그 시대에 가장 시크한 스타일이었습니다.

    Robin Givhan 정계 여성의 모든 패션 스펙트럼이 1980년대부터 시작됐어요. 그 당시까지 여성 상원 의원은 상원에서 바지를 입을 수 없었죠. 하지만 힐러리 클린턴이 블랙 팬츠 수트를 입고 상원 의원에 출마했고 다채로운 색상의 팬츠 수트를 입고 대선을 치렀습니다. 그것은 지금 카멀라 해리스까지 이어지죠. 그녀의 평소 유니폼이 기본적으로 짙은 색상의 팬츠 수트니까요. 힐러리 클린턴은 영부인 시절 바지를 거의 입지 않았어요. 그래서 그녀의 핑크 팬츠 수트는 판도를 뒤집을 정도로 획기적인 것이었습니다. 제 눈에 그것은 전사의 옷이나 다름없었어요.

    1999년 3월 21일 기네스 팰트로가 랄프 로렌의 버블검 핑크 볼 드레스를 입고 오스카 레드 카펫을 밟았어요. 셀린 디온은 존 갈리아노의 화이트 턱시도를 거꾸로 입고 잘 어울리는 페도라로 포인트를 줬죠.

    Robin Givhan 이런 스타일에는 굉장히 많은 노력과 관심, 에너지가 소모됩니다. 팰트로의 드레스가 기성품인 것처럼 그녀에게 딱 맞지 않아 보여 되게 놀라웠어요.

    Kate Young ‘왜 사람들이 저 상반신을 제대로 손보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한 게 기억나요. 그 부분의 사이즈가 정말 맞지 않더라고요. 무척 혼란스러웠어요. 그런데 지금 돌이켜보니, 정말 놀라운 것 같아요. 그 의상은 정말 상징적인 오스카 스타일이죠.

    Evan Ross Katz 오늘날 그 드레스를 입었다면 제대로 다림질하지 않았다며 엄청난 악평을 받았을 것 같아요. 너무 심플한 스타일로 인지됐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노출된 가슴 부분이 맘에 들어요. 그리고 그 스트랩이 어깨에 굉장히 밀착된 것도 그렇고. 레드 카펫에서 버블검 핑크라… 꽤 실험적인 스타일이죠.

    Kate Young 저는 셀린 디온을 좋아합니다. 그렇지만 턱시도를 거꾸로 입은 그 모습은 정말 맘에 안 들어요. 그 페도라도 싫고. 그래서 그 모습을 그냥 넘기기가 쉽지 않았죠. 그 수트는 실제로 정말 시크해요. 그렇지만 거기에 페도라와 선글라스라니, 너무 과했죠.

    Evan Ross Katz 2021년 현재 셀린 디온은 인정받는 스타일 아이콘이에요. 하지만 20년 전엔 그렇지 않았죠. 사람들은 그녀의 기이한 행태를 비웃곤 했어요. 그런데 2021년에는 그 모습을 멋진 것으로 찬사하고 있어요.
    릴 킴이 미사 힐튼 디자인의 점프수트를 입고 1999년 9월 9일 MTV 비디오 뮤직 어워드의 레드 카펫에 등장하면서 역대 가장 기억에 남는 스타일 중 하나가 됐어요.

    Misa Hylton 실제로 그 룩에 대한 아이디어를 준 사람은 미시 엘리엇이었죠. 언젠가 그녀의 집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그거 알아? 킴은 정말 핫 걸이야. 내가 킴이라면 어떻게 했을 것 같아? 그냥 한쪽 가슴을 드러내놓았을 거야”라고 말하더라고요. 저는 그 말을 기억해뒀죠. 그다음에 있었던 큰 행사가 바로 1999 MTV 어워드였어요. 그래서 미시가 준 아이디어를 점프수트의 영감으로 활용했죠. 정말 예쁘고 아름답게 해내고 싶었어요. 여성스러우면서도 경박하고 컬러풀하게. 그래서 인도산 신부용 패브릭을 구매했죠.

    June Ambrose 저에게 그건 여성이 해방되는 순간이었어요. 페미니스트 글로리아 스타이넘(Gloria Steinem)이 주창하던 순간이었던 거죠. 킴이 그녀의 몸과 가슴에 대한 권리를 갖고 있는 거죠. 그것은 1960년대에 상의를 벗어 던지고, ‘우리는 여성이다, 우리의 함성을 들어라!’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길거리를 행진하던 여성들을 떠올려줬어요.

    Robin Givhan 돌이켜보면, 그것은 분명 리한나가 CFDA 패션 어워드에 입었던 유혹적인 피시넷 드레스, 비욘세가 코스튬 인스티튜트 갈라에서 입었던 반짝이는 스크림(Scrim) 드레스의 선구적 의상이 된 것 같아요. 그뿐 아니라 그녀는 완전히 홀딱 벗은 것과는 종이 한 장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드레스를 입은 여성들의 선구자라고 할 수 있죠.

    스타들이 입던 것을 비롯해 유명인과 관련된 것에 대한 대중의 욕구가 커지고 있음에도, 여러 대형 패션 하우스는 여전히 그들과 작업하는 것을 꺼리거나 마지못해 하고 있었죠. 결과적으로 앰브로스와 힐튼은 티나 노울스 로슨이 데스티니스 차일드를 위해 그랬듯 자신들의 고객을 위해 코스튬 룩을 계속 디자인해야 했어요.

    Kate Young 패션과 유명 인사들은 여전히 가깝지 않았어요. 패션은 거리를 유지했어요. 당시 엄청나게 고상한 척했던 거죠.

    Evan Ross Katz 당시에 대형 패션 하우스는 유색인종이나 더 큰 체격의 사람들에게는 적합하지 않았어요. 현재도 여전히 그런 면이 존재합니다. 유명인들이 옷을 조달하는 방식이 굉장히 차별적인 거죠.

    June Ambrose 저는 ‘룩’이라 부르는 호사를 누리지 못했어요. 패션 하우스는 당시 제 전화를 받지도 않았어요. 그래서 어떻게 해야 했을까요? 직접 알아내야 했습니다.

    Evan Ross Katz 티나 노울스 로슨은 그런 찬사를 받을 만해요. 그녀가 “제가 원하는 것을 하기 위해 구할 수 있는 자원이 없어요. 그래서 제가 그룹을 위한 자원이 될 겁니다”라고 했던 말은 정말 경의를 표할 가치가 있죠.

    Misa Hylton 2000년쯤 저는 디자이너들과 인맥을 쌓기 시작했어요. 릴 킴이 가장 핫했고 모두가 그녀와 인맥이 닿길 원했죠. 우리는 패션쇼 앞줄에 앉았고, 도나텔라 베르사체가 비행기로 코모 호수 인근의 자기 집으로 우리를 데려갔어요. 돌이켜보니, 당시 무척 힘들었어요.

    June Ambrose 패션 하우스는 단지 우리의 리테일, 소비자, 대중문화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할 때만 우리에게 말을 걸기 시작했어요. 우리는 굳이 그들과 대화를 나눌 필요가 없었죠. 그렇지만 우리가 하나가 되어 다 같이 함께 말하는 것이 포용성에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까닭에 저는 디자이너들과 협업하고 그들과 함께 일하는 것을 순순히 받아들였죠. 또 그들에게는 우리에게는 없는 우수한 재단 기술과 이런저런 접근권이 있었어요.

    곧 시상식을 둘러싼 많은 이야기를 패션에 다룸으로써, 그 레드 카펫이 그런 시상식 자체를 찬탈한 것으로 보였습니다.

    Robin Givhan 때늦은 지혜로 그때를 되돌아보면, 초기 레드 카펫에서의 목표는 자신에게 정말 사랑스러워 보이는 드레스를 찾는 것과 멋쩍어하지 않는 거였죠. 그 점이 바로 아르마니나 발렌티노 같은 디자이너들이 이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했고 ‘누구의 옷을 입고 있느냐’라는 질문이 관건이 됐습니다.

    Evan Ross Katz 그 시대는 최고의 워스트 드레서 목록이 입에 오르내리던 문화였어요. 레드 카펫에서 조안 리버스(Joan Rivers) 같은 드레서들이 최고봉을 이루던 시기였죠. 사람들의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고, 같은 여성을 비판하는 여성도 많았어요. 그것이 종종 옷에 관한 것일지라도, 그것은 신체에 대한 비판으로 쉽사리 흐를 수 있었죠.

    Robin Givhan 최근 몇 년 동안, 특히 여배우들에게 그들의 복장에 대해 그리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스캔하는 글램 카메라와 그것이 얼마나 모욕적인지를 따지는 반발이 있어왔어요. 돌이켜보면, 여러모로 굉장히 젊은 여배우들의 이야기에서 신체가 중심이었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한 거죠. 하지만 그 당시에 그것은 권한의 문제, 즉 그들이 레드 카펫을 장악할 수 있고 그들의 성과 육체성을 주관할 수 있는 권한 부여의 문제라고 주장할 수도 있겠군요.

    2000년 2월 23일 그래미 시상식에서 제니퍼 로페즈가 입었던 브이 라인보다 깊이 파인 플런징(Plunging) 베르사체 드레스는 구글 이미지 생성에 영향을 줄 만큼 폭발적으로 관심을 끌었습니다. 당시 여자들이 레드 카펫을 통해 많은 관심을 이끌었지만, 남자들 역시 패션과 개인적인 스타일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었죠.

    Kate Young 맷 딜런의 스타일이 맘에 쏙 들었어요. 골치 아픈 기자들을 뜻하는 랫 팩(Rat Pack) 사건이 있었어요. 디카프리오와 맷은 하이웨이스트 트라우저를 입고 있었어요. 정말 멋져 보였죠. 그들의 헤어커트도 마음에 들었고. 레오의 1990년대풍 헤어커트는 제가 본 것 중 단연 최고예요.

    Evan Ross Katz 블랙 수트를 입은 키아누 리브스는 청사진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좋은 예입니다. 티모시 샬라메가 레드 카펫에서 자신의 외모에 신경 쓰는 남자를 처음 보여준 게 아니에요. 키아누는 전형적인 대스타처럼 보였어요. 엄청 시크하죠.

    June Ambrose 전형적인 수트 차림의 할리우드 배우 모습처럼 보이지 않아서 위험 요소가 엄청 컸어요. 그는 보타이를 버리고 블랙 타이를 골랐죠. 그다음 수트에 블랙 셔츠를 매치했어요. 블랙에 블랙에 블랙.

    Robin Givhan 그 시기 남성복의 진정한 멋은 음악과 힙합, 유색인종 남성을 통해 드러났습니다. 2001년 초 브리트니 스피어스와 저스틴 팀버레이크는 1월 8일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 잘 어울리는 데님 앙상블을 입었어요. 몇 달 후에는 비요크가 엄청난 주목을 받게 됐죠.

    Kate Young 브리트니와 저스틴의 룩은 끔찍할 정도였어요. 너무 별로였어요. 믿기지 않는 수준이었죠. 하지만 지금은 굉장히 재미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그렇게 터무니없어서 뇌리에 남는 것 같아요. 포시 스파이스 빅토리아 베컴은 세상 최고의 PR을 했죠. 그녀와 데이비드 베컴은 비슷하게 옷을 입곤 했어요. 그런데 그들의 이미지를 참조하는 건 보지 못했죠. 저는 기분 전환이 필요할 때 1999년 7월 열린 그녀의 결혼식 모습을 봐요. 정말 최고였죠. 머리카락이 삐죽삐죽 나온 왕관은 정말 놀라워요. 그 사진이 굉장한 즐거움을 줬어요.

    June Ambrose 코스튬처럼 보이는 것과 레드 카펫에서 야하고 무모한 것은 뭐든 제게 10점 만점에 10점입니다. 하지만 비요크였잖아요. 우리가 무엇을 기대했나요? 그녀는 그 시대의 가가(Gaga)였다고요.

    Robin Givhan 그건 디자이너 마잔 페조스키(Marjan Pejoski)를 사람들의 뇌에 확실히 각인시켰어요. 여러 유명 인사가 스스로 옷을 스타일링하던 시기였어요. 아르마니가 레드 카펫을 지배하기 이전 시대, 즉 전문 스타일리스트가 우세하던 시기로 다시 돌아가는 순간 중 하나였어요. 그 스타일은 특유한 기이함을 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레드 카펫이 단순히 베스트 드레서 목록에 오를 수 있는 곳이 아니라 브랜드를 제대로 확립할 수 있는 곳이며, 그것이 개인적인 광고로 비칠 수 있는 곳임을 인식하기 시작하는 것이기도 했어요. 이른바 좋은 스타일이 반드시 궁극적인 목표가 아니었죠. 기억에 남는 것이야말로 궁극의 목표였습니다.

    앰브로즈는 “우리는 패션을 천천히 음미하는 것과는 상반되게, 패션을 게걸스럽게 취하고 있어요”라고 말했죠. 그것은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의 수많은 영향 중 하나입니다. 이 두 가지 모두 우리가 패션쇼와 레드 카펫을 얼마나 빠르게, 얼마나 자주 보는지를 바꿔놓았죠. 그리고 패션에 대한 접근에 자율성을 부여했어요.

    Evan Ross Katz 그 시기에는 이미지 공유가 훨씬 적었어요. 그래서 레드 카펫이 중요성을 띤 거죠. 현재에 그 중요성이 사라졌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레드 카펫과 파파라치 사진, 인스타그램 사진이 도처에 널려 있다 보니 우리는 하루 종일 그런 이미지와 마주하게 됩니다.

    Kate Young 지금 소녀들이 입는 것이 그 당시 인기 있던 룩 같아요. 헤일리 비버가 매일 크롭트 톱을 어떻게 스타일링하는지 보세요. 저는 그 시대 런웨이 패션이 좋아요. 그 미니멀 의상을 모두 좋아하죠. 캘빈 클라인과 질 샌더가 굉장했어요. 슬립 드레스, 슬리퍼, 생얼과 얇은 눈썹이 마음에 듭니다. 그런 게 시크해 보여요.

    Robin Givhan 그 시기를 생각하면 맨 먼저 떠오르는 건 구찌가 패션 비즈니스를 바꿔놓는 일종의 세계적인 대세 브랜드로 부상한 사건이죠.

    Kate Young 인스타그램 또는 온라인 쇼핑도 없었어요. 그래서 자신이 있는 곳에서 쇼핑해야 했죠. 덴마크 소녀들의 개성적인 스타일이 마음에 든다고 덴마크산 물건을 인터넷으로 살 순 없었어요.

    Evan Ross Katz 패션의 역사를 논할 때, 우리가 ‘1999~2001’ 패션에 대해 이야기한 만큼 2021년에 대해서도 할 이야기가 많을지 모르겠군요. 코로나를 제외하고 말이죠. 그 시대에는 엄청난 대담함과 과감함이 있었거든요. 예전과 같은 정도의 워스트 드레서 리스트가 더는 존재하지 않지만, 그래도 요즘 사람들은 어떤 식으로든 평지풍파를 일으키는 걸 두려워해요. (VK)

    에디터
    황혜영
    LEAH FAYE COOPER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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