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에 가까운 전통을 자랑하는 영화 시상식이자, 영화인의 축제인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전 세계에 생중계되는 이 시상식에서 폭행 사건을 일으킨 할리우드 배우 윌 스미스가 결국 고개를 숙였습니다.

윌 스미스는 2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전날 일으킨 사상 초유의 폭행 사건에 대해 사과문을 올렸습니다. 그는 아카데미 시상식에 시상자로 나섰던 크리스 록을 언급하며 “당신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하고 싶다. 내가 선을 넘었고 잘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전날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깜짝 놀랄 만한 사건이 있었죠. 수상 후보였던 윌 스미스가 시상자였던 록의 뺨을 때린 것. 폭행의 이유는 록이 윌 스미스의 배우자 제이다 핀켓 스미스를 두고 농담을 했기 때문입니다. 제이다는 얼마 전 탈모증으로 인해 삭발한 상태입니다. 배우자에 대한 언급에 윌 스미스는 화를 참지 못했고 결국 무대에 올라가 록을 때렸습니다. 

윌 스미스, 아카데미 시상식 폭행 소동

이후 영화 <킹 리차드>로 연기 인생 첫 남우주연상을 받은 윌 스미스는 수상 소감에서 아카데미 주최 측과 참석자들에게 소동을 일으킨 데 대해 사과했는데요, 폭행 피해자 록에 대한 사과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하루 만에 직접 사과에 나선 겁니다. 

윌 스미스는 “폭력은 어떤 형태로든 독성이 강하고 파괴적이다. 내 행동은 용납할 수 없고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자신의 잘못을 뉘우쳤습니다. 다만 그는 배우자에 대한 부분은 확실히 짚고 넘어갔습니다. “나를 향한 농담을 받아들이는 건 내 직업의 일부지만, 제이다의 질환을 두고 농담한 것은 나로서는 심하다고 생각해 감정적으로 반응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아카데미 시상식을 주관하는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측은 이번 사건에 대해 공식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앞서 시상식이 끝난 직후 AMPAS 측은 “아카데미는 어떤 형태의 폭력도 용납하지 않는다”고 밝혔는데요, 이어 성명을 통해 “아카데미는 어젯밤 쇼에서 보여준 스미스의 행동을 규탄한다”며 해당 사건에 대해 내규와 행동 규범, 캘리포니아주 법률에 따라 추가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돌발 폭력 사건으로 인해 윌 스미스는 생애 첫 남우주연상이 취소될 가능성마저 제기되는 상황. 과연 그는 오스카 트로피를 지킬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