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제는 간단합니다. ‘작은 공간 속의 세계’예요. 이번 컬렉션은 가에타노 페셰(Gaetano Pesce)가 선보이는 공간 속에서 다양성을 가진 인물들의 모습을 끊임없이 대조하고자 했어요. ‘움직임’과 ‘조용한 힘’에 대한 우리의 탐구가 계속되는 동안, 이 대조적인 두 세계가 나란히 공존하는 거죠.” 보테가 베네타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마티유 블라지는 2023 여름 컬렉션을 통해 옷의 제작자와 착용자가 지닌 시선의 차이에 집중하고, 눈에 보이는 화려한 볼거리로서의 패션이 아니라 착용자가 직접 느끼는 사적 즐거움으로서의 패션에 초점을 맞췄다.

전통적인 것에 대한 재해석, 움직임과 자유로움에 대한 변주를 드러낸 보테가 베네타 2023 여름 컬렉션. 최상의 소재와 숙련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클래식한 아이템을 우아하고 재미있게 완성했다.

자칫 평범하게 보일 수 있는 형태의 코트와 스커트를 반짝이는 질감의 크로커다일 엠보싱 레더 소재를 활용해 색다르게 연출한 마티유 블라지의 대범함.

저지 소재 드레스 위에 섬세한 바느질로 완성한 플라워 장식이 움직임에 따라 경쾌하게 흔들린다.

“전형적인 것과 개성적인 것 사이에서 고민하며, 특정 인물이 아닌 모든 사람을 위한 옷을 만들고 싶었어요. 비뚤어진 평범함부터 세련된 에로티시즘, 과거 부르주아의 룩, 세계 각지를 부유하는 교양 있는 여행가가 착용한 기념비적 룩까지… 작은 공간에 모든 세계를 담으려 했죠.” 탄탄한 울 소재로 만든 턱시도 재킷과 애니멀 프린트의 자카드 드레스, 매듭 모양 힐에서 마티유 블라지만의 독창적인 감각이 드러난다.

네오누아르(Neo-noir) 장르의 볼케이노 실루엣에서 영감을 받은 퍼넬넥과 허리 라인은 전통적인 테일러링을 재해석한 결과다. 드레스처럼 연출한 오버사이즈 재킷의 미묘하게 변형된 실루엣에서 보테가 베네타만의 재치가 느껴진다.

간결하고 긴 실루엣과 도톰한 원단에서 드러나는 올곧은 아름다움.

움직임에 대한 찬사를 담은 ‘안디아모(Andiamo)’ 백. 부드러운 가죽과 보테가 베네타 고유의 인트레치아토 기법을 통해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완성했다.

퍼넬 네크라인과 여유 있는 실루엣 등 보테가 베네타의 시선으로 재해석한 테일러링을 통해 가벼운 무게감과 볼륨, 움직임을 표현했다.

보테가 베네타의 핵심 코드가 담긴 ‘안디아모’ 백의 매듭 장식. 매듭 장식에 달린 길이 조절이 가능한 스트랩을 통해 실용적으로 연출할 수 있다. 의상과 액세서리는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