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과 용기의 상관관계
김동률의 노래 ‘취중진담’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그래 난 취했는지도 몰라, 실수인지도 몰라, 아침이면 까마득히 생각이 안 나 불안해할지도 몰라. 하지만 꼭 오늘 밤엔 해야 할 말이 있어.” 많은 이들이 취한 것을 핑계 삼아 몰래 숨겨두었던 마음을 조심스레 꺼내놓곤 하죠.
술자리는 수많은 커플의 역사가 시작되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취해서 그렇게 됐다’고들 하지만, 정말 술에 취해 상대방이 더 매력적으로 느껴진 걸까요?

흔히 술에 취해 상대를 매력적으로 느끼는 상태를 ‘비어 고글(Beer Goggles)’이라고 부릅니다. 맥주를 마시면 고글을 쓴 것처럼 ‘애정 필터’가 씌인다는 의미를 담고 있죠. <가디언>에 따르면, 1980년대 북미에서 남자 대학생들이 만든 말로 전해지는데요. 사실 술에 취한 상태와 상대를 매력적으로 느끼는 심리의 연관성이 제대로 밝혀진 바는 없습니다.
다만, 술이 전부터 매력적이라고 느꼈던 사람에게 다가갈 용기를 줄 수는 있습니다. ‘술김에 용기 낸다’는 것이 정말 맞는 말인 거죠.

미국 스탠퍼드대학 예방연구센터 몰리 보드링 박사 팀은 최근 20대 남성이 이성에게 매력을 느낄 때, 알코올이 인식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는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21~27세 남성 36명이 참가했으며, 2명씩 실험에 임했습니다. 짝을 이루어 연구를 진행한 이유는 술과 관련된 사회적 상황에서 일반적으로 발생하는 상호작용을 구체적으로 모방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첫 세션에서 1명은 술을 마시고, 다른 1명은 무알코올 음료를 마신 후, 다음 세션에서 술과 음료를 바꿔 마신 다음 사진·동영상에 담긴 이성의 매력을 평가하고 다음 실험에서 만나고 싶은 사람을 4명씩 선택했습니다. 연구 팀은 참가자들에게 그중 1명과 교류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알려줬죠.
실험 참가자들이 향후 연구에서 만나고 싶은 매력적인 여성 4명을 선택할 가능성은 술에 취하지 않았을 때보다 술을 마신 후 1.7배 높아졌습니다. 이번 실험에서 ‘비어 고글’ 현상은 발견하지 못했지만, 술에 취했을 때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과 실제로 만나고 싶어 하는 정도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 팀은 “술은 인식을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매력적인 상대와 교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어 “술은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을 상대로 자신을 드러낼 용기를 제공하며, 술에 취하지 않았을 때 가질 수 있는 수줍음과 주저하는 마음을 극복하게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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