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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비평가협회가 검증한 올해의 드라마들

2023.12.08

북미 비평가협회가 검증한 올해의 드라마들

미국의 시상식 시즌은 1월부터 시작이다. 골든글로브, 연출가협회, 배우협회, 제작자협회, 평론가협회 시상식을 비롯해 아카데미 후보작 발표가 1월에 이루어진다. 원래 지난 9월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할리우드 파업 때문에 연기된 프라임타임 에미 시상식까지 1월 15일 개최를 확정 지었다.

그중 미국과 캐나다 비평가협회가 주관하는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가 12월 5일(현지 시각) TV 부문 후보작을 발표했다. 외국어 드라마 부문에선 한국 드라마가 네 편이나 포함되어 눈길을 끈다.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는 후보작을 일찍 발표하는 만큼 향후 시상식 시즌 동향을 예측하는 자료다. 여느 시상식보다 작품성 비중이 크기 때문에 수상의 영예도 남다르다. 특히 영화 부문은 아카데미 후보작을 가장 정확히 예측한다는 평가다. 이번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 영화 부문 후보작 발표는 12월 13일이고 시상식은 TV, 영화 부문을 합쳐 1월 14일 개최된다.

크리틱스 초이드 어워즈 TV 부문 주요 경쟁작을 통해 시상식 시즌을 전망하고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방황하는 시간을 절약해보자.

최우수 드라마 시리즈 후보

넷플릭스는 시즌 6 공개를 앞둔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일대기 <더 크라운>과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정치 드라마 <외교관(The Diplomat)> 두 편을 후보에 올렸다.

‘더 라스트 오브 어스’

HBO 맥스에서는 디스토피아 서바이벌 액션 <더 라스트 오브 어스>, 몇 년째 온갖 TV 시상식을 휩쓸고 있는 막장 재벌가 이야기 <석세션>, 1980년대 NBA 부흥을 이끈 LA 레이커스 이야기 <위닝 타임: 레이커스 왕조의 비상(Winning Time: The Rise of the Lakers Dynasty)> 세 편을 올렸다. HBO 맥스의 국내 파트너는 웨이브인데 올해 첫 시즌이 공개되며 해외에서 극찬받은 <더 라스트 오브 어스>를 들여오지 못해 원작 게임 팬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애플 TV+에선 <더 모닝쇼> 한 편만 후보에 올랐다. 하지만 이 작품이 후보는 최다 배출해 화제성은 높다. 드라마 시리즈 여우주연상(제니퍼 애니스톤, 리즈 위더스푼), 남우조연상(빌리 크루덥), 여우조연상(니콜 비하리, 캐런 피트맨) 등 주로 연기 부문이다.

디즈니+의 <로키>, 국내에선 티빙으로 서비스되는 <스타트렉: 스트레인지 뉴 월드>도 최우수 드라마 시리즈 후보다.

최우수 코미디 시리즈

역시 이 구역 강자는 디즈니+다. 필라델피아 공립학교 교사들의 헌신과 열정을 담은 <애봇 엘리멘트리>, 샌드위치 식당을 바꾸려고 오합지졸 주방 직원들과 분투하는 젊은 셰프 이야기 <더 베어>, 10대 청소년들의 원주민 보호구역 탈출기 <보호구역의 개들(Reservation Dogs)>, 모큐멘터리 <뱀파이어에 관한 아주 특별한 다큐멘터리(What We Do in the Shadows)>가 후보에 올랐다.

‘포커 페이스’

애플 TV+의 <맵다 매워! 지미의 상담소(Shrinking)>는 심리 치료사인 주인공이 아내를 잃고 힘들어하면서 잔인할 만큼 정직해지기로 결심하자 벌어지는 일이다.

연극배우를 꿈꾸는 청부 살인업자 이야기 <배리>는 웨이브에서, 살인 용의자의 거짓말을 꿰뚫는 여자 이야기 <포커 페이스>는 왓챠에서 볼 수 있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의 <마블러스 미세스 메이슬>도 후보에 올랐다.

최우수 리미티드 시리즈 후보

디즈니+는 Z세대 아마추어 탐정이자 해커인 주인공이 억만장자의 외딴 사유지에 갔다가 살인 사건을 해결한다는 <외딴 곳의 살인 초대(A Murder at the End of the World)>, 안네 프랑크의 가족을 숨겨준 네덜란드 여성을 그린 실화 바탕 드라마 <작은 불빛(A Small Light)> 두 편을 후보에 올렸다.

넷플릭스에서는 스티븐 연과 앨리 웡이 주연을 맡아 아시아계 미국인의 정신세계를 블랙코미디로 풍자한 <성난 사람들(Beef)>이 노미네이트되었다.

웨이브에서 만나볼 수 있는 작품으로는 코엔 형제의 영화를 각색한 <파고>, 1980년 텍사스에서 벌어진 ‘캔디 몽고메리 살인 사건’을 소재로 한 엘리자베스 올슨, 제시 플레먼스 주연의 <러브 & 데스>가 있다.

애플 TV+는 브리 라슨 주연의 <레슨 인 케미스트리>를 후보에 올렸다. 1950년대 성차별에 맞서 고군분투하던 화학자가 우연한 계기로 TV 요리 프로그램 진행자가 되어 요리의 과학을 가르친다.

쇼타임이 제작한 <길 위의 연인들(Fellow Travelers)>은 국내에서 티빙이 제공한다. 195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이어지는 두 남자의 로맨스다. 실제 커밍아웃한 맷 보머와 조나단 베일리가 주연을 맡았다.

이 부문 후보작 중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의 <데이지 존스 앤 더 식스>는 국내 공개가 확정되지 않았다. 미국에서만 100만 부 이상 팔린 원작 소설은 번역 출간되었으니 읽어봐도 좋겠다. 1970년대 정상에 올랐으나 돌연 해체한 록 밴드 이야기다. 리사 마리 프레슬리의 딸 라일리 코프가 부와 미모, 재능까지 겸비한 싱어송라이터 데이지 존스로 출연한다.

최우수 외국어 드라마 후보

재작년에는 <오징어 게임>, 작년에는 <파친코>가 수상한 부문이다. 지난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도 후보에 올랐으나 수상은 하지 못했다. 올해는 <몸값>(티빙 오리지널, 파라마운트+), <더 글로리>와 <마스크걸>(넷플릭스), <무빙>(디즈니+)이 경쟁에 참가한다. 수상 여부를 떠나 후보작 과반 이상이 한국 드라마라는 게 놀랍다. 한국 드라마가 아시아, 남미, 중동, 아프리카 등에서는 인기가 높지만 북미와 유럽에서는 잘 먹히지 않는다는 평가가 있다. 그럼에도 점점 주류로 편입하고 있다는 사인이 나온 것이다.

그 밖의 후보작은 이탈리아 마피아 집안 여자들이 여성 검사와 손잡고 조직에 도전하는 내용인 <굿 마더스>(디즈니+), 올해 파트 3가 공개된 프랑스어 드라마 <뤼팽>(넷플릭스), 아우슈비츠 전범 재판 통역사 이야기 <침묵의 통역사>(훌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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