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러브리티 스타일

칸의 여왕, 전도연의 칸영화제 스타일

2023.05.16

by 안건호

    칸의 여왕, 전도연의 칸영화제 스타일

    매년 5월 세계적인 영화계 거장 감독들과 명배우들은 프랑스 남부에 있는 작은 해안 도시 칸으로 집결합니다. 베를린, 베니스 국제영화제와 함께 ‘세계 3대 영화제’로 꼽히는 칸영화제에 참석하기 위해서죠. 올해 76회를 맞은 칸영화제의 긴 역사에서 단 두 명의 한국 배우만 수상의 영예를 누렸습니다. 2007년 <밀양>으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전도연과 2022년 <브로커>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송강호죠. ‘칸의 여왕’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전도연은 칸으로부터 다섯 차례 부름을 받았고, 2014년에는 한국 배우 최초로 칸의 심사 위원을 맡기도 했죠. 바로 오늘, 5월 16일부터 27일까지 이어지는 제76회 칸영화제를 기념하며 전도연의 칸영화제 룩을 모아봤습니다.

    2007년 제60회 칸영화제, 영화 <밀양>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전도연. Getty Images
    전도연이 선택한 랄프 로렌의 2007 S/S 컬렉션 드레스. Getty Images

    남편과 사별 후 아들 ‘준’과 함께 살게 된 밀양에서 아들마저 잃고 절망에 빠지는 ‘신애’ 역을 맡아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전도연. 칸을 처음 방문한 그녀의 선택은 랄프 로렌이었습니다. 당시 전도연이 최종 수상을 하게 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자, 랄프 로렌이 전도연에게 의상 협찬을 제안했는데요. 제안을 수락한 전도연이 직접 2007 S/S 컬렉션에서 50번째로 등장한 드레스를 선택하자, 랄프 로렌은 사이즈를 수선하는 성의까지 보이며 그녀에게 드레스를 선물합니다.

    불가리 역시 전도연이 여우주연상 수상 유력 후보라는 소문을 듣고, 로마 본사에서부터 칸까지 네크리스와 브레이슬릿을 직접 전달하기도 했죠. 시상식 날 그녀가 랄프 로렌 드레스와 매치한 브레이슬릿은 1950년대에 제작된 ‘세상에 하나뿐인’ 빈티지 피스였습니다.

    불가리 네크리스를 착용한 전도연. Getty Images
    같은 드레스에 디올 네크리스를 착용한 전도연. Getty Images

    시상식이 있기 며칠 전 <밀양> 공식 시사회에 참석할 때도 그녀는 심플한 드레스에 액세서리만 매치했는데요. 디올 드레스에 다이아몬드와 에메랄드로 장식한 불가리 네크리스를 하고 포트레이트 촬영에 임했습니다. 포토콜에서는 같은 드레스에 독특한 실루엣의 디올 네크리스를 매치했죠.

    2010년 제63회 칸영화제, 영화 <하녀>

    랑방 드레스를 입은 전도연. Getty Images

    2010년 제63회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오른 영화 <하녀>로 두 번째 ‘칸 입성’을 이뤄낸 전도연. <하녀> 공식 시사회에 참석한 그녀는 튜닉을 연상시키는 랑방의 우아한 드레스를 선택했습니다. 액세서리는 착용하지 않고, 웨이스트라인에 벨트를 둘러 여성스러움을 살렸죠.

    밤이 깊어지자 전도연의 의상 또한 과감해졌습니다. 깊이 파인 네크라인과 슬릿 디테일로 관능미를 강조한 드레스를 입고 모습을 드러낸 것. 버건디와 브라운 사이, 오묘한 빛깔을 띤 드레스는 살바토레 페라가모 시절의 2010 F/W 컬렉션 40번째 룩이었는데요. 힐의 스트랩으로 발목을, 까르띠에 브레이슬릿으로는 손목을 감싸며 지루할 수 있는 스타일에 포인트를 줬습니다. 13년이 지난 지금도 ‘미니멀한 드레스 룩’에 훌륭한 지침서가 되는 것은 물론이고요!

    2014년 제67회 칸영화제

    여러 심사 위원, 심사 위원장 제인 캠피온과 함께. Getty Images
    Getty Images

    전도연은 한국 배우로 (또다시) 최초였던 심사 위원 자격으로 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죠. 개막식에 참석한 그녀는 ‘때와 장소’에 맞는 스타일의 정석을 선보였습니다. 영화제 첫날 오전, 심사 위원 레이라 하타미(Leila Hatami), 캐롤 부케, 소피아 코폴라는 물론 심사 위원장 제인 캠피온과 포토콜에 함께한 그녀의 선택은 샤넬의 2010 봄 꾸뛰르 컬렉션에 등장한 아플리케 드레스. 해안 도시 칸의 따뜻한 햇빛 아래서 포토콜이 진행된 만큼, 화사한 느낌의 드레스를 매치하는 센스를 발휘한 거죠. 심플하지만 세련된 드레스 룩에 재미를 더한 것은? 앙증맞은 나비 모양의 이어링!

    베르사체 드레스를 입고 개막식에 참석한 전도연. Getty Images
    베르사체 드레스를 입고 개막식에 참석한 전도연. Getty Images

    해가 저물고 개막식이 시작되자 전도연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 정반대 느낌을 주는 룩으로 나타났습니다. 시스루 슬리브가 돋보인, 고혹적인 오프숄더 블랙 드레스는 베르사체의 2014 프리폴 컬렉션 제품이었는데요. 공식적인 자리인 만큼, 힐 컬러까지 블랙으로 통일하며 클래식한 룩을 완성했습니다. 붉은 네일과 반클리프 아펠의 다이아몬드 이어링만으로도 포인트는 충분했고요!

    2015년 제68회 칸영화제, 영화 <무뢰한>

    생 로랑 드레스와 함께 올 블랙 룩을 소화한 전도연. Getty Images

    2015년 제68회 칸영화제에 영화 <무뢰한>이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되며 네 번째로 칸의 레드 카펫을 밟은 전도연. 바로 1년 전, 같은 장소에서 ‘분위기에 맞는 옷 입기’를 주제로 강의를 했다면, 2015년에는 ‘올 블랙으로 차려입기’라는 새로운 주제로 나타났죠. 올 블랙을 소화하기 위해 전도연이 선택한 브랜드는 생 로랑이었는데요. 크리스털 장식 숄더 스트랩, 실버 브레이슬릿으로 ‘올 블랙 룩’에 포인트를 줬습니다. 블랙과 실버라는 가장 클래식하고 우아한 컬러 조합을 십분 활용한 거죠!

    같은 올 블랙 룩, 다른 무드. Getty Images

    바로 다음 날, 영화 <무뢰한>의 포토콜에 선 전도연. 전날의 드레스 룩과 같은 올 블랙 스타일이었지만 무드는 전혀 달랐습니다. 생 로랑 점프수트를 선택하며 블랙 특유의 시크한 매력을 한껏 뽐냈기 때문이죠. 칸에서 액세서리 스타일링을 계속 즐긴 전도연이지만, 이날만큼은 그 어떤 액세서리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다만 광택을 살짝 머금은 슈즈를 선택하며 재미를 더했을 뿐이었죠.

    6년이 지난 2021년 전도연은 영화 <비상선언>으로 다섯 번째 초청을 받았지만, 스케줄 문제로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네 번의 참석, 그리고 매번 왜 자신이 ‘칸의 여왕’으로 불리는지 증명하는 스타일까지! 전도연과 칸의 다섯 번째 만남은 언제일지, 그녀가 또 어떤 룩을 선보일지 기대해봐도 좋겠죠?

    #칸 영화제

    사진
    Getty Images, Courtesy 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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