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룩의 완성도를 결정하는 건 결국 잘 고른 상의 한 벌입니다
3년째 입던 티셔츠도 오늘은 달라 보일 수 있어요.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도대체 작년엔 뭘 걸쳤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 미스터리가 반복되곤 합니다. 당장 유행템을 장바구니에 담기 전에, 일단 한숨 돌리고 냉정한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죠. 정작 지금 스타일에 숨통을 트이게 해주는 건 카프리 팬츠도, 마이크로 쇼츠도 아닌, 이미 갖고 있는 톱 하나일 수 있거든요. 거창한 믹스 매치나 레이어링도 필요 없습니다. 기존의 것들을 요리조리 바꿔보고 다시 입어보는 것. 무엇을 입느냐보다 어떻게 입느냐가 가장 중요한 시기니까요!
화이트 탱크 톱

탱크 톱을 다룰 때 가장 현명한 태도는 오히려 모든 기교를 내려놓는 거예요. 그 어떤 트렌디한 장식도 더하지 않은 채, 머리부터 발끝까지 오직 불멸의 베이식 아이템으로만 뼈대를 채워 넣는 겁니다. 빳빳한 생지 데님 팬츠에 탱크 톱을 입고, 쌀쌀한 에어컨 바람에 대비해 무채색 셔츠 한 장을 골반 위에 묶어주세요. 블랙 숄더백과 플립플롭까지 갖춘 아주 정직하고 탄탄한 구성으로 말이죠.
얇은 블랙 니트 톱

블랙 니트 톱을 입을 때 가장 평범하게 떠오르는 건 얌전한 슬랙스나 데님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미니멀리즘 공식을 살짝 비껴가고 싶다면, 아주 둔탁한 카고 디테일의 버뮤다 팬츠로 급선회해보세요. 니트의 정갈함과 터프한 카무플라주 패턴의 불협화음은 새로운 자극을 주기에 충분하죠. 이때 니트 밑단 아래로 슬쩍 나온 화이트 티셔츠 레이어링 한 줄이 중요한데요. 상·하의를 매끄럽게 연결해주는 완충지대 역할을 하기 때문이죠.
레드 브이넥 크롭트 톱

@linda.s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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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 유난히 핫한 컬러는 역시 레드죠. 특히 몸에 부드럽게 감기는 레드 크롭트 톱 한 벌만 있으면 두 가지 다른 스타일링을 연출할 수 있어요. 한 뼘짜리 블랙 미니스커트 위에 얹어 간결하지만 매운맛을 톡 떨어뜨린 룩을 완성할 수도 있고, 배기 진과 매치하면 무심한 셀럽의 파파라치 룩 같은 스트리트 힙스터 버전도 문제없습니다.
슬림 핏 화이트 셔츠

옷장에 방치되어 있던, 몸에 적당히 핏되는 화이트 셔츠를 꺼내 들 때가 왔습니다. 이걸 지금 다시 입어도 되나 싶어 머뭇거려진다면 올 봄과 여름의 메가 트렌드인 카프리 팬츠 앞으로 슬쩍 가져가보세요. 상·하의가 모두 날렵하게 맞아떨어지는 이 실루엣이야말로 지금 가장 신선해 보이는 조합이니까요. 촌스러운 오피스 룩으로 전락하는 대참사를 막으려면 버튼 플레이가 핵심입니다. 단추를 과감하게 두세 개쯤 풀어헤쳐 은근한 개방감을 주는 걸 잊으면 안 돼요.
로맨틱 블라우스

전원풍 자수나 정교한 레이스로 장식된 화이트 블라우스를 마주했을 때, 가장 먼저 덜어내야 할 감정은 지나치게 목가적인 분위기에 대한 부담감입니다. 사랑스러운 상의를 일상에 적용하는 비결은 지극히 담백한 데님과의 매치죠. 물이 적당히 빠진 스트레이트 청바지는 알프스 소녀 하이디 대신 파리지엔 바이브를 완성해주거든요.
오버사이즈 컬러 셔츠

싱그러운 색감의 낙낙한 셔츠로 분위기 반전을 꾀할 타이밍입니다. 특히 하의와의 밀당이 무엇보다 중요한 아이템인데요. 따스한 레몬 버터색 셔츠를 입을 땐 잔잔한 레이스 스커트로 상의의 거대한 부피감을 유연하고 나른하게 녹여내는 게 좋습니다. 청량한 민트 셔츠라면 단추를 허리춤까지 과감히 풀어헤치고, 길게 늘어진 와이드 청바지와 앞코가 날렵한 슈즈를 매치해 도도하고 길쭉한 실루엣을 연출해보세요.
폴카 도트 티셔츠

잔잔한 폴카 도트 티셔츠를 입을 때 가장 조심해야 할 건 복고풍의 앙증맞음에 갇히는 일입니다. 이럴 땐 각지고 투박한 데님 버뮤다 쇼츠를 매치하는 게 좋아요. 종아리를 덮는 버클 디테일의 가죽 부츠까지 신어 의도적인 무게감을 실어주면, 도트의 달달함과 아기자기한 무드는 저절로 흐려집니다.
심플 화이트 티셔츠

아무런 장식도 없는 깨끗한 화이트 티셔츠는 출근 룩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강력한 기본템이에요. 오버사이즈 핀스트라이프 네이비 블레이저에 화이트 티셔츠를 매치하면 빳빳한 셔츠를 입었을 때보다 훨씬 유연한 인상의 오피스 룩이 완성되죠. 혹은 하이 웨이스트 와이드 슬랙스에 크롭트 티셔츠를 연출하는 방식은 별다른 기술 없이도 꼿꼿하고 우아한 선을 그려내요. 여기에 가죽 토트백과 각진 선글라스처럼 똑 부러지는 소품을 얹어 마무리하면 늘 입던 티셔츠 한 장도 새로워질 겁니다.
스트라이프 티셔츠

만만하게 손이 가는 줄무늬 티셔츠를 입을 때 늘 습관적으로 데님 쇼츠에 툭 걸쳐 입고 끝냈다면 올봄엔 새로운 시도를 해볼 만합니다. 엉덩이를 덮는 헐렁한 오버사이즈 스트라이프 톱 아래 마이크로 쇼츠를 입은 뒤, 두툼한 레더 벨트를 무심히 매보는 거예요. 하의 실종 룩 특유의 가벼운 분위기는 가죽 벨트가 든든하게 잡아주고, 덕분에 헐렁하던 실루엣도 입체적인 느낌이 살아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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