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색조 매력, 이효리의 쇼 타임 2

황량한 벌판 위 서커스 천막에서 만난, 화려한 무대 분장과 섹시한 하이힐의 아름다운 쇼걸. 팔색조 같은 매력을 뽐내는 이효리의 쇼 타임!

Beauty note고혹적인 아이 메이크업에는 ‘데생 뒤 르갸르워터프루프’와 ’마라케시 선셋 팔레트’를,풍성한 속눈썹에는 ‘마스카라 볼륨 에페 포실 워터프루프’를 사용했다. 입체적인 얼굴을연출해주는 셰이딩은 브론징 파우더 ‘떼르사하리엔느’ 10호로, 립스틱은 ‘루쥬 뷔르 꾸뛰르골든 러스터’ 112호를 발라 마무리했다.제품은 모두 YSL 뷰티.

빨강과 검정 니트 소재 줄무늬 보디수트는 마이클 코어스(Michael Kors),크리스털 장식 검정 스타킹은 스티브앤요니(Steve J&Yoni P), 글래디에이터부츠는 톰 포드(Tom Ford), 메탈 구슬 목걸이와 진주 팔찌는 모두샤넬(Chanel), 레이스가 달린 모자는 제이미앤벨(Jamie&Bell),

온통 러플로 장식된 새빨산 캉캉 드레스는 제이슨 꾸뛰르(JaisonCouture), 골드 레이스업 슈즈는 페르쉐(Perche).

움직임에 따라 리드미컬하게 흔들리는 연두색 술 장식 프린트원피스는 앤디앤뎁(Andy&Debb), 메탈 핑크색 댄스 슈즈는레페토(Repetto), 반지는 모두 버틀러앤윌슨(Butler&Wilson).

코사지가 장식된 흑백 레이스 코트, 속에 입은 하얀브래지어와 쇼츠는 모두 모스키노(Moschino), 실버 스터드장식 힐은 필립 플레인(Philipp Plein).

인어 비늘처럼 빛나는 스팽글 드레스는 미스지콜렉션(Miss Gee Collection), 크리스털이 장식된 앵무새펌프스는 왓아이원트(What I Want), 커다란 크리스털이장식된 팔찌들은 미우미우(Miu Miu).

온통 반짝이는 비즈로 장식된 보디수트는맥앤로건, 직선으로 떨어지는 검정트렌치코트는 스티브앤요니, 크리스털귀고리는 스와로브스키.



나는 거기에 팀 워커 스타일의 세트 아이디어를 더하기로 했다. 텅빈 넓은 벌판 위에 세워진 서커스장과 그곳 백스테이지라면 어떨까? 이효리가 원하는 무드와 유머, 그 밖에 다양한 설정이 가능하지 않을까? 벌판이야 인천 공항 근처에 가면 얼마든지 널려 있을 것이고, 거기에 간이 서커스 세트를 뚝딱 세우고 그녀를 공연 준비 중인 무희로 변신시키면 모든 것이 완벽할 것 같았다. “와, 정말 근사할 것 같아요! 그동안 보지 못했던 이효리의 모습을 끄집어낼 수 있을 것 같아.” 사진가 홍장현의 머릿속에 절로 그림이 그려지는 찰나, 때마침 스마트폰으로 이효리가 사진을 전송해왔다. 린드버그가 야외에서 촬영한 흑백 화보 한 컷. 이건 그녀와 우리 사이의 운명의 텔레파시였다!

다시 촬영 당일로 돌아가보자. 그렇게 모든 스태프들이 모여 준비를 시작한 지 2시간 후, 첫 컷 촬영이 시작됐다. 비즈 장식이 화려한 보디수트에 오버 사이즈 트렌치코트를 걸친 섹시한 무희 이효리가 등장하자, 모두는 입이라도 맞춘 듯 “와, 멋져요!”라 외쳤다. 봄이긴 하지만 4월초의 날씨는 매서웠다. 그야말로 꽃샘추위가 한창인 쌀쌀한 날씨(가만히 있으면 손이 꽁꽁 얼 정도). 그녀는 노련한 모델도 견디기 힘든 얇디 얇은 드레스와 보디수트 차림. 하지만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씩씩하게 대답하며 카메라 앞에서 여유 있게 포즈를 취했다. 사실 전문 모델이 아니면서 포즈를 그리 자유자재로 취할 수 있는 셀러브리티는 처음봤다! 그녀는 비운의 여주인공처럼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고, 말괄량이 아가씨처럼 깔깔 웃으며 뛰어다니기도 했고, 사연 많은 여인처럼 담배를 한 모금 빨아 길게 내뿜는 연기도 했다(쇼걸로 빙의한 듯, 글래머러스한 몸매를 맘껏 드러내며 섹시 디바의 이미지를 한껏 뿜어낸 그녀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오후가 되자 날씨도 조금 풀려 우리는 계획한 대로 어떤 훼방꾼(허허벌판이었기에)도 없이 무사히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 사진가 홍장현은 즉흥적으로 포즈를 끌어내기도 하지만, 시나리오 작업처럼 미리 밑그림을 꼼꼼하게 그린 후 콘티대로 촬영하는 방식을 즐기는 사진가. 이효리의 경우엔 그런 촬영 방식이 큰 도움이 됐다. 미리 포즈를 구상하고 거기에 그녀만의 아이디어를 더할 수 있었으니까.



이효리가 누구인가. 지난 2년간 봉사와 기부, 그리고 건강한 아름다움의 아이콘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난 멋진 수식어들과 함께 숨가쁘게 살아온 그녀(실제로 그녀는 주말마다 유기견 보호와 동물사랑을 실천하는 동물애호가, 육식의 유혹 앞에서 갈등한다고 고백하는 솔직한 채식주의자로 유명하다). 이제 그녀는 새 앨범으로 다시 한번 무대 앞에 서길 원한다(5집 앨범은 5월 중에 공개된다!). 그리고 그날 <보그> 카메라 앞에선 이효리는 분명 디바의 자리로 되돌아갈 완벽한 채비를 마친 모습이었다. 촬영 중간중간 드라이어로 손을 녹이고 휴지로 코를 닦을지언정 전혀 불평하거나 응석 부리지 않았고, 스스로를 너무 늙었다고 자조하면서도 눈가에 주름이 자글자글 지도록 환하게 웃으며 촬영을 즐겼다. 유행 지난 청바지에 슬리퍼를 신고도 외출할 수 있는 여자, 하지만 화려한 조명이 늘 뒤쫓는 스타. 밤새 수다 떨며 깔깔댈 수 있는 친한 여동생 같은 여자, 하지만 농염한 자태와 팔색조처럼 변하는 카리스마로 관객들을 사로잡는 디바. 그게 바로 이효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