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을 위한 여행 캐리어

기다리고 기다린 여행이라면 짐 싸는 것조차 신난다. 여행의 순간을 함께할 연인도 필요하지만,
나를 위해 묵묵히 봉사할 짐꾼은 필수. 바로 여행용 캐리어다. 올여름엔 어떤 캐리어를 선택해야 할까?

맨 위 알루미늄 소재 트렁크(21인치, 4.7kg)와 맨 아래 보라색 폴리카보네이트 트렁크(30인치, 3.4kg)는 리모와(Rimowa), 뱀피 프린트의 폴리카보네이트 트렁크(25인치, 3.4kg)와 빨간색 커브 소재 트렁크(20인치, 1.9kg)는 쌤소나이트(Samsonite), 흰색 폴리카보네이트 트렁크(가로 47.5cm, 세로 70cm, 3.6kg)는 롱샴(Longchamp).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란 오래된 광고 문구를 실행에 옮길 때가 또다시 찾아왔다. 멋쟁이들이 리프레시 휴가를 맘껏 누리려면 여행지와 목적에 맞는 스타일링이 필수이듯, 어떤 여행용 캐리어를 준비하냐에 따라 여행의 ‘질’도 좌우된다. 게다가 여행용 캐리어는 한번 구입하면 오래 써야 하는 만큼 조목조목 따질 것이 많다. 잦은 출장과 여행을 경험하며 터득한 짐싸기 노하우라면? 캐리어는 무조건 가볍고 튼튼하며 수납 공간이 많아야 한다는 것. 그런데 플라스틱이나 알루미늄 같은 하드 케이스는 튼튼하지만 무겁다는 단점이 있다. 또 캔버스나 폴리아미드 등으로 만든 소프트 케이스는 가볍지만 내구성이 염려된다. 게다가 최근 몇몇 트렁크의 손잡이에서 1급 발암 물질이 검출됐다는 소식은 실로 충격적일 수밖에. 또 몇십 만원 혹은 몇백 만원을 호가하는 프리미엄 제품이 반드시 튼튼한 것만은 아니라는 보도가 이어지며 캐리어 선택에도 고민이 뒤따르고 있다.

다행이 최근 선보이는 여행용 캐리어들은 한결 젊고 세련되게 업그레이드된 모습이다. 또 핸드백이나 구두만큼 패셔너블한 외모까지 갖췄다. 폴리카보네이트, 커브 같은 신소재 개발은 참신한 느낌의 컬러와 디자인으로 이어지는 중. 물론 가장 중요한 건 ‘편리성’과 ‘내구성’. 알루미늄 소재 캐리어로 유명한 리모와는 내구성에 관한 한 둘째가라면 서럽다. “1900년대 초 여행은 곧 ‘모험’이었습니다. 찌는 듯한 더위와 습도, 살을 에는 추위에 가죽과 나무로 만든 가방은 짐을 보관하기 역부족이었죠.” 리모와 측은 2차 대전 후 항공기용 알루미늄에서 영감을 받아 기후나 충격에도 강한 알루미늄 여행 가방을 제작했다고 덧붙인다. 특히 360도 회전 가능한 바퀴는 묵직한 알루미늄 케이스를 이동시키기에 아주 편리하다. “바퀴 한쪽에 2개씩 총 8개 바퀴로 움직이기에 자유자재로 360도 방향 전환이 가능합니다.”

요즘 인기 소재는 방탄유리 제작에 사용되는 폴리카보네이트. 강화유리의 150배 이상 충격 흡수성을 지닌 동시에 가볍고 유연성이 좋아 캐리어 소재로 인기다. 특히 알루미늄이나 캔버스, ABS 합성수지에 비해 탄성이 좋고 튼튼한데다 변형이 쉽다는 것도 장점이다. “알루미늄보다 가볍고 다양한 디자인을 적용할 수 있어요. 그래서 여성용 캐리어로 인기죠.” 쌤소나이트 측은 이런 트렌드를 반영해 올여름에 애니멀 패턴까지 준비했다고 한다. 단조로운 모노톤이나 비비드 색상도 이제 지겹다면 과감한 애니멀 패턴 캐리어는 어떤가(25인치가 3.4kg으로 비교적 가볍다). 그런가 하면 커브(Curv) 소재도 주목할 만하다. 커브는 쌤소나이트의 신소재 폴리프로필렌을 말하는 것으로 프로펙스 시트를 여러 겹 직조해 만든 것. “가방 무게와 충격 한도의 한계를 극복해 얇고 가볍지만 내구성은 뛰어납니다.” 기내용 사이즈인 20인치가 1.9kg. 그러니 비슷한 사이즈의 다른 제품에 비해 초경량이다.

알루미늄, 폴리카보네이트, 커브로 된 하드 케이스의 또 다른 장점이라면 오염 후 세척이 비교적 쉽다는 것. 패브릭 소재의 소프트 케이스와 달리 더러움을 발견하는 즉시 닦아내면 끝! “하드 케이스는 눈과 비에도 내용물이 젖지 않고 잘 보존됩니다. 그러나 지나친 충격을 가하면 깨지거나 금이 갈 수 있어요. ABS 합성수지가 섞인 폴리카보네이트 제품은 하드와 소프트의 장점만을 흡수했다고 보면 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안전하게 내용물을 보호하는 캐리어 본연의 기능이다. 이동식 손잡이의 고정 강도, 이동성 등을 다양한 환경에 대입해 예측하는 게 우선이다. 캐리어 전문 브랜드들이 강조하는 부분은 특히 잠금 장치. 요즘은 몇몇 국가의 공항에서 캐리어를 직접 열어 내용물을 확인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는데, ‘TSA(Transportation Security Administration)’ 마크가 있는 제품의 경우 마스터키를 통해 제품 손상 없이 내용물의 확인이 가능하다.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은 뭐든 쑤셔 넣는 바람에 늘 무거운 여행 가방을 질질 끌고 다녀야 했나? 어떤 재질의 캐리어를 선택하느냐도 중요하지만, 꼭 필요한 것만 챙겨 넣는 습관이야말로 완벽한 짐꾸리기의 첫 번째 조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