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Frontier

지금 서울 패션에 필요한 건 익숙함을 뒤엎는 새로운 시도다. ‘로우클래식’ 이 과감하게 런웨이 형식을 탈피하고 전시로 컬렉션을 발표했다. 관객들에게 자극을 주는 데에는 단 20분이 걸렸다. 그 뒤에는 이명신, 조기석, 이혜승, 박현구, 젊은 크리에이터 4인이 있었다.

(왼쪽부터)로우클래식 2017 F/W 전시를 기획한 박현구, 이명신, 이혜승, 조기석이 작품 ‘덩어리들(Mass)’ 위에 누워 있다. 박현구가 입은 노란색 가죽 재킷, 티셔츠, 이명신이 입은 솔기가 도드라진 오프화이트 드레스와 에메랄드색 장갑, 원형 이어링, 연두색 부츠, 이혜승이 입은 빨간색 드레스와 부츠, 골드 이어링, 조기석이 입은 오버사이즈 데님 재킷은 로우클래식(Low Classic).

(왼쪽부터)로우클래식 2017 F/W 전시를 기획한 박현구, 이명신, 이혜승, 조기석이 작품 ‘덩어리들(Mass)’ 위에 누워 있다. 박현구가 입은 노란색 가죽 재킷, 티셔츠, 이명신이 입은 솔기가 도드라진 오프화이트 드레스와 에메랄드색 장갑, 원형 이어링, 연두색 부츠, 이혜승이 입은 빨간색 드레스와 부츠, 골드 이어링, 조기석이 입은 오버사이즈 데님 재킷은 로우클래식(Low Classic).

“서울 패션 위크도 매우 좋은 기회지만 저는 그걸 초월하고 싶었어요.” 2017 F/W 패션 위크를 과감히 생략한 로우클래식(Low Classic)은 대신 지난 몇 달간 전시를 준비했다. “휴대전화를 무음으로 설정해주시기 바랍니다. 사진 및 비디오 촬영은 가능합니다.” 관객을 불러 모은 전시장 입구에서 받아 든 팸플릿에는 갤러리에서 볼 법한 가이드라인이 표기돼 있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로 내려가자마자 마주한 건 새로운 컬렉션을 입고 있는 모델들 그리고 그들과 어우러진 설치 작품 10편이었다. “패션쇼장의 음악이 오히려 옷을 감상하는 데 방해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관객이 갤러리에 걸린 작품을 바라보는 듯한 그런 느낌을 받길 원했죠.” 전시는 5월 25일 단 하루, 20분씩 두 번에 걸친 세션으로만 진행했다. 일시적 퍼포먼스는 ‘관객의 기억에만 남아 당시의 행위 자체로만 존재하게 한’ 아티스트 티노 세갈에 영감을 받은 것이다.

전시 형태의 프레젠테이션은 이명신이 오래전부터 꿈꾸던 기획이었다. 그녀가 머릿속에 있는 계획을 현실화하기 위해 떠올린 인물은 아티스트 조기석, 모델 이혜승, 포토그래퍼 박현구. “제가 어떤 작업을 할 때마다 맨 먼저 생각하는 사람들입니다. 박현구와는 로우클래식 초기부터 룩북 작업을 했고, 조기석과는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 올스타> 때부터 같이 협업을 했죠. 또 전시에 섭외할 모델들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모델 이혜승에게 기획을 이야기했어요. 주제는 ‘비밀의 정원(Jardin Secret)’, 다른 사람들의 사생활을 떠벌리지 않으면서, 자신만의 세계가 있는 여성들이 입을 만한 옷을 만들고 싶었거든요. 그 이미지에 이혜승이 어울린다고 생각했죠. 게다가 그녀와 대화하다 보니 아이디어가 정말 많아 이혜승은 아크릴 박스 안에서 선보인 퍼포먼스뿐 아니라 연출과 스타일링에도 참여했습니다.”

이명신과 박현구, 조기석이 각각 앉거나 서 있는 작품은 콘크리트와 옷을 섞어 만든 ‘출처(Origin)’. 이혜승이 발을 디디고 서 있는 입체적인 장미 디테일이 도드라진 작품은 ‘무제(Untitled)’. 이명신이 입은 살구색 더블 브레스티드 재킷과 옆으로 맨 스카프, 실버 이어링, 검은색 팬츠, 흰색 스퀘어 토 구두, 박현구가 입은 베이지색 트렌치 코트, 안에 매치한 티셔츠, 이혜승이 입은 데님 슬리브리스 원피스, 겨자색 부츠, 손에 낀 흰색 액세서리와 초록색 이어링, 조기석이 입은 송치 재킷은 로우클래식(Low Classic).

이명신과 박현구, 조기석이 각각 앉거나 서 있는 작품은 콘크리트와 옷을 섞어 만든 ‘출처(Origin)’. 이혜승이 발을 디디고 서 있는 입체적인 장미 디테일이 도드라진 작품은 ‘무제(Untitled)’. 이명신이 입은 살구색 더블 브레스티드 재킷과 옆으로 맨 스카프, 실버 이어링, 검은색 팬츠, 흰색 스퀘어 토 구두, 박현구가 입은 베이지색 트렌치 코트, 안에 매치한 티셔츠, 이혜승이 입은 데님 슬리브리스 원피스, 겨자색 부츠, 손에 낀 흰색 액세서리와 초록색 이어링, 조기석이 입은 송치 재킷은 로우클래식(Low Classic).

최근 포토그래퍼로도 활동하는 이혜승은 이번 전시가 자신의 기존 영역, 즉 모델이라는 테두리를 깨는 기폭제가 됐다고 말한다. “뜻과 취향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무언가를 창작하고 싶은 열망이 있고 그걸 분출할 도구가 무엇인지 찾는 과정에서 로우클래식의 프로젝트를 만났죠.” 포토그래퍼 박현구는 이제껏 그래왔듯 로우클래식 이미지를 대변하는 룩북을 찍었다. 대신 결과물은 룩북 책자가 아닌 갤러리 벽에, ‘Parking Marie Laurence’란 제목으로 대형 액자에 걸렸다. “촬영은 전혀 예정된 게 아니었어요. 베를린을 여행하던 중 컬렉션 옷을 서울에서 DHL로 급하게 받았죠. 모델도 전문 모델이 아니라 자주 가던 잡지 <032c>의 스토어 직원을 섭외했습니다. 부랴부랴 중고차도 빌렸어요.”

전시장에서 무엇보다 ‘인스타그램용(Insta-bait)’에 걸맞은 작품은 ‘덩어리들(Mass)’이었다. 솜으로 채운 수 미터나 되는 설치물이 이리저리 꼬여 있으며, 모델들이 그 위에 늘어져 있는 모습은 그 자체로 망막을 시원하게 하는 신선한 시각적 충격이었다. 이토록 거대한 설치 작품을 만들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오늘 딱 하루만 볼 수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여러 번 셔터를 누르지 않고는 못 배긴다. “솜이 정말, 상상도 할 수 없는 양이 들어갔죠. 전시를 준비하면서 예산 초과는 이미 한 지 오래였어요. 그런데, 이명신 디자이너가 그냥 하래요. 돈 생각하면서 작업하다가 애매하게, 말하고자 하는 걸 전달하지 못하면 그냥 안 하는 게 낫다고요. 하는 김에 제대로 하라고요. 그야말로 새로운 시도였죠.” 전시의 전반적인 기획과 작품 제작을 담당한 조기석은 이번 전시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가 로우클래식의 아티스트에 대한 전폭적인 신뢰와 지원이라고 말한다. “로우클래식 말고 어떤 브랜드가 이런 걸 할 수 있을까요?”

내년이면 로우클래식이 10년이 되는 해다. 이명신이 그리는 앞으로의 로우클래식은 서울 여자들의 옷 입기, 패션을 향유하는 태도, 아트까지 전방위로 영향을 끼치는 브랜드가 되는 것이다. “로우클래식을 만든 이유는 두 가지예요. 서울과 여자를 사랑하는 마음이죠. 한국 사람들은 정말 재능이 많고 아직 보여줄 수 있는 게 많다고 생각해요. 로우클래식으로 이걸 증명하고 싶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