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 Myself and I

BBC가 뽑은 기대되는 아티스트, 한국인 뮤지션 예지

 86 귀고리는 마르케스 알메이다(Marques’ Almeida at Boon The Shop), ‘예지와 친구들’이 적힌 티셔츠는 예지의 머치 상품(yaeji.ny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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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고리는 마르케스 알메이다(Marques’ Almeida at Boon The Shop), ‘예지와 친구들’이 적힌 티셔츠는 예지의 머치 상품(yaeji.nyc).

친구들과 카레를 끓여 먹으며 음악을 틀던 파티가 세계적인 디제잉 영상 플랫폼을 통해 스트리밍 된다면? 1993년 생 뮤지션 예지(Yaeji)에게 얼마 전 일어난 일이다. ‘Curry In No Hurry’라 는 이름으로 뭉근하게 카레를 끓이며 LP, MP3, 카세트로 노래를 틀고 뮤지션 친구들과 나눠 먹던 ‘의식’을 브루클린의 잘나가는 패션 편집숍 ‘킨포크 (Kinfolk)’에서 재현했다. 뉴욕 한식당과 막걸리 브랜드가 스폰서로 붙은 이 파티는 보일러 룸(Boiler Room)을 통해 생중계됐고 몇 달 뒤 BBC는 2018 년 기대되는 아티스트로 그녀를 뽑았다. 하우스, 테크노를 오가며 DJ, 프로 듀서, 보컬리스트, 비주얼 아티스트, 패션 디자이너로 활동하는 예지는 K- 팝 스타와 전혀 다른 영역에 자신을 올려놓았다. 대표곡 ‘내가 마신 음료수 (Drink I’m Sippin on)’는 현재 유튜브 조회 수 400만을 넘겼다. <보그>가 한국을 찾은 예지를 만났다.

타탄체크톱은 준야 와타나베(Junya Watanabe).

타탄체크톱은 준야 와타나베(Junya Watanabe).

Q 한국에서도당신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는 걸 느끼고 있나?
A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한국은 가족을 보러 들르던 곳이다. 많은 사람들이 내 음악과 작업을 이해해줘서 고마울 뿐이다. 1월에 뮤지션 무라 마사(Mura Masa)의 내한 공연 오프닝 무대를 통해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라이브를 들려드릴 예정이다. 그 외에도 클럽 헨즈(Henz), 콘트라(Contra)에서 DJ 공연을 앞두고 있다. 앞으로 EP와 싱글 앨 범을 더 발매할 예정인데, 음악이라는 장르뿐 아니라 개념적 측면에서 작업을 어떻 게 소개할지 고민 중이다.

Q 뉴욕에서 애틀랜타로, 다시 서울을 오가며 지내왔다. 그중 뉴욕은 당신에게 특 별한 영향을 끼쳤다. ‘New York 93’라는 노래를 만들 정도니까.
A 뉴욕은 모든 것이 끊임없이 빠르게 변화하는 곳이다. 나는 그곳 사람들에게 영감을 얻는다. 뉴요커들은 자신이 원하는 걸 추구하고 창의적이기에 그들에게서 작업의 동기를 얻 는 듯하다. 뉴욕에서의 삶은 흥미로움 그 자체다.

Q 한국어는 좋은 ASMR(자율 감각 쾌락 반응, 속삭임과 같은 백색소음으로 안정 을 느끼는 경험) 텍스처를 지녔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당신의 노래는 귓가에 대고 속삭이는 듯한 느낌을 준다.
A 사실 한국어로 가사를 쓰면서 ASMR적 측면을 의 도한 건 아니다. ‘내가 마신 음료수’에서는 “그게 아니야”가 반복되는데 ‘ᄀ’ 발음이 약간 만트라(주문)처럼 느껴져 아름다운 속삭임으로 들리는 듯하다. 한국어를 가사로 쓰는 이유는 또 있다. 미국에선 영어만 쓰다가 한국으로 돌아오면 한국어로 대화하기에 한국어는 나에게 개인적인 걸 말할 수 있는 언어다. 또 영어와 비교했을 때 감정이나 경험을 더 많이 표현할 수 있다.

Q 당신이 제작한 핸드라이팅 티셔츠도 흥미롭다. ‘레인걸’ 뮤직비디오에서는 의상 스타일링도 담당했다. 당신에게 패션이란 어떤 도구인가?
A 기본형 옷, 예를 들 면 흰 티셔츠나 진에 관심이 많았다. 편하기도 했지만 다른 문화에서 자란 내가 어딘가에 무난하게 섞일 수 있는 옷이었기 때문이다.하지만 대학 시절 옷을 통해 스스로를 표현할 수 있다는 걸 깨달은 후 여러 패션을 시도하고있다.‘내가 마신 음료수’에서 입은 어깨가 강조된 파워 숄더 재킷 같은 것들 말이다.

Q 잡지 <레인걸>도 출판했다. 어떤 내용인가?
A 뮤직비디오에 나오는 수십 명은 모두 내 친구들이다. 그들의 모습과 함께 한국어 가사, 뮤직비디오 비하인드 신 사 진을 실었다. 나의 음악을 듣는 사람에게 물리적인 오브제를 주고 싶었다.

Q 당신의 인스타그램 프로필에는 “I’m into it all(나는 모든 것에 관심이 있다)”이 라고 쓰여 있다. 당신의 흥미를 끄는 여러가지 가운데 최근 가장 관심있게 본 것은 뭔가?
A ASMR 영상과 웹을 기반으로 한 동영상 작업이다. 그중에서도 라파엘 로젠달(Rafaël Rozendaal)의 컬러풀한 작업에 빠져 있다.

Q 당신의 작업을 정의하기는 어렵겠지만, 세 가지 단어로 표현한다면?
A 과정의 중요성, 협업, 열린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