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F/W 헤어 스타일
민낯이어도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는 시즌. 우리 여자들의 제일 높은 곳에서 자존심을 세워줄〈보그〉의 헤어 공식 5.
‘옷발’이라는 말이 패션에서 통용되듯, 뷰티계에선 ‘화장발’ ‘조명발’처럼 ‘머릿발’이란 용어도 존재할 수 있을까. 잘 손질된 머리는 다이어트만큼 외모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그건 스타일에 국한된 이야기만은 아니다. 머리숱이 풍성하면 그 자체로 건강해 보이지만 반대의 경우 초라해 보이기 마련이니까. 동안과 노안을 결정짓는 바로 그 한 끗 역시 알고 보면 머리에 달렸다. 그래서 잘 정돈된 헤어스타일은 그 자체로 훌륭한 액세서리다. 또 가슴골 깊이 파인 드레스만큼 유혹적 수단으로 작용함은 물론이다. 그런가 하면 패션 사진에서 헤어는 전체 분위기를 아우르는 힘을 지닌다. 모델의 헤어스타일에 따라 사진의 분위기는 한없이 나른해지다가도 더할 나위 없이 강렬해진다.
‘시네마틱’. 슈퍼 헤어 스타일리스트 귀도 팔라우는 이번 시즌 헤어 트렌드를 이렇게 정의한다.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보는 것만 같아요. 강인하면서 여성스럽고 스포티한 동시에 우아하죠. 이뿐인가요? 그래픽적 요소도 엿보이죠.” 백스테이지 헤어 구루 홀리 스미스는 귀도가 던진 수많은 키워드 중 ‘강인함’에 한 표 던진다. “여성의 내면에 감춰진 강인함에 집중했어요. 눈꼬리를 위로 빼거나 입술을 빨갛게 칠하는 것만 해답은 아닙니다. 머리만 잘 만져도 분위기는 확 바뀌죠.” 샬라얀 쇼에서 그녀가 선보인 파워 우먼 헤어스타일은? 가르마 없이 빗어 넘긴 슬릭 헤어에 목덜미 아래로 낮게 묶은 포니테일. 정수리를 빼곡하게 채운 빗살무늬가 더없이 미래적인 분위기를 선사한다.
<보그>가 소속된 콘데나스트 인터내셔널 그룹의 뷰티 디렉터 캐시 필립스의 2018 F/W 뷰티 리포트엔 당당한 여성을 위한 헤어 아이디어로 가득하다. 그 옛날 복고풍 바가지 머리부터 과장된 볼륨이 선사하는 우아함의 극치 비하이브, 깔끔하게 빗어 넘긴 슬릭 헤어 그리고 형형색색의 인조 가발까지. 정말이지 개성 만점의 머리 모양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영감의 원천은 늘 그랬듯 한 시대를 풍미한 스타일 아이콘이다.
“인류는 남녀를 불문하고 수백 년간 제멋대로 머리를 만지작거렸어요. 커트, 염색, 펌, 예상치 못한 변화무쌍한 스타일 등 현재에도 시도할 만한 다채로운 헤어스타일 중 이전에 시도되지 않은 것은 존재하지 않죠.” 전설적 헤어 스타일리스트 로랑 필리폰의 말이다. 2018 F/W 질 샌더와 마크 제이콥스 쇼에서 선보인 퍼디 헤어는 1976년 영국 BBC 방송국에서 방영한 비밀 첩보 드라마 의 여주인공 이름인 ‘퍼디’에서 유래했다. 탄생 이래 80년대까지 꾸준히 사랑받으며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약혼식 헤어스타일로 유명세를 탔다.
미우미우 쇼의 비하이브 헤어는 어떤가. 벌집처럼 동그랗고 불룩하게 솟아오른 형태의 비하이브 스타일은 오드리 헵번, 그레이스 리 휘트니, 에이미 와인하우스 머리로 잘 알려진다. 미우치아 여사는 1950년대 유스 컬처를 주제로 한 스위스 출신 사진가 카를하인츠 바인베르거의 사진집 에서 영감을 얻었다.
꽤 오랫동안 뷰티 생태계를 장악한 탈색 열풍은 이번 시즌 잠시 쉬어갈 전망이다. 그 빈자리는 칠흑같이 어두운 블랙이 차지했다. 알렉산더 왕 쇼가 대표적인 예다. ”이번 시즌 알렉산더는 여성의 강인함이 돋보이길 원했어요”라고 조시 우드는 전한다. “모델의 머리 색은 오직 블랙과 레드만 허용했죠.” <보그>가 주목한 또 하나의 트렌드는 인조 가발이다. 인모와 달리 수명이 짧고 세척 시 쉽게 손상돼 오래 외면받아왔지만 이번만큼은 예외다. 누가 봐도 가짜 머리인 듯 거친 텍스처에 색은 화려할수록 쿨하다. 머리에 힘을 준 만큼 메이크업은 최대한 가볍게!
- 에디터
- 이주현
- 포토그래퍼
- 장덕화
- 모델
- 하현재, 메이유
- 헤어
- 이혜영 (아베다)
- 메이크업
- 이나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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