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바라본 2019년 패션 속 인물
〈보그〉의 마법으로 미리 바라본 2019년 패션 속 인물, 트렌드, 공간.
톱 모델을 향한 짜릿한 궤도에 오른 모델의 얼굴은 특별하다. 그리고 지금 스무 살 윤보미의 동그란 얼굴에선 기대와 긴장, 설렘을 함께 찾아볼 수 있다. <보그> 촬영 당일 그녀는 인천공항에서 곧장 강남의 스튜디오로 향했다. “로마에서 돌아오는 길이에요. 발렌티노 광고를 찍고 왔어요. 3박 4일 동안 촬영만 하고 바로 돌아오는 바람에 제가 이탈리아에 있었는지, 서울에 있었는지 잘 모르겠지만요.” 할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전북 고창에서 서울로 향한 소녀에게 지난 1년은 롤러코스터를 탄 듯 변화의 연속이었다. 가장 먼저 그녀의 가능성을 발견한 건 당대의 캐스팅 디렉터 애슐리 브로카우. “그분이 저를 지난 9월 JW 앤더슨 쇼에 세웠어요. 그게 첫 번째 해외 쇼였어요. 사실 그전까지 JW 앤더슨이 누구인지, 애슐리가 누구인지도 몰랐어요.” 모델의 운명을 좌지우지하는 브로카우가 보미를 찜하자 곧 러브콜이 쏟아졌다. 런던의 시몬 로샤, 밀라노에선 미쏘니 쇼의 오프닝을 맡았다. 한국의 신인 모델이 켄달 제너와 지지 하디드를 이끌고 걷는 모습을 현장에서 바라볼 땐 쾌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지난 11월 도쿄에서 열린 발렌티노 프리폴 컬렉션에서도 카이아와 프란보다 먼저, 앞서 걸어 나왔다. “처음엔 아무것도 몰랐지만, 이제는 욕심만큼 불안도 커졌어요. 버버리처럼 거대한 브랜드 쇼에 설 때면 마구 떨리기도 하고요.” 그럴 때 큰 도움이 되는 건 선배 한국 ‘언니’들의 따뜻한 조언과 배려다. “제가 제일 ‘아기’니까 다들 잘 챙겨주세요. 누구에게 잘 보여야 하는지 등도 조언해주시고요.” 그중 가슴 깊이 새긴 한마디는 “캐스팅이 끝나는 순간 모두 잊어라!”.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모델 일에선 그 무엇도 기대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꿈마저 지울 순 없다. “언젠가 프라다 쇼에 서고 싶어요. 기대하지 않지만, 꿈은 꿀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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