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화보

Ready Player One

2023.02.26

by 송보라

    Ready Player One

    상상하는 모든 게 이뤄지는 세상의 슈퍼노바, 슈퍼 민현.

    하얀 얼굴의 민현과 화이트 후드 티, 화이트 데님 팬츠는 잘 어울리는 조합이다.

    촬영한 옷을 매번 가지런히 개놓아서 패션 에디터가 놀랐어요.

    입었던 옷이니 정리해서 드리는 게 예의이지 않나 해요. 원래 깔끔한 성격인 데다 깔끔한 걸 좋아합니다(웃음). 데뷔할 때부터 정리를 해와서 몸에 뱄어요. 다른 사람들도 깔끔한 걸 더 좋아하지 않을까 생각하고요.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 공연을 앞두고 있어요.

    데뷔 8년 차인데 여러 활동을 하면서 뮤지컬에 관심이 생겼어요. 뮤지컬은 라이브를 들으려면 공연장을 직접 찾아가야 하니까 좋아하는 선배님들 작품을 보러 다녔죠. 특히 김준수 선배님 팬인데 무대에서 역할에 빠져 연기하는 모습이 정말 멋져 보였어요. 아이돌 그룹이 3분간 무대를 선보인다면 뮤지컬은 2~3시간을 목소리와 연기만으로 끌고 나가잖아요. 그런 부분도 경험하며 배우고 싶었어요.

    은하수를 닮은 타이다이 프린트의 패딩 파카는 인상적인 겨울 아이템. 민현의 얼굴을 장식한 조명과도 잘 어울린다.

    마리 앙투아네트를 지키는 악셀 폰 페르젠 백작 역할을 맡았는데 어떤 인물로 느껴졌나요.

    혁명을 겪고 혼란스러운 상황에도 자신의 생각과 마음가짐을 소신 있게 얘기하지만 앙투아네트를 순수한 마음으로 사랑하고 헌신하는 사람이기도 해서 매력적이었어요. 따로 레퍼런스를 찾기보다 5년 전 초연 영상을 찾아 계속 보고 있습니다. 당시 페르젠 역할을 맡은 선배들을 관찰하며 준비하고 있어요.

    어떤 부분에 가장 집중하고 있나요.

    성량이 엄청 풍부하거나 평소 고음을 시원하게 내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연습해요. 전에는 제가 잘할 수 있는 감미로운 노래를 많이 불렀어요. 미성이 많이 나오는 노래죠. 제 보컬의 장점과 뮤지컬에 필요한 소리를 합치는 연습을 하고 있어요. 발성 기초부터 다시 해서 연습생으로 돌아간 기분이었습니다(웃음).

    화이트 패딩 코트는 겨울에 사랑받는 아이템. 이른바 ‘롱패딩’ 스타일은 더욱 실용적이다.

    다른 방식의 연습을 통해 새삼 새롭게 발견한 능력도 있겠어요.

    나도 고음으로 노래할 수 있겠구나(웃음). 그래서 예전에는 너무 높아 엄두도 못 내던 곡, 연습 대상에도 뺀 곡을 샤워하며 불러보고 있어요. 박효신 선배님의 ‘야생화’ 같은 곡이죠. ‘이게 되려나’ 하면서 소심하게 도전하고 있는데 가끔 성공하면 기분이 정말 좋아요. 뮤지컬 하면서 스스로 한계로 여긴 부분을 넘어서고 음악적 성장을 이룰 좋은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컨디션 관리를 위해 하지 않는 행동이 있다면.

    잠을 푹 자려고 해요. 생활 패턴이 워낙 자주 바뀌니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습관이 생겼는데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 려고 노력합니다. 혹시 잠을 못 자더라도 목소리가 잘 나와야 하니 탄산음료를 끊으려고 해요. 사실 콜라를 아주 좋아해요. 일단 줄이고 있지만, 뮤지컬이 코앞에 다가오면 아예 참으려고요. 젤리 같은 주전부리도 좋아하는데 체력 관리를 위해 덜 먹고 몸에 좋은 음식을 챙겨 먹어요.

    자연 속 캠핑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지도 프린트를 더한 화이트 데님 팬츠가 인상적이다. 하이킹화 스타일의 빅 스니커즈 역시 현대적인 선택.

    가수로 서는 무대와 달라서 부담도 상당하리라 생각해요. 지금 가장 걱정되는 것은.

    노래는 직업이고 몹시 좋아하기에 즐길 것 같지만, 연기 경험이 많지 않아 연기에 대한 부담이 커요. 특히 뮤지컬은 긴 시간 집중이 깨지면 안 되는데 무대에서 실수라도 하면 동료 배우들과 관객에게 폐가 되기에 부담 되죠. 연습이 아니면 살길이 없어요.

    요즘 음악적으로 가장 관심 있는 분야는.

    뉴이스트 앨범에 작사가로 꾸준히 참여해왔어요. 하고 싶은 말이나 책을 읽다가 가사로 담고 싶은 내용이 있으면 체크하곤 해요. 최근 외국에 자주 나갔는데 비행기에서 스마트폰 메모장에 생각나는 대로 적기도 하고요.

    2 몽클레르 1952 라인을 디자인하는 세르지오 잠본(Sergio Zambon)은 자연을 가까이 즐기는 이들을 위한 컬렉션을 떠올렸다. 캘리포니아의 새로운 히피를 위한 스웨터.

    최근에 쓴 가사를 살짝 들려준다면.

    메모장에 딱 한 줄 적어놨네요. “구름과 멀지 않은”이라고. 어릴 때는 구름이 되게 멀게 느껴졌는데 요즘 비행기에서 구름을 가까이 보니 ‘내가 구름과 멀지 않은 곳에 있구나’ 하는 생각에 써놓은 것 같아요. 여기서 점점 덧붙이다 보면 가사로 탄생하죠.

    언젠가 가사로 담고 싶은 주제가 있나요.

    뉴이스트 노래에 ‘색깔’, ‘컬러’ 같은 단어가 많이 나와요. 행복의 색은 어떤 색인가에 대해 써보고 싶어요.

    민현을 위한 완벽한 미래 공간. 그곳에서 편안한 플리스 풀오버와 패딩 소재 팬츠, 터프한 스니커즈를 매치했다.

    닭꼬치 먹다가 캐스팅된 일화가 있죠. 그전에는 가수를 꿈꾼 적 없나요.

    동방신기 선배님들 무대를 보고 어떻게 다섯 명이 저렇게 완벽한 하모니를 만들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가수가 되고 싶었어요. 하지만 고향이 부산이다 보니 서울로 오디션 보러 다닐 용기가 안 나더라고요. 자기 전에 누워서 노래를 따라 부르며 꿈을 키웠어요. 고등학교까지 열심히 다니고 대학을 서울 실용음악과로 가야겠다 했는데 운 좋게 캐스팅이 됐어요. 그 닭꼬치 안 먹었으면 진짜…(웃음)

    플리스 소재는 쌀쌀한 날씨에 훌륭한 친구가 되어준다. 2 몽클레르 1952의 플리스 재킷은 패딩 안감을 뒤집어 입을 수도 있다.

    닭꼬치가 촉매제였다면 가수가 될 수 있었던 주요한 재료는 뭘까요.

    일단 노래를 좋아하는 마음이 가장 컸던 것 같아요. 원래 춤에 대한 흥미는 없었어요. 처음 캐스팅됐을 때 2AM 선배님 같은 그룹이 되는 게 꿈이었어요. 노래를 진짜 좋아했거든요. ‘가수가 돼 많은 사람들에게 따뜻한 노래를 들려줘야겠다!’ 하고 들어갔는데 첫날부터 춤 연습을 시키더라고요. 다리 찢고 막(웃음). 처음에는 너무 힘들어 안무실에 안 가고 회사 앞에 숨어 있고 그랬어요. 그런데 하다 보니 거울 앞에 선 모습이 점점 멋있어지더라고요. 무대에서 했을 때 어떤 느낌일까 기대가 생기면서 진짜 가수를 해봐야겠다는 마음이 생긴 것 같아요.

    기하학 모티브를 더한 스웨터와 패딩 재킷. 패딩 소재 팬츠까지 더해 겨울을 위한 옷차림을 완성했다.

    아이돌 무대는 노래, 퍼포먼스, 의상 등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순간의 몰입도를 극도로 끌어올리는 예술이에요. 케이팝 뮤지션으로서 추구하는 무대 철학에 대해 말해준다면.

    케이팝 아티스트가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가장 큰 이유는 무대에 대한 열정 때문이에요. 3분 동안 무대에서 온 힘을 다해 뿜는 에너지, 그 무대만을 위해 준비하는 3개월의 노력이 있기에 빛나죠. 팬들이 공감하는 노래를 하는 것도 중요하고요.

    완벽한 협업도 아이돌 그룹 무대를 완성하는 주요한 요소예요. 뉴이스트 멤버들을 통해 개인도 성장을 이뤘어요.

    멤버는 같은 꿈을 향해 달려가는 사람들이에요. 친구처럼 가깝지만 친구와는 달라요. 연습생 시절까지 포함해 10년쯤 같이 지냈는데 음악적으로 서로를 통해 많이 성장했어요. 무엇보다 멤버들과 생활하면서 사람으로서 도리라고 해야 할까, 사람을 대하고 배려하는 법을 배웠어요. 일단 멤버들이 개성이 강한데, 달라서 배울 수 있는 점이 많아요. 리더 종현은 ‘참리더’예요. 리더로서 멤버들을 잘 이끌어주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저도 그런 마음이 생기기도 해요. 저는 리더 기질은 아니거든요. 민기는 분위기 메이커예요. 재미있고 착하죠. 기분이 좋지 않을 때도 민기를 보면 기분이 좋아지곤 해요. 무대 역시 혼자였다면 아쉬웠을 거예요. 새벽까지 땀 흘리며 연습하고 집에 갈 때 뿌듯하고 기분 좋은 건 다섯 명이 함께라는 사실 때문이에요. 그럴 때면 참 기분이 좋아요.

    스웨터와 유난히 잘 어울리는 민현. 따스한 스웨터 아래에는 그래피컬 팬츠를 함께 입었다.

    뮤지션으로서 가장 행복한 순간은 언제인가요.

    뮤지션이라는 말이 무겁게 느껴지긴 한데, 아이돌 가수로서 뉴이스트를 좋아하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좋아하는 음악을 즐겁게 하고 있음을 느낄 때 정말 가수 하길 잘했다고 생각해요. 평소에는 맛있는 음식 먹을 때, 그리고 여행을 생각할 때인 것 같아요. 원래 ‘집돌이’였는데 여행해보니 평소 바빠서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이고 여러 가지 생각을 할 수 있어 좋더라고요. 여행이 너무 가고 싶어서 틈만 나면 찾아봐요. 유튜브에서 브이로그 보며 메모하고 여행 사이트 들어가 호텔도 찾아보고요. 이렇게만 해도 설레고 금방이라도 여행 떠날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인스타그램 아이디 ‘optimus hwang’은 어떤 의미인가요.

    영화 <트랜스포머> 주인공 옵티머스 프라임을 무척 좋아해요. 선한 역할이고 늘 다른 로봇을 돕는 모습이 어릴 때 매우 멋져 보이고 우상처럼 느껴졌어요. ‘나도 저렇게 멋있는 사람이 돼야지’ 생각했죠. 인스타그램 아이디를 만들면서 찾아봤는데 옵티미즘에 낙관주의라는 뜻도 담겨 있었어요. 긍정적으로 살고 싶은 저의 가치관에도 잘 맞았죠.

    도시와 전원을 오가는 주인공을 위한 2 몽클레르 1952 라인. 네이비 컬러의 캐주얼한 수트는 그 컨셉을 그대로 담고 있다.

    하고 싶은 일을 계속하며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은 뭘까요.

    일단 아이돌 가수잖아요. 자기 관리를 열심히 하고 음악적으로도 계속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은 당연한 것 같아요. 그래야 팬들도 재미있게 팬 활동을 할 수 있겠지요.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연습생이었을 때나 데뷔했을 때와 같은 초심이에요. 팬들이 주는 사랑이 당연한 게 아님을 알고 감사하며 열심히 활동하고 싶습니다. 사실 구체적으로 목표를 세우는 편은 아닌데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좋아하는 음악을 하면서요.

    편안함을 선사하는 후드 스웨트셔츠와 조거 팬츠를 매치한 민현. 화보 속 모든 의상과 액세서리는 2 몽클레르 1952(2 Moncler 1952).

      포토그래퍼
      이준경
      피처 에디터
      조소현
      패션 에디터
      손기호
      헤어
      박옥재(루710)
      메이크업
      문주영(루710)
      세트 스타일링
      최서윤(Da;r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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