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절정 8월이 돌아왔다. 휴가 기간이 짧은 당신의 알찬 제주 여행을 위해 핫 플레이스 다섯 곳을 다녀왔다.

토템오어

토템오어는 간판이 없다. 한경면 한쪽의 새하얀 건물로 들어서면 제주의 민예품, 일본, 유럽, 아프리카의 아름다운 빈티지 오브제가 놓여 있다. 옛 농기구 창고로 쓰였다는 건물에는 돌과 나무, 금속을 좋아하는 주인의 오래된 컬렉션이 제주의 고재와 은은하게 어우러져 묘한 이국적 분위기를 풍긴다. 조용히 힐링하고 돌아갈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민들레 뿌리와 감초, 우엉, 대나무 잎 등을 블렌딩한 토템오어만의 티 메뉴와 호박치즈파이, 호박우유에서는 맛과 향뿐 아니라 정성이 가득 느껴진다. 고요한 제주의 기품을 만끽할 수 있는 토템오어에서는 모든 것이 느리게 흘러가는 것만 같다.

주소: 제주도 제주시 한경면 용금로 440(@totem.ore)

인터뷰

여행지에서 개성 있는 책방을 만나는 건 반가운 일이다. 그래서일까. 책방 투어를 위한 여행을 기획하는 여행족까지 생겼다. 서귀포의 인터뷰 책방은 제주에서 오랫동안 기자 생활을 한 부부가 오픈한 곳으로 내실 있는 북 셀렉션과 함께 간단한 음료도 판매한다. 철제 필라스트로(Pilastro)의 월 유닛과 빔 리트펠트의 오리지널 체어, 필립스의 조명 등 네덜란드 빈티지 무드로 꾸민 작지만 실속 있는 공간은 책을 고르는 순간을 더욱 집중하게 만든다. 정기적으로 명사를 초청해 워크숍이나 강연회도 여니 인스타그램을 체크할 것. 이른 저녁 식사 후, 숙소로 직행하기 아쉽다면 인터뷰에 들러보는 건 어떨까.

주소: 제주도 서귀포시 중산간동로 8353 2층(@interviewjeju)

그림상회

나무로 둘러싸인 표선면의 길을 달리다 보면 만날 수 있는 그림상회는 아티스트 부부가 운영하는 피자집이다. 감귤 창고로 사용하던 건물을 부부가 직접 꼬박 1년에 걸쳐 고치고 화덕까지 만들어 문을 연 정성 가득한 그림상회. 직접 반죽한 도우와 제주의 신선한 채소를 위주로 한 건강한 화덕 피자와 천연 발효 빵을 곁들인 간단한 디시는 음식을 기다린 시간이 아깝지 않을 만큼 일품이다. 피자를 굽는 동안 건물 뒤쪽 공간을 꼭 둘러보길. 아티스트 남편이 조형물과 가구를 제작하고 전시하는 아틀리에는 통창으로 내리쬐는 햇살과 아름다운 작품이 어우러진 신비로운 공간이다. 월.화.수요일만 오픈하므로 스케줄을 잘 맞추어 방문할 것.

주소: 제주도 서귀포시 표선면 중산간동로5570번길 9(@gerimsaghyee)

오하효

제주에 또 한 곳의 드립 커피 명소가 등장했다. 카페 오하효에는 주얼리를 만드는 아내와 커피를 만드는 남편이 손님을 맞는다. 1년 전 서울에서 내려와 제주살이를 시작했다는 부부는 직접 카페 인테리어를 디자인하고 나무로 가구를 만들어 오하효를 오픈했다. 카페 한쪽 아내의 공방에서는 주얼리 클래스도 열린다. 정성껏 내려주는 에티오피아 모모라 구지, 에티오피아 구지 함벨라 등의 드립 커피와 타임, 세이지, 린덴 같은 허브티는 오하효만의 스페셜티. 창밖으로 정감 어린 마을의 입구를 지키는 늠름한 나무를 바라보노라면 하효동이라는 이 동네에서 한 번쯤 살아보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든다.

주소: 제주도 서귀포시 칠십리로 752(@ohhahyo)

홈엑스페리언스(Home Experience)

서귀포의 세컨드뮤지오 바로 위층에 오픈한 홈엑스페리언스는 ‘경험의 힘을 믿는다’는 모토로 김지윤 대표의 안목으로 고른 빈티지 가구와 신생 브랜드의 좋은 제품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스테이형 공간이다. 생활감이 묻어 있던 오래된 집은 보르게 모겐센의 하이보드, 마르셀 브로이어의 바실리 체어, 제프리 하코트의 유려한 소파, 곳곳의 그윽한 조명 덕분에 섬세한 아름다움과 정제된 취향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탄생했다. 식스티세컨즈의 토퍼가 깔린 침실은 바닥의 다다미가 동양미를 더하고, 로저 탈롱의 폴딩 체어는 위트를 더하는 아이템이다. 새로운 컨셉으로 머물기를 원한다면 홈엑스페리언스에서 보내는 하룻밤을 추천한다.

주소: 제주도 서귀포시 중산간동로 8351(@homeexperie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