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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 숲

2019.08.20

도심 속 숲

높이 줄지은 빌딩 사이를 걷다 보면 숲이 그리워질 때가 있죠. 물에 젖은 풀 냄새와 진초록색 잎, 활짝 핀 꽃을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니까요.

싱가포르의 가든스 바이 더 베이, 런던의 스카이 가든, 시드니의 로열 보태닉 가든, 코펜하겐의 보태니컬 가든 등은 지친 시민을 위해 만든 도심 속 숲입니다. 가드너의 정성이 잔뜩 들어간 도심 속 가든은 관광 명소이자 한 도시의 랜드마크이기도 하죠.

서울에도 이런 도심 속 가든이 있습니다. 여름의 끝자락에 찾아가기 좋은 곳을 알아볼게요.

# 서울식물원

서울 마곡에 자리한 서울식물원은 서울 최대 규모의 도시형 식물원입니다. 개장 전부터 큰 이슈를 불러 모았죠. 호수, 습지, 공원, 잔디밭 등 내부 시설부터 3,000여 종의 식물이 전시된 온실까지 그 규모도 어마어마합니다.

특히 인기가 많은 온실은 지중해관과 열대관으로 나뉘어 열대와 지중해에 있는 12개 도시의 식물을 두루 살펴볼 수 있습니다. 2층의 스카이워크를 따라 걸으면 온실 전체를 내려다볼 수도 있어요. 온실 구경만 해도 1시간은 너끈하게 걸리니 여유를 두고 천천히 둘러보는 게 좋습니다.

식물원인 주제원을 제외한 열린숲과 습지원, 호수원은 24시간 무료로 이용이 가능합니다. 해 질 녘 드라이브 삼아 다녀와도 좋겠죠.

# 창경궁 대온실

서울식물원이 서울에 생긴 최대 규모의 식물원이라면, 최초의 서양식 식물원은 어디일까요? 일제강점기였던 1910년, 서울 도심 한가운데 자리한 창경궁에 만든 대온실입니다. 창경궁 입구에서 왼쪽으로 난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눈에 들어오는 아름다운 흰색 건물이죠.

창경궁은 순종이 산책하고 손님을 접견하던 장소였던 만큼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는데요. 대온실은 일제가 조선을 강점하고 순종의 마음을 위로해준다는 명목으로 창경궁 춘당대 일부에 세운 일본식 정원이었습니다. 가슴 아픈 역사가 남은 곳이기도 하죠. 당시에는 돔식 온실 두 채도 있어 동양 최대 규모였다고 하는데요, 지금은 대온실만 남아 있습니다.

처음에는 열대지방 관상식물 등 희귀한 식물을 전시했다고 하는데요, 1986년 창경궁 복원 이후에는 국내 자생식물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대온실은 문화재청이 보수 공사를 마치고 2017년 11월 재개장한 것으로  100여 년 전 원형과 가깝게 복원됐습니다. 바닥 타일부터 온실과 붙어 있는 관리동도 처음 지을 당시와 비슷하게 복원되어 있으니 구석구석 보는 재미가 있겠죠.

# 남산 야외식물원

남산에 24시간 열린 야외식물원이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남산 야외식물원은 1997년 만들어진 곳으로 연못과 팔도소나무단지, 야생화원으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4월에서 11월 사이에는 야외식물원 안에서 실개천도 만날 수 있습니다. 또 남산에서는 보기 어려운 이끼 정원도 찾을 수 있는데요. 마치 다른 세계에 와 있는 듯한 느낌도 받을 수 있습니다.

8월이 지나면 야생화단지에 화려한 꽃도 피니 곧 구경 가는 것도 좋겠네요.

# 서울숲

서울 성수동 일대를 핫하게 만들어준 일등 공신, 바로 서울숲입니다. 골프장과 경마장이 있던 곳을 숲으로 조성했는데요, 문화예술공원, 체험학습원, 생태숲, 습지생태원 네 가지 테마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월드컵공원과 올림픽공원에 이어 서울에서 세 번째로 큰 공원이죠.

최근에는 서울숲에서 다양한 전시와 공연도 이어지고 있어 볼거리, 즐길 거리가 많습니다. 게다가 한강과 맞닿아 있으니 서웊숲과 한강의 낭만을 동시에 즐기기도 좋을 것 같네요.

    에디터
    오기쁨(프리랜스 에디터)
    포토그래퍼
    Courtesy Photos, 서울식물원, 서울특별시의회, 문화재청, 서울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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