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속 매력적인 ‘구 여친’들
“나 사랑한다고 했잖아. 그 마음, 변했니?”
떠날 땐 언제고 다시 남자 주인공 눈앞에 나타나 사랑을 애원하지만, 그렇다고 미워하기에는 너무 예쁜 그녀들. 지나간 사랑의 감정을 자꾸 들춰내 남자 주인공을 뒤흔드는 드라마 속 매력 있는 구 여친들, 누가 떠오르시나요?
# <내 이름은 김삼순> 유희진
드라마 속 ‘구 여친’계의 투 톱 중 한 명이죠. 배우 정려원이 연기한 ‘유희진’. 아픔을 간직한 채 어쩔 수 없이 사랑하는 남자 ‘현진헌(현빈)’을 떠나야 했던 비련의 서브 여주인공입니다.
당시 정려원은 두말할 필요 없는 아름다운 외모로 유희진 캐릭터를 ‘레전드’로 만들었습니다. 지적이고, 따뜻하고, 부족함 없이 자란 유희진은 진헌과 6년 동안 사랑을 쌓았죠. 희진은 진헌과 결혼하고 싶었지만, 그녀는 암에 걸려 수술을 해야 했습니다. 진헌에게는 비밀로 한 채.
그동안 진헌은 김삼순(김선아)을 만나 새롭게 사랑을 시작했죠. 진헌 앞에 다시 선 희진은 그와 함께 예전으로 돌아가고자 하지만, 마음의 변화는 다시 되돌리기 어려웠습니다.
아름다운 희진은 때론 단호하게, 때론 부드럽게 사랑을 말하는 캐릭터였습니다. 삼순이와 진헌이를 갈라놓으려는 얄미운 구 여친 캐릭터지만, 도저히 미워할 수 없는 여자였죠.
당시 정려원은 긴 웨이브 머리에 가녀린 몸, 센스 있는 패션으로 많은 여성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특별한 ‘구 여친’이었습니다.
# <커피프린스 1호점> 한유주
드라마 속 구 여친계의 또 다른 톱 캐릭터는 <커피프린스 1호점>의 ‘한유주’입니다. 채정안이 연기한 ‘한유주’는 채정안에게 제2의 전성기를 가져다줬죠.
한유주는 ‘어른 여자’에 대한 환상을 모두 충족시켜주는 캐릭터였습니다. 여자가 꿈꾸는 멋진 여자에 대한 판타지를 실현한 캐릭터랄까요.
곱게 핀 꽃 같은 한유주는 사실 불꽃같은 여자였습니다. 자유분방하고, 섹시하고, 섬세하며, 사랑 앞에 두려울 게 없는 여자죠. 화가라는 직업이 너무나 잘 어울리는 그녀는 ‘최한성(이선균)’이라는 남자를 두고 ‘마이 웨이’ 사랑을 합니다. 적잖이 속 썩이는 여자지만, 멋짐이 뚝뚝 떨어지니 도무지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였습니다.
심지어 한눈은 내가 팔아놓고, 눈물도 내가 흘리는 어이없는(!) 상황도 연출하지만, 그마저도 넋 놓고 보게 만들 정도로 예뻤으니 말 다 했죠.
특히 한유주가 최한성에게 무릎 꿇고 프러포즈하던 장면은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습니다. “나랑 결혼해줄래? 별도 달도 따주겠단 말은 못하겠다. 그리고 미안한데, 찬물에 손도 담그게 될 거야. 대신 노력할게. 좋아하는 맘만으로 살기 힘들 때 노력할게. 더. 받아줄래?”
당시 한유주 헤어스타일, 한유주 옷, 한유주 신발, 한유주 머리 끈까지 모두 화제를 모았죠.
# <시크릿 가든> 윤슬
<시크릿 가든> 속 ‘길라임(하지원)’과 ‘김주원(현빈)’의 로맨스도 좋았지만, 이 드라마는 서브 남녀 주인공의 로맨스도 빼놓을 수 없었죠. ‘오스카(윤상현)’와 ‘윤슬(김사랑)’의 밀고 당기는 로맨스는 시청자들의 마음에 불을 지폈습니다.
한때 사랑했던 오스카와 윤슬. 두 사람은 어이없는 오해로 서로 멀어집니다. 뜻하지 않게 서로에게 상처를 입힌 연인이죠. 훗날 이러저러한 인연에 의해 다시 마주치게 된 두 사람. 윤슬은 오스카를 자극하기 위해 김주원을 이용합니다. 김주원과 결혼해 오스카를 평생 괴롭힐 작정을 하고 덤빕니다. 하지만 오스카에게 남은 마음은 숨길 수 없었죠.
드라마에서 김사랑은 엄청 예쁜 철부지 CF 감독 ‘윤슬’ 역을 제대로 소화했습니다. 고상한 척 다 해놓고 예술 상식은 없다든가, 잘난 척하며 영어를 썼지만 알고 보면 틀리는 등 ‘허당미’를 선보였죠.
# <또 오해영> ‘오해영’
드라마 <또 오해영>에는 두 명의 ‘오해영’이 등장합니다. 서현진이 연기한 ‘그냥 오해영’과 전혜빈이 연기한 ‘예쁜 오해영’입니다. 학창 시절 이름이 같아 ‘예쁜 오해영’에게 비교당한 ‘그냥 오해영’의 삶을 현실적으로 그려내 호평받은 드라마였죠.
드라마에서 ‘박도경(에릭)’의 구 여친으로 등장한 ‘예쁜 오해영’은 내내 에릭의 곁을 맴돕니다. 여느 구 여친들이 그렇듯 말이죠. 박도경이 ‘그냥 오해영’과 잘될 만하면, 자꾸 나타나 과거의 아름다웠던 기억을 헤집으며 그를 흔듭니다.
하지만 ‘예쁜 오해영’은 박도경의 엄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를 떠나야 했던 아픔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마음은 변함없죠. 그래서 더 미워할 수 없습니다.
전혜빈은 차분하고 예쁜, 어디서나 환영받는 ‘예쁜 오해영’을 밉지 않게 소화했습니다. 모두에게 사랑받지만, 사랑하는 남자에게서만은 멀어져야 하는 외로움까지 제대로 그려내 드라마 말미에는 여성 팬들의 많은 지지를 얻었죠.
- 에디터
- 오기쁨(프리랜스 에디터)
- 포토그래퍼
- Courtesy 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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