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시게 푸르른 청춘. 아프고 부딪혀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청춘. 돌아가고 싶어도 돌아갈 수 없는 아련한 그 시절의 청춘. tvN <스물다섯 스물하나>를 보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그런 ‘청춘’입니다.

1998년, 시대에 꿈을 빼앗긴 청춘들은 방황하고 아파하지만 멈추지 않습니다. 펜싱 국가 대표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고등학생 나희도(김태리), IMF로 인해 꿈과 가족, 돈까지 잃은 백이진(남주혁), 최연소 펜싱 금메달리스트지만 자리를 빼앗길까 봐 두려워하는 고유림(보나).

그리고 그들의 친구인 7반 이쁜이 문지웅(최현욱), 무심한 듯 다정한 반장 지승완(이주명). <스물다섯 스물하나>에는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더 많은 청춘들이 등장합니다.

나희도는 김태리이기 때문에, 김태리여야 가능한 캐릭터입니다. 나희도는 시대가 꿈을 빼앗아도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꿈을 향해 직진합니다. 자신을 넘어트린 시대를 원망하지 않고 펜싱을 계속하기 위해 강제 전학을 꿈꾸거나, 빚쟁이들에게 시달리는 백이진에게 “둘이 있을 땐 아무도 몰래 잠깐만 행복하자”며 가슴 뛰는 행복을 선사하죠.

그런 나희도의 곁에는 백이진이 있습니다. 부잣집 도련님에서 IMF로 인해 한순간에 셋방 총각으로 전락해버린 백이진. 하지만 그는 엇나가지 않고 자신의 인생을 위해, 가족을 구하기 위해 성실하게 내일을 준비하며 앞으로 나아갑니다. 잘생긴 외모, 큰 키, 게다가 공부도 잘하고 방송반 아나운서까지 했던 백이진은 첫사랑의 아이콘과도 같은 존재인데요. 그는 나희도 곁에만 가면 무장 해제됩니다. 솔직한 나희도 앞에서는 숨길 것도, 숨을 필요도 없기 때문입니다.

1998년 모두가 어려웠던 그 시절과 지금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지금도 많은 청춘들이 매일 밤 크고 작은 고민을 가슴에 품은 채 잠 못 이루고 있으니까요. <스물다섯 스물하나>는 그 시절 청춘을 지나온 이들과 2022년을 살아가는 청춘들 모두에게 보내는 응원일지도 모릅니다.

“맨날 진다고 매일이 비극일 순 없잖아. 웃고 나면 잊기 쉬워져. 잊어야 다음이 있어. (…) 100% 희극도 없고 100% 비극도 없는 거 같아. 그래도 너와 내 앞에 놓인 길엔 희극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는 나희도의 말처럼, 내일은 조금 더 웃을 수 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