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찬란한 아름다움에 대하여
아시아계를 향한 증오 분위기 부상에 응수해줄 것을 요구받은 사진작가 샤리프 함자가 자신의 카메라로 현재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의 아름다움을 담았다.
‘단지 하나의 일’로 여겨지는 스토리가 있다. 그리고 더 깊은 울림과 의미를 지닌 이야기가 있다. 20년 넘게 캐스팅 디렉터로 일해온 나는 패션계에서 가장 큰 몇몇 브랜드와 크리에이티브 팀을 위해 패션쇼와 캠페인, 에디토리얼 작업을 하는 행운을 누렸다. 그렇지만 나는 이번처럼 개인적인 의미가 많이 담긴 프로젝트에 함께 참여하는 기쁨을 누려보지는 못했다.
한국계 미국인으로 자라온 나는 서양 출판물에서 매우 동양인다운 아름다운 사람들을 보지 못했다. 어머니가 젊은 시절부터 나의 유일한 미적 영감이었다. 잡지에서 나 같은 모습의 사람들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물론 나는 늘 아시아 출판물을 찾아볼 수 있었다. 그렇지만 10대 초반부터 서양 출판물을 구독해온 나는 지금 이 페이지에서 보는 이런 패션 화보는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다.
내가 패션계에 뛰어든 1990년대 후반에는 유명한 아시안 모델이 거의 없었다. 2000년대에 링 탄(Ling Tan, 이번 스토리에 등장하는), 나탄 부드로(Natane Boudreau), 키모라 리 시몬스(Kimora Lee Simmons), 이리나 판타예바(Irina Pantaeva), 지혜(Jihae)는 몇 안 되는 예외적 인물이었다. 나는 당시 그들을 우상처럼 숭배했다. 안나 수이, 세실리아 딘(Cecilia Dean), 게일 디존(Gayle Dizon), 니안 피시(Nian Fish), 레이 가와쿠보와 베라 왕 같은 많은 아시아계 선지적 인물들과 더불어 말이다. 그들은 내가 살면서 처음 접한 패션계에서 활동하는 매력적이면서도 강력한 다양한 아시아계 여성들이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특히 중국과 한국 모델의 약진과 더불어, 모델계에서 아시아인의 대의성이 분명히 발전하긴 했다. 그렇지만 여전히 우리의 시야를 확장하고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의 미적 깊이, 그들의 피부 톤과 독특하고 다양한 특징을 포용하는 것과 관련해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아 있다.
아시아계 여성을 주인공으로 하는 이번 화보 아이디어는 사진가 샤리프 함자(Sharif Hamza)의 열정에서 비롯됐다. 2020년과 2021년에 아시아인을 향한 혐오 정서와 증오 범죄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것에 대한 반박인 것이다. 필리핀인 어머니를 둔 샤리프는 잔인하게 가해 대상이 됐고(그리고 여전히 그 목표물이 되고 있는) 그 사람들이 지닌 미와 목소리에 힘을 싣고 그들을 인정하는 데 그의 작품을(우리의 작품을) 활용해야 한다는 데 책임감을 느꼈다.
그가 진정으로 이 프로젝트의 중요성을 이해할 수 있고 그것에 대한 의무감을 구체화할 수 있는 이 스토리에 함께할 팀을 꾸리는 것이 중요했다. 말레이시아부터 몽골까지 아우르는 아시아 대륙에 유산을 가진 모델부터 아시아계 미국인 메이크업 아티스트 그레이스 안(Grace Ahn)에 이르기까지. 우리 어머니, 자매, 친척, 친구의 얼굴이 우리가 보고 싶어 하던 방식, 즉 ‘고상하고 아름다운’ 방식으로 회고되고 그려지는 것을 볼 수 있는 화보 촬영에 협업하기 위해 함께 모였다.
이 스토리에 등장하는 여성들 모두 각자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보이도록 연출했다. 그레이스는 뛰어난 이해력과 감각으로 그들의 특징을 살리면서도 캐리커처처럼 과장되지 않도록 표현했다. 이 여성들이 이번 서사에 접목한 그들의 독특함과 개성이 이 인물 사진을 특별하게 만들었다. 이것을 통해 여성 개개인은 인간다워지고 인정받을 기회를 얻을 것이다. 그것은 이번 특집 기사가 이 모델들뿐 아니라, 바라건대 이 스토리를 보는 모든 아시아계 여성에게 의미 있는 이유다. 우리의 관점이 마침내 인정받게 됐다. 청소년기나 35년이 더 지난 시점에 이 스토리를 봤다 해도 나는 정말 권한을 부여받는다고 느꼈을 것이다. 이것이 단지 화보에 불과하다는 것을 안다. 그렇지만 우리가 찬란하고 아름답게 표현된 것을 많이 듣고 자주 볼수록, 그런 방식으로 노출되는 일이 우리에게 잦아질수록, 나는 미래에 우리가 오명을 덜 쓰고 하찮은 존재라고 덜 느끼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VK)
- 사진
- 샤리프 함자(Sharif Hamza)
- 글
- 미셸 리(Michelle Lee)
- 스타일리스트
- 데나 지아니니(Dena Giannini)
- 헤어
- 에바니에 프라우스토(Evanie Frausto)
- 메이크업
- 그레이스 안(Grace Ahn)
- 네일
- 셜리 쳉(Shirley Cheng)
- 프로덕션
- 아너 헬론 프로덕션(Honor Hellon Production)
- 디지털 아트워크
- 아트 웍스 포스트 프로덕션(Art Works Post Produ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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