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앞둔 예비 신부들은 완벽한 웨딩드레스를 찾기 위해 몇 달 혹은 더 긴 시간을 할애한다. 하지만 정작 란제리에 대해서는 결혼식 직전까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이는 치명적인 실수가 될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란제리는 결혼식 당일의 룩을 완전히 좌우할 수 있습니다.” 셀프리지스(Selfridges) 백화점에서 여성복 데님 & 보디 스튜디오의 바이어로 일하는 그레이스 닐(Grace Neal)의 말이다. 영국의 란제리 브랜드 코코 드 메르(Coco de Mer)의 대표 루시 리트왝(Lucy Litwack) 역시 100% 동의했다. “아무것도 입지 않은 듯 편안해야 합니다. 전혀 신경 쓰지 않아도 될 만큼.”

사진: 한스 포이러(Hans Feurer)

주인공은 바로 당신임을 잊지 말 것
“결혼식은 스스로를 특별하게 느끼게 해줄 근사한 란제리를 마음껏 쇼핑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예요.” 도발적인 란제리로 유명한 브랜드 아장 프로보카퇴르(Agent Provocateur)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사라 쇼튼(Sarah Shotton)은 더 과감하고 특별한 란제리를 ‘주저 없이’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랜 시간 갈망해온 란제리를 스스로에게 선물할 수 있는 멋진 순간이에요.”

Agent Provocateur ‘Lorna Bra’, 95파운드. 네타포르테에서 구매 가능.

Agent Provocateur ‘Thong’, 40파운드. 네타포르테에서 구매 가능.

몸의 셰이프를 잡아주는 보디수트부터 실오라기 같은 지스트링까지, 그 무엇이든 상관없다. 자신감을 더해주는 것을 골라야 한다. 영국 왕실의 란제리 브랜드로도 잘 알려진 릭비 앤 펠러(Rigby & Peller)의 스타일리스트 캐서린 사라프(Kathryn Sarraff)는 란제리 스타일링이 모든 것을 좌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생일대의 순간에 란제리는 늘 중요한 역할을 하는 법이죠.” 

I.D. Sarrieri ‘Corded Lace And Tulle Underwired Bra’,
245.70파운드. 네타포르테에서 구매 가능.

I.D. Sarrieri ‘Corded Lace Thong’, 131.04파운드. 네타포르테에서 구매 가능.

꾸준히 사랑받는 브랜드 막스 앤 스펜서(Marks & Spencer)의 수석 디자이너 수지 젠킨슨(Soozie Jenkinson)은 란제리를 고를 때 네 가지 키워드를 기억하라고 조언한다. 바로 편안함, 스타일, 실루엣, 지지감. “모든 여성은 저마다 고유의 몸매를 지녔죠. 그렇기에 어떤 형태, 재단, 디자인의 란제리가 특별한 날 당신의 자신감을 최대로 끌어올리는지 테스트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잘 맞는 브래지어를 고르자 (만약 입는다면!)
일생 동안 몸의 사이즈와 셰이프는 변화한다. 완벽한 핏의 브라는 입었을 때 편안할 뿐 아니라 전체적인 아웃핏을 보완해주면서 매끈한 실루엣을 완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자신의 보디 사이즈를 정확히 안 뒤에는 다양한 종류의 브래지어를 직접 입어보는 것이 중요하다. 감각적인 란제리 브랜드 플뢰르 드 말(Fleur du Mal)의 창립자 제니퍼 주카리니(Jennifer Zuccarini)가 추천했듯이 말이다. “한 가지 스타일의 브라만 입어왔다면 그건 큰 실수예요. 레이스가 마냥 불편하다고 생각해왔나요? 일단 도전해보면 생각보다 훨씬 편안하다는 걸 알게 될 거예요. 아름답기도 하고요. 결혼식은 이제껏 해보지 않은 새로운 것을 시도해볼 좋은 기회입니다.” 

보정 속옷을 고려해볼 것
보정 속옷은 실루엣을 만드는 시작이 되기도 한다. 월포드(Wolford)의 CCO 실비아 아잘리(Silvia Azzali)에 따르면 “최고의 스타일이란 자연스러운 룩으로 보디 셰이프를 부드럽게 잡아주는 것”이라고 한다.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스킴스(Skims)와 스팽스(Spanx) 혹은 막스 앤 스펜서의 자체 브랜드이자 베스트셀러 ‘웨어 유어 온 브라(Wear Your Own Bra)’의 아이템 등 옵션은 많다. 

Wolford ‘Tulle Control Fitted Bodysuit’, 126파운드. 파페치에서 구매 가능.

Wolford ‘Mesh Shapewear Dress’, 155파운드. 매치스패션에서 구매 가능.

두 가지 스타일의 브래지어
근사한 레이스 브라를 발견했지만 어쩐지 목선에 잘 어울리지 않는다고 느낀다면, 다음 기회로 미루자. 언더웨어에 프릴이나 요란한 디테일이 있으면 안에서 뭉칠 수 있기 때문에(매끈한 실루엣에 방해될 뿐 아니라 간지럽다) 피하는 것이 좋다. 그 대신 결혼식 날 밤에 더 로맨틱한 디자인으로 갈아입는 것도 방법이다. 

점점 더 많은 신부들이 두 가지 스타일의 란제리 세트를 구매한다. 결혼식에는 드레스에 최적화된 언더웨어를 입고, 저녁엔 다른 디자인으로 갈아입는 것이다. 이를테면 낮에는 매력적인 보디수트를, 밤에는 슬립 위로 살짝 드러나는 관능적인 브라를 입는 식이다. 플뢰르 드 말 주카리니의 조언 역시 같은 맥락이다. “기능성 때문에 웨딩드레스 안에 아름다운 란제리를 입지 못한다 해도 염려하지 마세요. 나중에 좀 더 친밀하고 편안한 것으로 갈아입을 수 있으니까요.”

Coco de Mer ‘Seraphine Plunge Bra’, 135파운드.

Coco de Mer ‘Seraphine Brazilian Knickers’. 95파운드.

꼭 아이보리만 고집하지 않아도 좋다
2022년, 신부들은 점점 컬러 선택에 유연해지고 있다. 웨딩드레스가 꼭 화이트나 아이보리일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란제리도 마찬가지다. 물론 언더웨어를 드러내기 싫다면 누드나 뉴트럴 톤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그러나 피로연 후 드레스로부터 해방된 순간에는 어떤 컬러든 괜찮다. 대담하고 시크한 블랙 브래지어, 파란색 브리프도 좋다. 무엇이든 당신이 사랑하는 컬러를 고르자.

Fleur du Mal ‘Satin Balconette Bra’, 99파운드. 플뢰르 드 말 홈페이지에서 구매 가능.

Fleur du Mal ‘Luxe Satin Thong’, 50파운드. 플뢰르 드 말 홈페이지에서 구매 가능.

Fleur du Mal ‘Embroidered Plunge Bra’, 130파운드. 플뢰르 드 말 홈페이지에서 구매 가능.

Fleur du Mal ‘Embroidered Thong’, 53파운드. 플뢰르 드 말 홈페이지에서 구매 가능.

미리 입어보자
결혼식 당일 아침, 란제리가 드레스 밖으로 자꾸 삐져나온다는 걸 알게 된다면, 그야말로 악몽이다. 그렇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당황하는 일이 없도록 미리 란제리를 입어보는 것은 무척 중요하다. 코르셋과 보정 속옷을 편하게 길들여놓는 것도 좋다. 조명도 관건이다. 특히 약간 속이 비치는 드레스의 경우 다양한 환경에서 드레스와 언더웨어를 입어볼 것을 추천한다. 

La Perla ‘Outset Embroidered-Tulle Padded Bra’, 180파운드. 매치스패션에서 구매 가능.

La Perla ‘Outset Floral-Embroidered Tulle Brazilian Briefs’, 85파운드. 매치스패션에서 구매 가능.

웨딩, 그 후
마침내 완벽한 스타일을 발견하고, 일생일대의 중요한 날을 무사히 치른 당신이 기억해야 하는 한 가지. 바로 이 멋진 언더웨어를 꾸준히 입는 것이다. 플뢰르 드 말의 주카리니는 이렇게 말했다. “결혼 1주년에 브라이덜 란제리를 다시 꺼내 입는 것만큼 섹시한 건 없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