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니스

부티크 피트니스, ‘럭셔리 웰니스’는 어떻게 다를까?

2022.07.07

by 이주현

    부티크 피트니스, ‘럭셔리 웰니스’는 어떻게 다를까?

    부티크 피트니스에서 럭셔리 웰니스를 체험하다!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죠?” 로스앤젤레스에 살다 보면 건강의 척도를 묻는 질문을 하루에도 여러 차례 맞닥뜨린다. 이웃집 부부, 주스 바의 점원, 동네 슈퍼마켓과 단골 세탁소의 사장까지. 1년 내내 햇살이 쏟아지는 날씨 덕에 모두가 긍정적이고 느긋해서일까. 나의 안녕이 진심으로 궁금하든 그렇지 않든 인사치레처럼 건네는 물음 사이에서 ‘웰니스(Wellness)’에 대한 남다른 관심이 드러난다.

    반세기 동안 전 세계적으로 유행처럼 번져 수없이 입에 오르내린 단어 ‘웰니스’는 웰빙(Well-being)과 행복(Happiness), 건강(Fitness)의 단어 조합으로 탄생했다. 얼핏 보면 신조어 같지만, 웰니스는 질병(Illness)의 반대 의미로 1650년대부터 옥스퍼드 사전에 등재되었으며, 350년이 지난 2000년대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적극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신체적·정신적·사회적 건강이 조화를 이루는 이상적인 상태’. 웰니스의 사전적 정의다. 단순히 건강한 음식을 섭취하고, 몸을 가꾸는 데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주체적인 대상이 되어 현명하게 먹고 소비하며, 똑똑하게 놀고 자고, 즐거운 공동체 생활을 영위하는 다각적 라이프스타일. 이런 의식적인 진화엔 단지 ‘무엇’을 만드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만드느냐’에 대한 이해가 동반된다.

    “웰니스의 여정에 오르기 위해선 여러 방면에서 뚜렷한 목표 의식과 성실함, 충분한 시간이라는 삼박자가 완벽하고 균형 있게 어우러져야 해요. 혼자서 하긴 어렵죠. 그래서 길잡이를 자처했습니다.” 헤일리 비버부터 켄달 제너, 카이아 거버, 카라 델레바인, 아리아나 그란데 등 유명 인사들이 열광하는 포마 필라테스(Forma Pilates)의 창립자 리아나 레비(Liana Levi)가 자신 있게 말을 이었다.

    “3년 전, 팬데믹이 들이닥쳤을 때 집에서 맘껏 운동이나 해볼까 하고 리포머를 구입했어요. 13년 동안 필라테스를 수련해왔지만, 집 안에 들인 건 처음이었죠. 친한 친구들을 불러서 필라테스 코칭하고, 건강한 식단을 공유하며, 좋은 영양제에 대해 토론했는데, 어쩌다 그게 입소문이 났어요. 멋진 여자들에게 편안한 치유의 공간이 필요했나 봐요.” 곧 그녀는 한적한 웨스트 할리우드 주택가의 수영장 딸린 근사한 엄마 집의 일부를 프라이빗한 필라테스 스튜디오로 개조하는 공사에 착수했다. 그리하여 한 공간에서 웰니스를 전방위로 관리하는 부티크 피트니스, 포마 웰니스 클럽(Forma Wellness Club)이 탄생했다.

    리아나의 특출한 모범생 중 한 명인 켄달 제너는 얼마 전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웰니스 다이어리를 공개했다. “불안을 다스리기 위해 일기를 쓰고, 싱잉볼을 두드려 뇌파를 안정시키며 명상을 하거나,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마음을 정리한다”는 소소한 팁을 남겼다. 역시 리아나의 조언 덕분이다. “운동 계획뿐 아니라 음식 메뉴 선택, 정신과 영혼을 다루는 법, 심지어 인간관계에 대한 팁에 이르기까지 우리를 둘러싼 모든 건강 상태에 대한 정보와 노하우를 제공하려고 해요.” 심지어 인생 최대의 난제인 인간관계까지 조언해주는 필라테스 선생님이라니!

    재산 가치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하지만, 건강도 돈이 있어야 똑똑하게 챙길 수 있다. 포마 웰니스 클럽을 찾는 고객은 매우 절제된 퍼스널 서비스를 위해 여타 필라테스 스튜디오의 그룹 수업보다 훨씬 많은 비용을 기꺼이 지불한다. 컨시어지를 포함한(보안과 주차를 위한 발레파킹 서비스, 신상 운동복 대리 쇼핑 서비스, 운동 효율을 높이기 위해 비건 단백질 셰이크와 유기농 콜드브루 커피 등이 구비된 음료 서비스 등이다) 1:1 프라이빗 수업은 시간당 500달러, 두 명에서 네 명까지 함께 하는 소규모 그룹 수업은 시간당 1인 기준 100달러 이상이다.

    이쯤 되면 당신도 귀가 솔깃할 것이다. ‘뭐 얼마나 다르길래? 나도 가볼까?’ 아쉽게도 이곳은 아무나 들어갈 수 있는 피트니스 클럽이 아니다. 기존 회원 두 명의 추천이 있어야 가까스로 첫 수업을 수강할 수 있다. 만반의 준비를 위한 총알은 있어도 장전은 마음대로 못하는 셈이다. “규모는 작은 편이지만 훌륭한 강사 여덟 명과 함께 꾸린 360도 프로그램만큼은 자부심을 느껴요. 사업 규모를 늘리기보다는 오직 소수 엘리트만을 위한 공간을 만드는 것이 제 목표예요.” 소호 클럽과 같은 럭셔리 시장의 프라이빗 멤버십 모임이 그렇듯 이제 부티크 피트니스는 사회적 지위를 나타내는 웰니스 공간이자 소셜 허브 역할을 해낸다.

    명백하게 느끼는 부티크 피트니스의 가장 큰 장점은 웰니스에 대해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친밀하게 소통할 수 있다는 것. “운동하는 게 끔찍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못 봤어요. 스튜디오에 들어서는 모든 고객은 항상 기분이 좋아져서 걸어 나가요. 땀을 흘리는 과정에서 한계를 발견하며 도전을 반복하도록 열심히 돕고 있어요. 즐거운 에너지를 공유하며 보람을 느껴요.” 프로 운동선수, 패션모델과 유명 기업가의 웰니스를 책임지는 로이디언 챈(Roydian Chan)이 웃으며 말을 이었다.

    스스로를 ‘웰니스 파트너, 피트니스 트레이너’라 칭하는 로이디언의 부티크 피트니스에서는 근육을 제대로 쓰는지 미세한 움직임을 체크하고, 아침엔 무엇을 먹어야 하는지, 신선한 농산물은 어디서 구입하면 좋은지, 어떤 고민이 있는지, 여행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등 나를 온전히 신경 써주는 서비스와 특별 대우를 경험할 수 있다. “부티크 피트니스의 장점은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는 점이죠. 영양에 관련된 조언과 회복 커리큘럼을 넣는 등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집중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자격증을 소지한 영양사와 함께 맞춤형 영양 계획을 수립하고, 식사 준비 서비스도 제공합니다. 저의 강력한 네트워크를 통해 물리 치료사, 테라피 치료사와 함께 고객이 직접 수립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돕죠.”

    로이디언은 다양한 스포츠를 경험하며 에너지를 발휘하는 것이 곧 긍정적이고 행복한 삶으로 이어지는 지름길이라 말한다. 피트니스에 대한 열정은 10년 전, 운동학 학위를 받게 했고 피트니스 과학을 몸소 연구하며 움직임이 건강과 행복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실험하게 했다. “우리 몸에 가장 해로운 건 극단적인 다이어트나 극도로 제한적인 생활 방식입니다. 개개인의 신체와 일상에 맞게 하는 것이 중요해요. 각자 라이프스타일은 물론 타고난 DNA, 호르몬 주기, 수면 패턴, 음주와 흡연 여부가 다르듯 우리의 몸은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까요.”

    당신과 나의 몸은 거짓말하지 않는다. 고통 없이 얻는 것은 없다. 아이러니하게도 현재 웰니스 산업의 이면은 지름길에 집착한다는 것이다. “빠른 결과를 보장하는 프로그램이 만연해요. 질보다는 양에 중점을 둔 운동의 결과는 항상 똑같죠. 몸을 다치거나 체력이 금세 소진되기 쉬우며, 궤도에서 벗어나 목표를 눈앞에서 놓칠 수 있죠.” 그가 명쾌하게 질책했다. “운동, 영양, 수면과 의미 있는 관계. 웰니스는 네 가지로 요약할 수 있어요. 저는 이 영역에서 조금씩 완벽해지는 습관과 방법을 지도합니다. 칼로리를 따지는 것이 건강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널리 전파하고 싶어요. 어떤 음식을 섭취할지 의식적으로 생각하고, 과격한 운동 뒤에는 느긋한 회복의 시간을 갖는 그런 사소한 습관이 중요하죠. 행복하고 건강한 웰니스 여정을 위해 때로는 친구들과 즐기는 맛있는 저녁 식사, 가족과 함께 떠나는 여행이야말로 최고의 명약일 테니까요.” (VK)

    에디터
    이주현
    컨트리뷰팅 에디터
    우주연
    아트워크
    Sunhot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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