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엔 뭘 신을까? 컬렉션으로 엿보는 슈즈 트렌드
이번 F/W 컬렉션은 슈즈의 창창한 미래를 엿본 듯했습니다. 또각또각 소리와 함께 런웨이를 한층 다채롭게 만들던 슈즈의 향연, 함께 엿볼까요?
우선 마주하자마자 사랑스러움에 웃음을 터뜨리게 한 건 바로 로에베였습니다. 발끝과 뒤꿈치에 터질 듯한 풍선 오브제를 매달았거든요. 미처 벗지 못한 청바지가 발목에 걸린 것 같은 모양이나 드로스트링 파우치를 그대로 신은 듯한 형태의 슈즈도 기발했습니다. 본래 위트 있는 디테일을 더하기로 유명한 로에베는 지난 시즌엔 비누, 매니큐어 오브제를 굽 대신 달기도 했죠.
이처럼 펌프스와 스틸레토 힐은 좀 더 다양한 형태로 진화했는데요. 프라다와 톰 포드, 보테가 베네타는 기존 스틸레토 실루엣의 각도를 살짝 비틀며 전에 없던 새로운 힐의 등장을 알렸죠. 뒤쪽으로 쏠린 듯한 힐이 아슬아슬하면서도 언밸런스한 매력을 품고 있군요.
편안함이 최우선인 이들에게 이번 시즌 컬렉션만큼 반가운 건 또 없을 겁니다. 스니커즈 역시 이번 컬렉션의 화두 중 하나였거든요. 더 로우, 루이 비통, 이자벨 마랑은 누구나 편히 신을 수 있는 스포티한 운동화를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이 트렌드에서 누구보다 확실한 승리를 거머쥔 건 바로 구찌와 아디다스의 콜라보레이션, 일명 ‘구찌다스’겠죠?
플랫 슈즈는 밝고 팬시했습니다. 발레 슈즈를 영리하게 해석한 미우미우와 시몬 로샤가 가장 기억에 남는군요. 특히 시몬 로샤는 운동화 속에 발레 슈즈를 퍼즐처럼 끼워 맞춘 듯한 디자인으로 펑키한 무드도 야무지게 챙겼습니다.
델 코어, 엠포리오 아르마니는 다리에 버클 수십 개를 채운 독특한 형태의 부츠를 선보였고요. 반면에 발렌티노, 베르사체, 릭 오웬스는 굽에 대한 사그라들지 않는 열정을 보여줬습니다.
마치 슈즈의 춘추전국시대를 보는 듯했던 이번 컬렉션. 덕분에 눈치 보지 않고 ‘발맛’ 따라 골라 신을 수 있겠군요. 무엇을 신든 우리를 더 좋은 곳으로 데려가줄 거란 건 확실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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