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을 고요히 빛낼 컬러, 차분한 브라운
블랙, 그레이, 베이지가 들어가지 않은 겨울 룩을 상상하기란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딱 그만큼 싫증도 자주 나죠. 때때로 베이지는 왠지 묵직함이 덜하고, 회색은 냉정하며 검은색은 재미없게 느껴집니다.
그렇다고 무작정 비비드한 컬러를 시도할 수도 없는 노릇. 2022 F/W 컬렉션을 훑어보던 중 유독 눈에 밟힌 색이 있었습니다. 바로 브라운이었죠. 한눈에도 이번 시즌 대세 컬러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베이지처럼 밝은 톤보다는 흙과 나무에 가까운 어두운 톤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물론 브랜드마다 미묘한 빛깔의 차이는 있었지만요.
차분한 풍취와 고급스러운 빛을 발한 런웨이 속 브라운. 올해는 이 컬러를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하나하나 뜯어보도록 합시다.
초콜릿빛이 감도는 브라운은 선명한 채도 덕에 미니멀한 실루엣을 완성하기 좋습니다. 아우터 중에서는 곧은 라인의 코트가 제격이죠. 이런 자리에 안 나오면 섭섭한 더 로우의 코트가 모범 답안입니다. 미니멀하고 도회적인 분위기에 브라운을 얹으니 우아해 보이기까지 하죠?
물론 토리 버치나 로에베처럼 약간의 오버사이즈도 무리 없이 소화해냅니다. 스카프나 슈즈와 같이 포인트를 줄 만한 아이템을 곁들인다면요. 특히 소매 주름까지 완벽한 로에베의 벙벙한 실루엣은 시크한 멋을 부리기 딱이겠군요.
레이어드를 통해 풍성한 실루엣을 연출할 수도 있습니다. 톤이 다크할수록 여러 아이템을 덧대어도 부해 보이지 않고 룩에 옹골차게 녹아들거든요. 톤온톤 룩을 꾸미기에도 좋고요. 약간의 묵직함은 오히려 더 폼이 납니다. 라인을 타고 자연스럽게 늘어지는 르메르와 지방시의 핏을 참고해보세요. 카키빛이 은은하게 섞인 브라운이라면 세련미까지 더할 수 있겠군요.
꼭 긴 코트일 필요 없어요. 지방시의 보머 재킷처럼 펑키한 아이템도 나쁘지 않습니다. 잔잔한 브라운 컬러라면 여유롭고 성숙한 무드를 베이스로 오묘한 조화를 이뤄낼 테니까요. 보머 재킷 본래의 마냥 자유로운 분위기와는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하죠.
이너 웨어는 스커트와 팬츠 모두 몸에 꼭 맞는 핏을 추천합니다. 톤이 짙다 보니 길쭉한 자태를 뽐내기에 좋거든요. 보디라인이 퍼져 보이지도 않고요. 노출 하나 없이 묘하게 관능적인 무드를 자아낼 수도 있습니다.
물론 쇼츠나 미니스커트도 예외는 없습니다.
오피스 스타일도 같은 맥락입니다. 차분한 커리어 우먼 느낌을 내고 싶다면 정직하게 라인을 드러낼 수 있는 핏이 좋겠죠. 올 컬러 룩이 심심하다면 비슷한 톤의 패턴이나 포인트 아이템을 매치해주세요.
여유롭고 시크한 느낌이 더 끌린다면, 레지나 표처럼 루스한 수트 패션에 도전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어딘가 빈티지스러운 운치도 얹을 수 있죠.
이번 시즌 브라운은 고풍스러운 기운이 가득합니다. 포멀한 룩은 만사형통이요, 캐주얼하게 스타일링한다고 해도 도회적인 세련미가 어쩔 수 없이 묻어날 겁니다. 톤도 어두운 편에 속해 블랙만큼이나 스타일링하기 쉬워요. 어떤 룩이든 자연스럽게 배어 나오는 고급스러움은 숨기려 해도 숨겨지지 않을 테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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