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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코의 시작점, 역사를 만든 수트가 경매에 나오다

2023.04.19

디스코의 시작점, 역사를 만든 수트가 경매에 나오다

<토요일 밤의 열기> 포스터, IMDb

지금은 댄스 플로어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장르지만, 1970년대 초까지 디스코는 배척당한 장르였습니다. 너무 말초적이고 선정적이어서 몇 곳의 클럽에서만 들을 수 있었죠. 노골적으로 말하면 흑인과 성 소수자만 듣는 음악이라는 인식까지 있었습니다. 하지만 1977년 개봉한 영화 한 편으로 디스코의 이미지는 정반대로 바뀝니다. 지금의 디스코를 만든 영화 <토요일 밤의 열기>를 소개합니다.

비지스, IMDb

<토요일 밤의 열기>는 저널리스트 닉 콘이 작성한 동명의 기사를 영화화한 작품입니다. 닉 콘의 기사와 영화는 모두 뉴욕 디스코 문화를 중심으로 다루고 있죠. 영화의 주인공 토니는 뉴욕 브루클린에 사는 이탤리언 청년입니다. 학교를 졸업하고 페인트 가게에서 점원으로 일하지만, 주말 클럽에서는 디스코에 맞춰 밤의 황제로 군림합니다. 토니의 춤 실력을 본 스테파니가 그에게 디스코 경연 대회에 나가자고 제안하죠.

이렇게 영화는 디스코 문화 전반을 다룹니다. 디스코 외 영화의 핵심은 세 가지인데요. 주연을 맡은 존 트라볼타, 앨범의 주요 디스코 트랙을 만든 비지스(Bee Gees), 그리고 패션이죠. 대중은 이 세 가지 요소에 흠뻑 빠졌습니다. 밖에서 전혀 들을 수 없던 디스코는 영화 개봉 후 몇 년 동안이나 거리를 지배했죠. <토요일 밤의 열기>의 사운드트랙 앨범은 4,000만 장 이상 팔렸고, 15년 동안 영화 사운드트랙 앨범 판매량 1위를 기록했으니까요. 나중에는 이에 질린 백인들이 ‘디스코 폭파의 밤’이라는 행사를 열 정도로, 디스코는 정말 모든 곳을 휩쓸었습니다.

특히 <토요일 밤의 열기>에는 대중이 디스코에 빠질 수밖에 없는 장면이 나옵니다. 존 트라볼타가 하얀색 스리피스 수트를 입고, 비지스의 ‘More Than A Woman’에 맞춰 춤을 추는 장면이죠. 이때 존이 입은 수트의 바지는 플레어 핏이었고, 셔츠는 활짝 열려 있는데요. 디스코 문화 속 패션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룩입니다. 관객들은 이런 수트를 입은 존 트라볼타에게 환호했죠. 이 룩이 디스코의 시작을 알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문화의 상징이자 당시 모든 청춘이 원했다는 점에서 시대정신을 담은 옷이라고도 할 수 있죠.

IMDb
IMDb
Courtesy of Julien’s Auctions

그리고 이 하얀색 스리피스 수트가 경매로 나왔습니다. 캘리포니아에서 열리는 ‘할리우드: 클래식 & 컨템퍼러리’ 경매에 말이죠. 관계자는 이 수트의 낙찰가가 20만 달러에 달할 거라고 예상하고 있는데요. 영화는 물론 대중음악 역사상 가장 유명한 의상 중 하나라고 생각하면 그리 비싼 가격은 아니겠죠. 디스코를 알고 싶다면 <토요일 밤의 열기>를 한번 감상해보길 권합니다. 비지스의 ‘Stayin’ Alive’와 함께 등장하는 존 트라볼타의 모습을 본다면, 디스코가 뭔지 단박에 알 수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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