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트렌드

가장 트렌디한 플레이리스트, 패션 브랜드가 직접 고른 음악 4

2022.10.18

by 윤승현

    가장 트렌디한 플레이리스트, 패션 브랜드가 직접 고른 음악 4

    음악 산업과 관련해 요즘이 ‘플레이리스트의 시대’라고 흔히 얘기하곤 합니다. 앨범의 시대는 훌쩍 지났고 이제는 자신이 좋아하는 곡을 골라 듣거나, 들려주는 것이 음악을 즐기는 보편적인 방식이 됐으니까요. ‘음악을 큐레이팅하는 일’은 취향의 많은 것을 보여줍니다. 음악과 문화는 떼려야 뗄 수 없기 때문이죠. 그런 만큼 음악을 직접 골라 소개하는 패션 브랜드가 늘고 있습니다. 브랜드의 색에 따라 플레이리스트가 천차만별로 다양한 것은 당연지사,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가 손수 고른 음악을 한번 들어봅시다.

    The Row

    ‘October 2022’ Playlist. Spotify

    뉴욕 기반의 브랜드 더 로우는 ‘매달’ 플레이리스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2020년 4월부터 만들기 시작한 플레이리스트는 벌써 30개를 넘겼죠. 매달 만드는 플레이리스트인 만큼, 더 로우는 그달의 계절감이 느껴지는 음악을 많이 고르곤 합니다. 완연한 가을을 맞아 10월엔 아웃캐스트(Outkast)의 몽환적인 음악으로 시작해 프린스(Prince)의 ‘Sign ‘O’ the Times’까지, 스산한 감정의 음악을 적재적소에 배치했죠. 더 로우 홈페이지에서 뉴스레터를 신청하면 플레이리스트 제공 소식을 받아볼 수도 있습니다.

    Medea

    ‘Erik Brunetti / Love Awareness Program’ Playlist. Spotify

    가방 전문 브랜드 메데이아(Medea)도 플레이리스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지금 소개하는 브랜드 중 가장 규모가 작은 편인 메데이아는 조금 재밌는 방식으로 플레이리스트를 만들고 있는데요. 여러 브랜드와 인물에게 플레이리스트 제작을 요청하기 때문이죠. 그중 눈에 띄는 건 역시 디자이너들이 고른 음악! 버질 아블로, 스테파노 필라티, 키코 코스타디노프, 에릭 브루네티 등 굵직한 이름의 디자이너들을 볼 수 있답니다. 가장 추천하는 건 ‘퍽트(FUCT)’의 디렉터 에릭 브루네티의 플레이리스트로 남성적이고 터프한 브랜드의 색채가 가장 짙게 느껴지는 음악을 만날 수 있습니다.

    Chanel

    ‘Soo Joo Park for Chanel’ Playlist. Spotify

    샤넬은 뮤지션을 비롯해 사랑하는 아티스트에게 플레이리스트를 받고 있습니다. 그중 눈에 띄는 두 가지 플레이리스트가 있죠. 바로 프렌치 팝 아티스트 세바스티앙 텔리에르(Sébastien Tellier)와 모델 수주가 만든 플레이리스트. 두 사람의 공통점이라면 샤넬 패션쇼에서 공연한 경험이 있다는 것이죠. 2021/2022 샤넬 크루즈 쇼에서 공연했던 세바스티앙 텔리에르는 우리에겐 조금 생소한 이름일 수 있어도, 프렌치 팝계에서는 이미 거장의 반열에 오른 아티스트입니다. 수주는 샤넬 2021/2022 공방(Métiers d’Art) 컬렉션 쇼에서 노래를 불렀죠. 그것도 신중현이 작곡한 김정미의 노래 ‘햇님’을 말이에요. 수주가 만든 플레이리스트에도 같은 곡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Burberry

    ‘Burberry TB Monogram: Summer Playlist 2’ Playlist. Spotify

    버버리는 애플 뮤직과 스포티파이, 두 곳에 각기 다른 플레이리스트가 있습니다. 아마도 버버리의 이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크리스토퍼 베일리가 있던 시절엔 애플 뮤직에 플레이리스트를 만들고, 그 후 리카르도 티시가 버버리로 오면서 스포티파이에 리스트를 만들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그런 이유로 두 곳에 있는 음악은 다른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영국인으로서 영국의 자존심과도 같은 버버리에 17년 동안 머물던 베일리는 자국의 음악을 많이 소개했죠. 대표적으로 ‘펫샵보이즈(Pet Shop Boys)’와 관련된 플레이리스트가 그 예입니다. 그에 비해 티시는 주로 ‘여름’과 관련된 곡을 많이 소개했는데요. 티시가 느끼고 생각하는 여름의 뉘앙스를 음악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각 디렉터가 만든 ‘버버리’라는 브랜드의 이미지를 떠올리면서 플레이리스트를 들어봅시다.

      에디터
      윤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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