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

금요일 오후 4시의 해피 아워

2023.06.16

by 류가영

    금요일 오후 4시의 해피 아워

    한가로운 낮 시간을 만끽하는 우리도, 꿀 같은 브레이크 타임을 맞이한 셰프들도,
    모두 설레는 오후 4시의 해피 아워.

    진우범 셰프의 화끈한 테이블

    타코부터 준비 과정에만 수십 시간이 걸리는 걸쭉한 소스인 몰레, 파티 흥을 돋우는 술로 유명한 테킬라부터 음미할 때마다 다른 풍미를 발산하는 메스칼까지, ‘몰리노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멕시코 음식을 국내에 알리는 셰프 진우범은 이것도 저것도 전부 멕시코 음식이라고 말한다. 타코에 매료되어 요리에 입문한 그는 다른 문화를 판매하려면 정통을 사수해야 한다고 굳게 믿으며 한국에 진짜 멕시코의 맛을 전파한다.

    성수의 엘몰리노, 신당 중앙시장에 문을 연 라까예, 여의도에 곧 문을 여는 폴랑코까지, 쉴 틈 없는 요즘이다. 그렇다. 해피 아워는 꿈도 못 꾼다(웃음). 자기 전 메스칼 한 잔을 마시는 것이 유일한 낙이랄까.

    메스칼은 어떤 술인가? 위스키 못지않게 천천히 음미하면서 마실 가치가 충분한 술이다. 위스키는 보통 숙성하는 과정에서 풍미가 깊어지지만 아가베를 원료로 하는 메스칼이나 테킬라는 오히려 그 반대다. 아가베는 꽃이 피고 수확하는 데만 십수 년이 걸린다. 그러다 보니 지역의 토양과 기후의 개성이 고스란히 축적되고, 자연스러운 스모키 향이 뿜어 나온다. 특히 해산물에 곁들이면 진가가 발휘된다. 미국에서는 메스칼이 이제 위스키 세일즈를 넘어설 정도로 그 향취에 매료된 사람이 많다.

    메스칼에 곁들이고 싶은 요리는? 메스칼이 많이 생산되는 지역이 멕시코에서도 전통문화가 잘 보존된 남부의 오악사카(Oaxaca)다. 그곳의 전통 양념 친텍스틀레(Chintextle)를 발라 구운 새우 타코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만들기도 간편하고, 같은 지역에서 탄생한 소스와 음료가 이루는 궁합이 확실하다.

    타코와 사랑에 빠진 계기는? 중학교 1학년 때 캘리포니아에서 진짜 멕시칸이 운영하는 타코를 처음 먹었을 때의 충격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그때부터 누군가 꿈을 물어보면 늘 한국에서 타코 트럭을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현실적인 문제로 건축학과에 진학했고 스타트업 회사에서 일하다가 어느 순간 좋아하는 일로 사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떠오른 게 타코다. 기초부터 배우기 위해 곧장 멕시코시티로 날아갔고, 운 좋게 세계적인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푸홀(Pujol) 주방에서도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멕시코 맛의 핵심은? 멕시코 음식의 기본은 옥수수로 만든 토르티야다. 어떤 옥수수로 만드는지에 따라 질감과 향, 식감이 달라진다. 굽거나 튀기는 등 다르게 조리할 수도 있고, 타코에 올릴 수 있는 재료도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다채롭게 음미할 수 있다. 항상 제대로 된 토르티야 맛을 선보이기 위해 재료 선정부터 가공까지 직접 도맡는다. 전날 삶고 불려놓은 옥수수를 멕시코에서 가져온 기계로 분쇄한 후 반죽해 토르티야를 만든다.

    한국에서 멕시코 현지의 맛을 살리기는 아무래도 어렵지 않나? 국산 재료를 쓰면 또 그만의 새로운 맛이 탄생한다. 강원도의 토종 찰옥수수나 메옥수수로 토르티야를 만들면 생기는 독특한 쫄깃함이나 향도 매력적이다. 에파소테라는 허브는 도저히 구할 방법이 없어서 연구를 많이 했는데, 취나물이나 곰취에 담긴 알싸한 맛을 활용하면 좋다.

    이번 테이블을 어떤 식으로 즐기면 좋을까? 종종 스태프들과 가까운 바다에 가서 서핑을 즐기곤 하는데 현지 수산 시장에서 바로 산 재료로 다양한 피시 타코를 만들어 먹고, 메스칼을 마시면 그만한 행복이 없다. 타코와 메스칼. 여름 바닷가에서 이보다 좋은 조합은 없다.

    친텍스틀레를 바른 새우 타코
    재료
    토르티야, 새우. 친텍스틀레 살사 소스 재료 건고추·마늘 60g씩, 파시야 20g, 베이 리프 6g, 드라이드 쉬림프·라임즙 30g씩, 카놀라유 100g, 소금 약간.
    STEP 1 건고추 씨앗을 뺀 후 높은 온도의 팬에 토스팅한다.
    STEP 2 토스팅한 건고추를 포함한 모든 재료를 블렌더에 넣고 갈아 친텍스틀레 살사를 완성한다.
    STEP 3 팬에 새우를 굽다가 조리가 끝나기 30초 전에 친텍스틀레 살사를 넣어 함께 볶는다.
    STEP 4 토르티야에 조리된 새우를 올리고 입맛에 따라 고수, 라임, 과카몰레 등을 넣어 즐긴다.

    정혜민 셰프의 자연주의 테이블

    정혜민이 운영하는 B3713은 뉴 노르딕 퀴진을 표방한다. “음식은 사회, 지구, 경제와 관계를 맺고 있다”고 선언한 북유럽 셰프들의 요리 철학과 삶의 태도를 이어받은 것. 아티카(Attica)와 노마(Noma) 등 세계적 키친을 경험하며 그런 정신을 자연스럽게 습득한 정혜민에게는 어떤 식재료든 거저 얻는 것도 버려질 것도 없으며, 관찰한다면 발견할 수 있다는 생각이 뿌리 깊다. 타고난 호기심과 도전 정신이 더해진 정혜민의 플레이트에는 온갖 이야기가 넘쳐난다.

    해피 아워에 만들어 먹을 요리는? 쉬는 시간에 스태프들과 오전에 남은 재료로 새로운 디시를 만들어 즐길 때가 많다. 가장 만만한 건 덴마크식 피시 수프다. 크림을 베이스로 한 단순하지만 감칠맛 나는 메뉴로 같이 일하는 동료들은 술이 약한 편이라 나만 홀로 반주를 곁들이기도 한다.

    곁들이면 좋은 술은? 홍천의 미담양조장에서 만드는 석탄주를 고르겠다. ‘삼키는 게 애석한 술’이란 뜻의 석탄주(惜呑酒)는 홍천의 쌀과 밀, 누룩, 물로만 만들고, 250일 넘게 발효와 자연 침지를 거친다. 맑은 황금빛을 띠는 술에서 화사한 과실 향이 은은하게 감도는데 산미 가득한 새콤달콤한 맛과 쌉싸름한 뒷맛이 조화롭다.

    감칠맛이 독특한 요리를 만드는 비결은? 엄마가 요리를 잘 못하기 때문에 맛에 대한 고정관념이 적다(웃음). 20대에 계속 외국에서 생활한 영향도 크다. 덴마크에 있을 때도 안초비 대신 젓갈을 쓰면 왜 안 될까, 사과를 복숭아 같은 과일 시럽에 절여볼까, 같은 식으로 남들이 봤을 때 이상한 실험을 자주 하곤 했다. 그래서 내 음식이 흥미롭지 않나 싶다.

    세계적인 레스토랑 아티카와 노마에서 습득한 것은? 주기적으로 생산자를 만나러 가는 건 멜버른의 아티카에서 얻은 습관이다. 당시 오전 10시만 되면 모든 스태프가 아이스박스를 짊어지고 농장에 가서 허브를 따고 직접 밭을 갈았다. 그러면서 계절과 기후, 관리 방식에 따라 재료 맛이 얼마나 달라지는지 깨달았다. 노마에서는 익숙한 식재료로 새로운 맛을 내는 방법을 깊이 파고들었다. 특히 발효 음식에 대해 연구를 많이 했다. 김치나 장아찌 등 우리나라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발효 음식의 새로운 재료를 탐구하고, 발효 음식을 가니시와 소스로 활용하는 법도 고민했다.

    한국에서도 꾸준히 산지를 방문하나? 물론이다. 최근에도 요리에 가미하면 좋을 것 같아서 사과꽃을 따러 강원도 사과 농장에 다녀왔다. 한국 식재료 중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품종이나 잘 쓰지 않는 부위를 새롭게 활용하는 방식을 즐긴다. 마트에서는 주로 수미감자로만 만날 수 있는 감자도 사실 품종이 엄청나게 다양하다. 맛있게 먹는 법을 연구하지 않을 뿐이다.

    셰프가 생산자를 만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생산자를 만나야 재료에 대한 정보를 훨씬 많이 얻는다. 그리고 재배 환경을 알게 되면 요리할 때의 자세나 손님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확실해지는 느낌이다. 산지에서 들은 이야기에 상상력이 더해지면 아주 흥미로운 메뉴가 탄생한다.

    워라밸은 잘 지키는 편인가? 일과 휴식은 딱 잘라서 분리한다. 덴마크에서 하루 18시간씩 일하다가 한쪽 손에 마비가 왔다. 큰 수술을 앞두고 아예 일을 그만둘 수도 있는 상황이 되자 정신이 퍼뜩 들었다. 요즘은 오전에 필라테스를 하고, 쉬는 날엔 집에서도 가급적이면 음식을 직접 해 먹으려 한다.

    피시 수프
    재료
    참돔 200g(흰 살 생선 아무거나), 피시 스톡 1L, 돼지감자 4개, 양파 1/3개, 당근·레몬 1/4개씩, 밀가루 1스푼, 버터 20g, 생크림 300ml, 우유 200ml, 달걀노른자 1개, 소금·백후추 약간씩.
    STEP 1 생선과 양파, 당근, 돼지감자는 먹기 좋은 크기로 썬다.
    STEP 2 냄비에 버터를 넣어 녹인 다음 밀가루를 넣고 풋내가 없어질 때까지 약한 불로 볶는다.
    STEP 3 1에 피시 스톡을 넣고 덩어리지지 않게 풀어준 다음, 잘라둔 양파, 당근, 돼지감자를 넣고 반 이상 익을 정도로 (15~20분 정도) 익힌다.
    STEP 4 우유와 생크림에 달걀노른자를 넣어 섞고, 3에 천천히 넣어 뭉근하게 끓인다.
    STEP 5 채소가 어느 정도 익으면 생선도 함께 넣어 익히고, 소금과 후추, 직접 짠 레몬즙으로 간을 맞춘다.

    안백린 셰프의 간편한 테이블

    안백린의 레스토랑 천년식향에서는 굳이 누군가의 살점을 탐하지 않는다. 고기는 몸에 좋고, 맛있고, 비싼 게 당연하다고 세뇌된 미식가들에게 도전하기 위해서는 건강에도, 환경에도 좋다는 채식의 정당성을 뛰어넘는 새로운 무기가 필요했다. 관습을 깨부수는 일을 즐기는 안백린은 듣도 보도 못한 재료의 조합이나 예상을 비튼 조리법으로 놀라움을 선사한다. 죄책감 없이 즐겨도 좋은 무제한의 쾌락이다.

    당신의 요리를 ‘채소를 관능적으로 표현해낸 식탁’이라 소개하곤 한다. ‘비건 다이닝’이라는 표현을 지양한다. ‘동물성 다이닝’ 혹은 ‘잡식주의 다이닝’이라는 표현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비건 다이닝’이라고 하면 건강하고 담백하고 심심한 맛을 떠올리게 되는데 적어도 내 요리는 그렇지 않다. 반항적인 성격 때문인지 비건이지만 비건을 강조하기 싫고, 건강하지만 건강한 맛이 아닌 요리도 맛보게 하고 싶다.

    고기를 멀리하기 시작한 이유는? 고기를 먹을 이유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나는 고기 맛이 제값을 한다고 결코 생각하지 않는다. 양고기는 보통 와인 바에서 6만원대에 판매되고, 채소 요리는 1만~2만원대다. 그러면 양고기가 채소 요리보다 여섯 배 맛있어야 되는데 과연 그럴까? 동물성은 재료가 비싸다 보니 항상 본연의 맛을 강조하는데 이는 맛이 다양하지 않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나는 고기를 식재료로 쓰는 대신 온갖 채소로 만든 독특한 에센스나 가루로 새로운 맛을 만들고 싶다.

    가장 좋아하는 채소 요리는? 다양한 버섯을 활용해 감칠맛 표현하기를 즐긴다. 버섯 맛은 정말 풍부하지만 가볍고 싱그럽다. 소금도 블랙 솔트, 효모 소금 등 여러 가지를 사용해 다채로운 풍미를 내려 한다. 이 외에도 칡가루를 저온에서 저어서 만든 모차렐라 치즈, 며칠간 저온 로스팅해 꾸덕꾸덕한 엑기스로 만든 토마토, 콩 비린내를 줄이기 위해 다섯 번 넘게 불리고 찌는 과정을 거친 콩고기 스테이크 등 재료에도 엄청난 공을 들인다.

    해피 아워에 즐기고 싶은 요리는? 마라탕에 들어가는 푸주(건두부)를 국내에서도 만든다. 간편한 요리가 제격인 해피 아워에는 국내산 푸주와 대파를 번갈아 낀 꼬치를 닭갈비 소스에 발라 구워 먹고 싶다.

    여기에 곁들이고 싶은 술은? 포르투갈의 내추럴 와이너리 비뉴스 아파르트(Vinhos Aparte)에서 생산하는 앰버 와인의 플로럴한 맛이 푸주 꼬치와 잘 어울린다. 손으로 직접 수확한 포도를 씨를 제거한 후 햇빛에 말리는 자연적인 방식으로 만드는 이 술은 오렌지빛이 감도는 강한 플로럴 향이 특징이다. 도발적인 포르투갈의 아티스트 카라 트랑카다(Cara Trancada)가 디자인한 라벨도 매력적이다.

    다양한 채소 요리의 영감은 어디에서 얻나? 핀터레스트를 많이 활용하고 새로운 맛과 재료를 탐방하기 위해 푸드 페스타나 팝업 레스토랑, 마르셰 같은 곳도 자주 드나든다. 인기 있는 다이닝의 시그니처 요리를 맛본 다음 그걸 채소 요리로 바꿔볼 생각도 종종 한다. 그렇게 개발한 흥미로운 요리를 더 많은 사람에게 소개하려면 결국 합리적인 가격으로 선보여야겠지만 말이다.

    오래오래 맛있는 음식을 즐기며 살아가기 위해 중요한 것은? 내 주식은 두유다. 요리하고, 먹고, 치우고, 배불리 누워 있는 시간을 줄여 알찬 삶을 살고 있다. 채식 강의와 연구도 하고, 틈틈이 정신분석을 공부하거나 독서 모임에도 참여한다. 많이 안 먹어야 건강해진다는 것은 슬프지만 자명한 사실이다.

    콩콩푸드
    재료 국내산 푸주 1/2봉지, 대파 1/2개, 양파 플레이크·처빌·사랑초 약간씩, 해바라기씨유. 닭갈비 소스 재료 고추장·고춧가루·유기농 설탕·간장·술(미림)·다진 마늘·참기름 1T씩.
    STEP 1 국내산 푸주와 대파를 꼬치에 교차해서 꽂은 다음, 닭갈비 소스를 골고루 바른다.
    STEP 2 팬에 해바라기씨유를 살짝 두른 후 꼬치를 굽는다.
    STEP 3 완성한 꼬치를 양파 플레이크 위에 올리고 처빌, 사랑초와 함께 플레이팅한다.

    전형규 셰프의 감미로운 테이블

    전형규에게 미식은 예술이다. 독창적이면서도 다양한 해석이 가능해야 한다. 그러면서도 훌륭한 미학과 화법이 엿보여야 한다. 10년 넘게 캐나다, 뉴욕, 파리의 미슐랭 레스토랑에서 일하며 프렌치부터 한식, 일식까지 제대로 독파한 이유다. 때마침 마시모 보투라가 지휘하는 구찌 오스테리아가 서울에 오픈을 앞두고 그에게 연락했다. 최고의 미식 경험을 선사하면서도 독특한 개성을 잃지 않는 것을 중시하는 보투라의 세계관과 맞닿은 그는 이탤리언 다이닝과 한식을 위트 있고 흥미롭게 엮어내며 한남동을 지키고 있다.

    구찌 오스테리아는 예약이 쉽지 않은 곳이다. 때때로 구찌를 위한 행사도 준비해야 하는데 휴식은 잘 취하나? 어릴 때부터 꾸준히 해온 복싱을 열심히 한다. 주방에서 필요한 체력적, 정신적 강인함을 기르기 좋다. 특히 지미 헨드릭스의 음악을 곁들이면 스트레스가 더 빠르게 해소된다. 좋은 재료를 접하면 지인을 집으로 초대해 신선한 요리를 만들어 술과 함께 즐긴다. 이때는 테크닉이 필요한 메뉴보다 간단하면서도 재료 본연의 맛에 집중할 수 있는 메뉴를 고른다.

    해피 아워를 위해 만들고 싶은 음식은? 이탈리아 피에몬테 지역의 대표 음식인 탈리올리니 파스타 면에 트러플까지 올려 해방감을 만끽하고 싶다. 간단하면서도 맛있고, 트러플로 특별한 기분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술을 곁들인다면? 같은 지역에서 탄생한 와인 바롤로(Barolo)가 좋겠다. 네비올로 품종의 레드 와인으로 적당한 산미와 섬세한 맛이 크리미한 소스와 입안에서 기분 좋게 어우러진다. 만약 음식에 어떤 술을 매치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면 같은 지역의 음식과 술을 매치하길. 실패 확률이 매우 적은 페어링 팁이다.

    레시피를 따라 하기 어렵다면 구찌 오스테리아로 향하는 것도 좋은 선택일 것 같다. LA, 도쿄에 이어 서울에 정착한 구찌 오스테리아는 각 도시별 식문화와 이탤리언 음식이 독창적인 방식으로 만나고 엮이는 장소다. 오스테리아 서울에서는 나와 다비데 카르델리니가 공동으로 헤드 셰프를 맡고 있다. 카르델리니는 이탈리아 해안 도시 출신으로 해산물에 정통하고, 한국인인 나는 여러 도시에서 쌓은 요리 경험으로 예상치 못한 재미있는 결과물을 함께 만들어낸다. 오픈 초기에 서울을 위해 선보인 토르텔리니 역시 그중 하나다.

    최상의 식재료를 얻는 비결은? ‘서울가든’ 샐러드는 일주일에 두세 번씩 허브 농장을 방문해 직접 채취한 허브와 식재료로 만들었다. 지금도 가능하면 식재료를 고르는 건 직접 한다. 생산자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좋은 식재료를 얻을 수 있다는 건 틀림없다. 농부가 아니라면 식료품점이나 마트 주인과 친해지자.

    추구하는 주방 문화는? 셰프들이 각자의 레시피를 공유하고 활발하게 테이스팅하는 자유로운 분위기. 구찌 오스테리아도 그런 방식으로 시즌별로 새로운 메뉴를 만든다. 브레이크 타임에 대화를 정말 많이 나누는 팀이다.

    창의적인 요리를 위한 영감은 어디에서 얻나? 전통과 현재의 경험을 미래로 가져가는 게 요리의 역할이라는 보투라의 말에 공감한다. 계절과 날씨, 여행, 문화, 음악과 예술 등 그때그때 경험에서 얻은 감정을 소중하게 간직하려 한다. 그렇게 축적된 기분과 감정을 신선한 미학으로 전달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메뉴가 탄생하니까. VL

    탈리올리니 알 타르투포(4인분)
    재료
    물 6L, 탈리올리니 파스타 면500g, 계절 생트러플 80g, 버터 60g.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크림(150g) 재료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24개월 숙성·발효한 것) 40g, 쿠킹용 생크림 110g, 소금 1g.
    STEP 1 6L의 물에 바닷물 수준의 짠맛이 나도록 소금을 넣고 끓인다. 물이 끓기 시작하면 탈리올리니 파스타 면을 넣고 1~2분간 삶는다.
    STEP 2 50도로 데운 생크림에 곱게 간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와 소금을 넣고 섞어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크림을 완성한다.
    STEP 3 큰 소스 팬에 버터와 파스타 면 삶은 물,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크림을 넣고 중간 불로 가열하며 내용물을 뭉근하게 젓는다.
    STEP 4 알덴테로 익은 파스타 면을 건져 크림에 넣고 약한 불에서 섞는다. 입맛에 맞게 소금으로 간한다.
    STEP 5 그릇에 파스타 면을 담은 뒤 신선한 트러플을 갈아서 올린다. 기호에 따라 트러플 오일을 약간 첨가해도 좋다.

      포토그래퍼
      김형상
      에디터
      류가영
      컨트리뷰팅 에디터
      원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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