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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엔 더 못생기고 더 엉뚱한 신발을 준비하세요

2023.10.16

by 황혜원

    2024년엔 더 못생기고 더 엉뚱한 신발을 준비하세요

    청바지에는 스니커즈, 드레스엔 힐, 정장에는 로퍼? 옷과 짝꿍인 슈즈가 있다는 확신을 버려야 할 때입니다.

    Louis Vuitton 2024 S/S RTW

    기사를 통해 몇 번이고 얘기한 ‘잘못된 신발 이론(Wrong Shoe Theory)’이 대세가 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론은 전혀 예상치 못한 신발을 선택하라는 조언으로 스타일리스트 앨리슨 본스타인이 제시했습니다. 엘르 패닝이 트라우저에 플립플롭을 신은 칸영화제 룩이 그 예죠.

    Getty Images

    엘르 패닝의 룩에 로퍼나 힐이 정답이라고 생각했다면, 일단 그 신발부터 제외하고 선택하는 겁니다. 잘못된 신발 이론의 첫 단계죠! 앨리슨은 “약간 어색해 보이거나 나머지 의상과 어울리지 않는 액세서리를 추가하는 것이 룩을 흥미롭게 만든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설명합니다. 2006년 무도회 드레스에 스니커즈를 신은 릴리 알렌(Lily Allen)과 지난해 미스 식스티(Miss Sixty) 청바지에 로퍼를 신은 벨라 하디드가 그러했죠. 이 모든 것은 의상을 구성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선택되었음을 나타냅니다. 신발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논리적이고 감각적인 룩을 변형시켜 어떤 미친 룩을 만들어내는지가 더 중요하죠.

    멧 갈라에서 요지 야마모토의 1998 S/S 웨딩드레스에 해진 마술사 슬리퍼를 신거나 칸 레드 카펫에서 디올 드레스에 플립플롭을 신는다는 건 당신에게 장난기가 있다는 것을 암시합니다. 무분별하게 패션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특이한 것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는 잘 훈련된 눈을 지녔다는 뜻이기도 하죠. 어떤 신발은 ‘잘못’ 태어나는 경우도 있지만 문제는 기존 생각을 뛰어넘을 수 있는지 여부죠.

    Givenchy 2024 S/S RTW
    Givenchy 2024 S/S RTW
    Givenchy 2024 S/S RTW
    Natasha Zinko 2024 S/S RTW
    Natasha Zinko 2024 S/S RTW

    관습을 깨고 럭셔리 괴짜처럼 살아볼 상상력이 있나요? 지방시와 질 샌더의 2024 S/S 패션쇼 모델처럼 스틸레토 힐을 신고 그 위에 스타킹을 신을 수 있을까요? 바퀘라의 모델들처럼 코르크 웨지 위에 어그 부츠를 신을 수도 있죠. 루이 비통의 니콜라 제스키에르의 매혹적인 끈으로 발가락을 드러내는 새의 발 스타일링도 있습니다.

    Vaquera 2024 S/S RTW
    @vaquera.nyc
    Louis Vuitton 2024 S/S RTW
    Louis Vuitton 2024 S/S RTW
    Splash News

    순종적이지 않고 약간은 변태적인 이 모든 신발은 전통적인 기준으로는 ‘잘못된 것’으로 간주됩니다. 하지만 틀린 것이라는 개념은 패션계에서 옳은 것보다 더 큰 촉매제가 될 수 있습니다. 패션은 사회적 통념을 부수기 위한 수단으로 추한 것에서 주도됩니다. 카일리 제너처럼 레깅스를 발뒤꿈치 밑까지 내려 입는 것은 비논리적 행동에 어리둥절한 사람들과 자신을 구별할 방법이라는 뜻입니다.

    적어도 패션에서는 틀린 것이 옳습니다. 레이스 양말에 크록스를 신거나 발가락 양말에 플립플롭을 신는 것은 우리 모두를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물론 잘못된 신발 이론은 진부한 면이 있지만, 개성을 드러내고자 하는 더 광범위한 욕구를 대변합니다. 남들과 다른 삶을 살고 싶고, 그것이 옷 선택에 반영되기를 바라죠. 비록 그것이 칼날 같은 스틸레토 힐에 팬티스타킹을 말아 신거나 발가락으로 천을 뚫는 것을 의미하더라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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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urtesy Photos, Getty Images, Instagram, Splash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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