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화보

배두나, “안전하지 않은 길에 대한 순진한 믿음은 여전하다”

다양한 경계를 넘어 순환과 충전을 거듭한 배두나의 세계는 한없이 자유롭다.

패션 화보

배두나, “안전하지 않은 길에 대한 순진한 믿음은 여전하다”

다양한 경계를 넘어 순환과 충전을 거듭한 배두나의 세계는 한없이 자유롭다.

MODERN MUSE 현대 여성의 삶을 고려한 편안하고도 멋진 디자인을 선보이는 페라가모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맥시밀리언 데이비스(Maximilian Davis). 가죽 벨트를 장식한 리넨 코튼 소재 셔츠와 팬츠의 앙상블.

VERY ACTIVE 페라가모는 데이비스의 지휘 아래 단정하고 차분한 취향의 여성에게 어필한다. 그런 여성으로 꼽히는 인물 배두나가 페라가모의 봄 컬렉션을 입었다. 짧은 블루종 스타일의 재킷에 타이트한 레깅스를 매치하고 여기에 비대칭 디자인의 ‘피암마’ 백을 더했다.

RED SHOW 페라가모 하우스를 상징하는 레드 컬러. 데이비스는 이번 시즌 모노톤에 집중하면서 붉은색 사용을 자제했다. 유일하게 눈에 띈 레드 컬러 톱과 가죽 랩스커트의 만남.

RUN THE WORLD 해외에서도 활발하게 활동을 이어온 배두나의 새로운 작품은 <레벨 문(Rebel Moon)>. 올 상반기 파트 2까지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DEEP CUT 현대적인 멋에서 빠질 수 없는 건 농염한 아이디어. 블랙 시스 드레스에 더한 섹시한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WORKING WOMAN 프린지 장식을 더하고 타이트한 실루엣으로 완성한 화이트 코튼 셔츠 드레스에는 초록빛 ‘허그’ 백을 매치했다.

WOMAN BOSS 1990년대 후반 모델로 우리에게 처음 인사를 건넨 후, 30년 가까이 배두나는 스스로 변신을 거듭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로 자리 잡았다. 그녀가 지닌 무게감과 잘 어울리는 코트와 쇼츠 스타일.

TRENCH AFFAIR 가죽은 페라가모 하우스의 유산 중 하나다. 가죽과 실크를 매치한 트렌치 코트는 하우스의 전통을 존중하면서도 새롭게 업데이트한 하나의 예가 되어준다.

POWER PLAY 데이비스가 상상하는 페라가모 하우스의 여성은 심플한 디자인에 여성성을 조금씩 드러낸다. 순백의 트렌치 코트가 지닌 당당한 멋. 의상과 액세서리는 페라가모(Ferragamo).

25 그때그때 흐름에 맡기듯 현재만 보고 살아왔기 때문에 여전히 처음처럼 연기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데뷔한 지 25년이나 지났다고 하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잘 버텼구나.’ 이 정도면 칭찬 좀 해줘도 될 것 같다. 기특하다고.

<플란다스의 개> 길거리 캐스팅으로 패션지 모델로 데뷔하고, 인기를 얻으며 드라마나 영화에 출연할 기회도 많아졌다. 요즘은 K-팝 아이돌이 맡는 음악 방송(MBC <음악캠프>) MC도 해봤다. 화려하게 치장된 이미지로 인기를 얻은 나에게 메이크업도 하지 않은 맨얼굴로 출연한 <플란다스의 개>(2000)는 굉장한 모험이었다. 하지만 고민 끝에 내린 선택은 나를 생각지도 못한 곳에 데려다줬고,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다는 확신을 갖게 만들었다. 안전하지 않아 보이는 길을 선택하면 얻는 게 있을 거라는 순진한 믿음은 여전하다. 아는 것보다 모르는 걸 해보고 싶은 갈증이 늘 있다.

코리아 10년 전까지만 해도 외국인들은 한국에 대해 잘 몰랐고, 그들 앞에서 행동을 조심해야 한다고 여겼다. 하지만 이제 <오징어 게임>이나 <기생충>처럼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작품도 많아졌고, 글로벌한 K-팝 스타들도 많고, 나 하나 때문에 한국에 대한 편견을 가질 일은 없을 거라 믿는다. 무엇보다도 한국 영화나 영화인이 인정받는 걸 보면 자랑스럽다. 나랑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작품이라 해도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업계가 인정받는 거니까, 동료로서 기분 좋은 일이다.

직업관 악기처럼 쓸모가 있음을 인정받았다면 그에 걸맞은 연기를 보여주려고 노력하는 것이 내가 배우라는 직업을 이해하는 방식이다. 그렇게 잘 쓰여야 오래갈 수 있을 거라 믿기 때문이다. 배우라는 직업이 운동선수 같다고도 생각한다. 운동선수의 고된 훈련에 비할 바는 아닐지 몰라도 배우 역시 계속 연마해야 하는 직업이고, 촬영에 돌입하는 순간 경기가 시작된 것처럼 느껴진다. 축구 선수가 골을 넣을 때와 같은 강렬한 희열을 느낄 때도 있다.

여자들의 이야기 여성 감독이 만드는 작품을 무조건 선택해야 한다는 주의는 아니지만 상업적으로 분류된 작품에서 여성 감독을 만날 기회는 확실히 드물다. 여성 감독이나 여자 배우가 중심이 된 영화가 주류를 차지해야 한다는 말은 아니지만 남성 감독이나 남자 배우에 비해 상업적인 티켓 파워가 떨어진다고 평가받는 상황을 만회하는 사례가 드문 이유가 무엇일지는 끊임없이 고민하는 편이다. 독립 영화계에는 훌륭한 여성 감독이 많다. 상업 영화계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는 사례가 늘었으면 좋겠다. 내 입장에서도 뭘 할 수 있을지 늘 고민하고 있다. <고양이를 부탁해>(2001)나 <도희야>(2014), <다음 소희>(2023)는 그런 면에서 아주 의미 있는 필모그래피다.

패션과의 상관관계 예쁜 걸 좋아할 뿐 패션에 대해 깊이 아는 건 아니다. 그런데 가까이서 접해보니 예술의 경지처럼 다가오는 면이 있다.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건축에서 영향을 받아 창조하는 디자인도 있고, 그런 크리에이티브한 면에서 영감을 많이 받는다.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왠지 우울한 날은 근사하게 차려입거나 꾸미면서 기분 전환을 시도하곤 한다. 물론 연기할 때는 메이크업도 하지 않고 캐릭터에 온전히 몰입하는 희열이 크다. 패션 화보 촬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걸 연기로 보여줄 필요는 없으니까, 그렇게 밸런스를 맞추며 사는 거다. (VK)

포토그래퍼
목정욱
패션 에디터
손기호
피처 에디터
류가영
민용준(영화 저널리스트)
스타일리스트
박세준
헤어
손혜진
메이크업
이준성
세트
최서윤(Da;r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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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RRAGA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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