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I: On the Plaid’, 로로피아나의 새로운 장
하나의 오브제에서 출발한 감각의 여정

로로피아나가 2026 밀란 디자인 위크에서 새로운 인테리어 프로젝트 ‘Studies’를 공개했다. 그 첫 장인 ‘Chapter I: On the Plaid’는 이름 그대로 ‘플래드(plaid)’라는 하나의 오브제에 집중한다. 단순한 전시를 넘어 소재와 기술, 그리고 시간이 축적된 감각을 탐구하는 일종의 ‘연구’에 가깝다.
로로피아나에게 플래드는 익숙한 출발점이다. 1980년대 중반, 스카프와 함께 선보인 첫 완제품이자 소재와 직조 기술을 실험하는 장으로 기능해온 오브제. 이번 프로젝트는 그 유산을 다시 꺼내 들되, 결과물이 아닌 ‘과정’에 시선을 둔다. 완성된 작품 뒤에 놓인 섬유, 원사, 그리고 장인정신의 층위를 드러내며 플래드를 하나의 독립적인 연구 대상으로 재정의한다.
전시는 하나의 흐름을 따라 움직인다. 총 24점의 플래드는 각각 독립된 실험이자 동시에 유기적인 구조 속에 놓인다. 자수, 아플리케, 수직기 직조, 니들 펀칭, 패치워크, 스크린 프린팅 등 다양한 기법이 교차하며 동일한 오브제가 얼마나 다른 표정을 가질 수 있는지 증명한다. 이는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텍스타일이 지닌 물성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시도다.
공간 또한 흥미롭다. 서로 다른 오크 톤의 목재 구조물 위에 펼쳐진 플래드는 액자처럼 걸려 있지만, 동시에 하나의 설치 작품처럼 기능한다. 곡선형 동선을 따라 이어지는 시노그래피는 관람객을 ‘보는 사람’에서 ‘경험하는 사람’으로 전환하게 하며 로로피아나의 세계관 속으로 자연스럽게 끌어들인다.
이 여정은 다섯 개의 테마로 확장한다. 로로피아나의 풍경들(Loro Piana Sceneries)은 발세시아(Valsesia)에서 출발한 자연과 라이프스타일의 근원을 조명하고, 메종의 상징 코드(Codes of the House)는 벨트와 스트라이프 등 기능적 디테일이 브랜드의 시각적 언어로 확장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어 보태닉 레퍼토리(Botanic Repertoire)는 엉겅퀴 꽃을 비롯한 식물 모티프를 통해 자연과 소재, 장인정신의 관계를 드러내며, 카르도 페이즐리(Cardo Paisley)는 아카이브에서 이어진 패턴을 통해 움직임과 탐험의 이미지를 확장한다. 마지막으로 텍스처의 추상성(Textured Abstractions)은 질감과 구조, 소재 자체에 집중하며 텍스타일을 하나의 조형적 언어로 전환한다.
가장 인상적인 지점은 ‘오뜨꾸뛰르’적 접근이다. 각각의 플래드는 주문 제작 방식으로 완성되어 개별성과 완성도를 동시에 확보한다. 비쿠냐(Vicuña), 베이비 캐시미어(Baby Cashmere), 캐시미어(Cashmere), 더 기프트 오브 킹스®(The Gift of Kings®), 로로피아나 로얄 라이트니스®(Royal Lightness®) 등 로로피아나를 대표하는 소재뿐 아니라 린넨(Linen), 캐시퍼(Cashfur), 위시® 울(Wish® wool), 페코라 네라® 울(Pecora Nera® wool)까지 폭넓게 활용되며 텍스타일의 스펙트럼을 확장한다.
‘Chapter I: On the Plaid’는 하나의 질문으로 귀결한다. 플래드는 단순한 오브제인가, 아니면 하나의 언어인가. 로로피아나는 후자를 선택한다. 그리고 그 언어는 섬유를 넘어 공간과 감각, 나아가 삶의 방식으로 확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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