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바지 입고 멧 갈라에 갈 수 있을까?
드레스는 당연지사. 조각상 분장부터 노인 분장까지, 화려했던 멧 갈라 레드 카펫에 청바지가 등장했습니다. ‘가장 화려한 패션의 밤’이라 불리는 멧 갈라의 드레스 코드를 생각하면, 청바지는 파격 그 자체였죠.

청바지 룩의 주인공은 뉴욕 지하철에서 열린 2026 샤넬 공방 쇼 오프닝 모델 바비타 만다바입니다(뉴욕대 대학원 재학 시절 지하철에서 모델 캐스팅을 제안받기도 했고요!). 이번 멧 갈라 룩을 위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마티유 블라지와 함께 머리를 맞댔을 때, 바비타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의 순간들을 보냈습니다. 블라지는 이 평범한 스트리트 웨어를 멧 갈라라는 거대한 무대에 걸맞은 꾸뛰르로 재탄생시켰고요. “스케치를 처음 봤을 때 잠시 멈칫했어요. 그 지하철 쇼는 제 커리어에서 가장 의미 있는 밤 중 하나였거든요.”
바비타가 입은 이 ‘청바지’는 흔히 보던 빳빳한 데님 소재가 아닙니다. 바로 ‘모슬린(Muslin)’ 소재로 만든 가짜 청바지죠. 모슬린은 주로 가봉 단계에서 핏을 보기 위해 사용하는, 가볍고 부드러운 면입니다. 마티유 블라지는 모슬린 위에 정교한 프린트를 더해 완벽한 청바지의 질감을 재현했습니다. 덕분에 데님 특유의 투박함 대신, 멧 갈라의 화려한 조명 아래에서도 흐르는 듯 우아하고 여유로운 실루엣을 완성했죠.

이 흐르는 듯한 소재는 상의로도 이어집니다. ‘하프 집업 톱’은 니트 아니면 스웨트셔츠 소재로 많이 보던 옷이죠. 그런데 마티유 블라지는 속이 비치는 시스루 소재를 사용했습니다. 덕분에 스포티한 하프 집업 특유의 편안함은 유지하면서도, 블라우스처럼 가볍고 드레시한 무드를 자아냈죠. 여름에도 충분히 입을 수 있겠더군요. 개인적으로 답답한 네크라인을 싫어해서 집업 스타일을 선호하는데, 여름에 입을 생각은 한 번도 못해봤거든요. 무자비한 에어컨 바람 아래에서나 가능한 일이었죠.

청바지가 멧 갈라에서 통한 이유는, 바로 이 ‘하프 집업 톱’의 변화에 있었습니다. 시스루 소재가 주는 블라우스 같은 우아함이 멧 갈라라는 격식 있는 자리에서도 전혀 어색하지 않게 균형을 잡아준 것이죠. 이 스타일링 포인트를 기억해두세요. 청바지는 레드 카펫에 이어 애프터 파티에도 등장하거든요. 마고 로비와 에이셉 라키가 청바지를 입고 등장했습니다. 공교롭게도 둘 다 샤넬 앰배서더인데요. 각각 2026 가을/겨울 컬렉션에 등장한 화려한 재킷과 롱 셔츠를 입었죠. 광고 글은 아니지만, 패션의 한 축을 담당하는 거대한 기둥인 샤넬이 이렇게 반복해서 제안하는 건 눈여겨볼 필요가 있죠.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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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el 2026 F/W RTW

Chanel 2026 F/W RTW
청바지로 가장 화려한 밤을 보낸 셀럽들의 룩에서 우리가 얻을 건 딱 두 가지입니다. 베이식한 청바지도 충분히 근사하게 입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기분 내고 싶다면 화려한 상의를 사보자는 것. 이제 충분히 따뜻한 날씨입니다. 모두 연한 청바지를 꺼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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