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치&주얼리

김주원, 유이화, 강이연_지금 여성들이 주는 영감에 대하여

2025.10.22

김주원, 유이화, 강이연_지금 여성들이 주는 영감에 대하여

발레리나 김주원, 건축가 유이화, 아티스트 강이연. 무용과 건축, 미술계를 이끌며 무한 영감을 선사하는 현대 여성의 초상.

운명에 대한 확신, 발레리나 김주원

1998년부터 2012년까지 15년간 국립발레단 수석 무용수로 활동했으며, 2006년 ‘브누아 드 라 당스’ 최고 여성 무용수상을 수상하며 대한민국 발레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발레리나 김주원. 그녀가 프레드의 새로운 ‘샹스 인피니’ 하이 주얼리와 함께 ‘보그’ 뷰파인더 앞에 섰다. 중심에 자리한 0.7캐럿의 페어 컷 다이아몬드와 풀 파베 다이아몬드, 18K 화이트 골드로 완성한 ‘샹스 인피니’ 하이 주얼리 반지가 우아하다. 튜브 톱 드레스는 레하(Leha).

발레리나로 살아갈 수 있다는 건 행운이다. 뼈마디가 휘고 튀어나올 정도의 노력이 아름답게 부각되지만, 체형과 비율을 비롯한 타고난 신체 조건이 이 삶을 위한 첫 관문이기 때문이다. “발레에는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조건이 많죠. 기본을 갖췄다면 다음으로는 발레를 정말 사랑해야 해요. 그 진심이 몸을 깎는 노력을 하며 좌절하는 순간에도 스스로를 행복하게 할 테니까요. 너무 힘들지만 춤추는 순간만큼은 행복한 것. 그것이 발레리나의 숙명이에요.” 해운대를 주름잡는 골목대장에서 발레리나가 되기로 결심한 열두 살 때부터 오십을 바라보는 지금껏 김주원은 그 숙명을 언제나 행복하게 만끽했다.

그와 시선을 맞추고 발레에 대해 이야기하는 내내 ‘대한민국 현역 최고령 발레리나’ ‘대중적인 발레리나’ ‘끊임없이 변화하는 발레리나’라는 익숙한 수식어보다 더 와닿은 것은 ‘행복한 발레리나’라는 표현이었다. 이는 선배이자 멘토 김주원이 후배와 제자들에게 가장 자주 건네는 이야기이기도 했다.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스스로를 지나치게 몰아붙이며 춤을 췄는데, 더 현명한 방법이 있을 거란 생각이 들어요. 후배들은 예술과 함께하는 삶이 얼마나 아름답고 행복한지 순간순간 충분히 느끼며 춤을 췄으면 좋겠어요. 선배로서 저는 그들이 행복하게 춤출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그 위에서 함께 전진하는 동역자가 되고 싶어요.”

무한한 행운을 리본 매듭으로 표현한 ‘샹스 인피니’ 컬렉션. 김주원의 고혹적인 아름다움과 새로운 ‘샹스 인피니’가 조화롭다. 드레스는 셀프 포트레이트(Self-Portrait).

김주원은 프레드(Fred)의 ‘샹스 인피니’ 컬렉션 출시를 기념하는 이번 만남에 초대된 첫 번째 주인공이다. 작지만 확실한 매듭 디테일이 미래에 대한 긍정과 스스로 행운을 움켜쥐는 진취적 행보를 상징하는 이 컬렉션을 그보다 의미 있게 표현할 피사체는 드물다. 발레리나로서 그는 연약한 아름다움을 과시하는 공주보다는 전쟁에 임하는 투사에 가까웠으니까. 중학교 3학년 1학기, 볼쇼이 발레 학교에 가기 위해 자퇴를 선언하고, 홀로 러시아로 향한 것이 시작이었다. 이후 모국에 돌아와 1998년부터 15년간 국립발레단 수석 무용수로 활약한 그는 “더 깊어지고, 나만의 색을 찾았으며, 예술가로서 철학을 쌓아갈 수 있었던” 그 시기에 국립발레단 창작 발레 <해적>으로 대한민국 발레단 소속으로는 최초로 ‘브누아 드 라 당스’ 최고 여성 무용수상을 수상했다. 족저근막염 치료와 재활로 힘든 시기를 돌파한 직후였다. 새로운 춤에 대한 갈망도 컸다. “발레는 서양 예술이잖아요. 어떤 정신과 마음을 담아야 나만의 예술로 승화할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했어요. 국립발레단원 시절, 하늘보다 땅과 더 친숙한 한국 춤과 호흡에 대한 공부를 시작한 이유죠.” <김주원의 탱고 발레 3 Minutes : Su tiempo>(2019), 한국적 정서가 듬뿍 담긴 <김주원의 사군 자-생의 계절>(2020) 등 국립발레단에서 퇴단한 후 직접 기획한 무대에서는 언제나 새로움에 대한 강한 열의가 느껴졌다. “워낙 호기심이 많아요. 뭔가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들면 과감하게 움직이죠. 그럴 땐 몸을 던져 직접 들여다봐야 직성이 풀려요.”

이어 뮤지컬 세계와도 접촉했다. 지난 10년간 ‘벨라도바’ 역할로 활약했던 뮤지컬 <팬텀>을 그는 올해를 마지막으로 내려놓는다. “함께 만들어간 캐릭터였기에 조연이지만 더 애틋하고 행복하게 무대를 내려올 수 있었어요. 이 작품을 통해 무대 연출법부터 구조와 디자인까지 공연 예술에 대해 많은 걸 배웠습니다.” 지난해 출간한 자서전 제목처럼, 모든 것은 스스로를 마주하는 일이었다. “내가 왜 그런 생각을 하는지, 왜 그게 그렇게나 하고 싶은지, 왜 특정 예술에 마음이 요동치는지 고민한 시간을 통해 스스로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됐죠. 그러고 나니 더 많은 이야기를 나답게, 용기 있게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샹스 인피니’의 유연한 형태는 김주원의 동작과 닮았다. 튜브 톱 드레스는 레하(Leha), 버건디 웨지 힐은 페라가모(Ferragamo).
다이아몬드와 18K 화이트 골드로 섬세하게 장식한 ‘샹스 인피니’ 하이 주얼리 목걸이와 귀고리.

김주원이 지금 가장 집중하는 것은 그가 예술감독으로 진두지휘하는 부산오페라하우스 발레단과 대한민국발레축제를 부드럽게 견인하는 일이다. 무대를 내려온 그는 “삶의 가치를 알게 하고, 위로를 주고, 사회를 조화롭게 하는 데 예술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궁리하는 중이다. 최근 참가작 공모를 마친 ‘제16회 대한민 국발레축제’를 준비하는 동안에는 지난 15년간 발굴한 훌륭한 안무가들이 한국 무용계를 이끄는 리더로 성장한 모습을 즐거이 바라보며 신선한 자극을 받았다. “발레의 정통성은 유지하면서 새로운 시대상을 반영하고, 클래식을 기발하게 재구성하는 멋진 후배들이 많아졌어요. 1977년에 태어나길 참 잘했다는 생각도 들면서,(웃음) 이들이 앞으로 한국 발레계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대담하게 이끌어가길 소망합니다.”

이외에도 크고 작은 도전이 프레드 ‘샹스 인피니’를 구성하는 주얼리의 빈틈없는 군집처럼 김주원의 삶을 빼곡히 채운다. 20대부터 아이들을 위한 발레 교육을 지속하며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그는 사회복지사 자격증 취득을 위한 실습을 남겨놓고 있다. “일찍부터 아동복지에 관심이 많았는데, 이제 좀 더 구체적으로 팀을 꾸릴 수 있는 시기가 왔다 싶어요. 삭막하고 개인주의적인 시대를 살아가야 할 미래 세대뿐 아니라 발레계를 위해서도 꼭 해야 하는 일이죠.” 모든 것의 시작점에 발레가 있다. 김주원의 삶에 찾아온 가장 큰 행운은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그는 거기에 만족하지 않고 계속 낯선 무대에 스스로를 내던진다. ‘은빛 바다’를 바라보며 넋을 잃곤 했던 바다의 아이는 그렇게 자신의 운명을 쟁취했다.

시간을 거슬러 미래로, 건축가 유이화

제주 유동룡미술관과 경북 칠곡군의 시호재 등을 완성한 건축가 유이화. 그녀가 18K 핑크 골드와 다이아몬드로 완성한 ‘샹스 인피니’ 컬렉션과 함께했다. 스커트 수트는 페라가모(Ferragamo), 부츠는 토즈(Tod’s).

내년에 개소 25주년을 앞둔 ITM 유이화건축사사무소 대표 유이화는 “겸허하고 온기가 깃든 건축”을 추구해왔다. 온기는 생명체를 끌어들인다. 최근 그의 포트폴리오에 추가된 두 공간, 경북 칠곡군의 역동적인 지형을 유연하고 편안하게 이어받는 프라이빗 레지던시 시호재와 도심 속 오아시스를 표방하며 한남동에 설계한 복합 문화 공간 페즈(Fezh)가 인간을 위한 안식처로 부흥한 것처럼. 가치를 인정받은 시호재는 2024 한국건축가협회상과 2025 독일 디자인 어워드 및 IF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했다. “시호재는 관광객이 너무 많이 몰리는 바람에 클라이언트가 바깥에 테이블도 갖다놓고, 파라솔도 펴놓으셨대요. 페즈는 근방의 주말 풍경을 바꾸고 있어요. 커피를 마시며 반려견을 산책시키던 주민이 페즈에서 버스킹 공연을 즐기며 여유를 만끽하죠. 머릿속에 그리던 풍경이 실제로 작동하는 순간을 보는 일은 건축가에겐 큰 행복입니다.” 서로 다른 두 환경에 펼쳐진 광경은 과거 그가 ‘인류가 추구하는 가장 이상적인 도시’라고 소개하며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했던 모로코의 천년 도시 ‘페스(Fez)’와 다름없었다. “이 인류 최초의 도시는 오직 인간에 의해 확장된 도시예요. 한 명 한 명이 도시를 구성하는 활발한 세포가 되어 엄청난 역동성을 만들어내죠. 그런 생명력 있는 건축을 꿈꿔요.”

0.2캐럿의 페어 컷 다이아몬드를 중앙에 세팅하고, 18K 핑크 골드와 다이아몬드를 파베 세팅한 ‘샹스 인피니’ 목걸이. 셔츠는 가브리엘라 허스트(Gabriela Hearst).

그 전에는 제주에 유동룡미술관이 개관했다. 유동룡은 건축가 이타미 준의 한국 이름이고, 유이화는 그의 딸이다. 평생 도쿄에 머문 아버지가 염원했던 땅에 이타미 준의 철학을 잇는 공간을 지은 그는 관장으로서 최근 세 번째 전시를 선보였다. “동시대 작가와 함께 호흡하기 위해 만든 미술관입니다. 아버지의 건축, 미술, 삶을 중심으로 매번 그 메시지에 동참할 수 있는 작가들을 초대하려 해요. 내년 봄 선보일 네 번째 전시를 위해 토론을 거듭하는 중입니다.” 이화여대에서 실내환경디자인을 공부하고, 홀로서기를 다짐하며 뉴욕 프랫 인스티튜트에서 건축학을 전공한 유이화가 다시 모국으로 돌아와 아버지의 손을 잡았을 때 제일 처음 맡은 미션도 2003년 프랑스 국립 기메 박물관에서 열린 이타미 준 회고전을 기획하는 일이었다. 그 후 자연스러운 동행이 시작됐다. 제주에 ‘수·풍·석 뮤지엄’ ‘방주교회’ ‘핀크스 포도호텔’ 등을 함께 디자인하며 그는 아버지의 철학을 머리에서 손끝으로 체득했다. “영감이 떠오르지 않을 때 ‘아버지라면 어떻게 했을까?’ 하고 상상해요. 실무자 겸 파트너로 함께 걷고, 아이디어를 교환하던 과정을 더듬어가다 보면 답이 보이죠.”

이타미 준의 건축 철학을 자신만의 비전으로 이어나가는 유이화. 0.2캐럿의 페어 컷 다이아몬드를 중앙에 장식하고, 18K 핑크 골드와 다이아몬드를 파베 세팅한 ‘샹스 인피니’ 귀고리와 반지. 재킷은 페라가모(Ferragamo).

유이화의 첫 건축은 국내 최초의 와인 종합 빌딩으로 세운 포도 플라자(Podo Plaza)다. “물성에 대한 관심”을 자신의 개성으로 소개한 그는 시간이 지나며 녹슨 것처럼 붉게 변하는 사비석으로 하층부를 마감해 숙성해가는 와인을 표현했다. 그 후 주택, 사옥, 부티크, 리조트, 종교 및 복지 시설 등 다양한 공간을 디자인하며 “현대건축에 결핍된 온기와 야성을 회복해야 한다”는 아버지의 신념을 이어갔다. 그러나 답습은 정답이 아니다. 프레드(Fred)의 ‘샹스 인피니’ 컬렉션이 상징하듯, 유이화는 주어진 삶을 긍정하는 동시에 언제나 과거에 머물기보다 미래로 나아가는 쪽을 택해왔다. “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맨 처음 이타미준건축문화재단을 구상할 당시 국내 건축가들과 많은 토의를 했어요. 좌담회도 세 번이나 열었죠. 딸로서 아버지를 위한 미술관을 만들자고 하는 건 우상화나 다름없어요. 이타미 준의 건축이 정말 공공을 위한 것인지, 이타미 준이라는 사람이 재단을 만들어 지켜내야 할 만큼 가치 있는 인물인지 냉정하게 바라봤죠. 결론적으로 제가 만난 모두가 지금 시대에 이타미 준의 철학이 필요하다는 것에 동의했어요.”

매년 더 희귀해지는 나무, 돌, 흙의 물성을 아이들이 직접 탐구하게 하는 어린이 건축 학교와 탄소 중립 건축은 늘 시대가 요하는 메시지를 담으려 했던 부친의 열망을 동시대 관점에서 해석한 결과 몰두하게 된 과업이다. 시간을 거슬러 고민한 흔적이 유이화의 건축이 겨냥하는 미래의 비전이 되고 있다. “자연은 회복력을 지니고 있어요. 아버지의 말 처럼, 자연과 인간의 매개체 역할을 하는 건축을 위해 앞으로 더 깊이 고민할 겁니다. 건축은 인간과 자연 모두를 위한 것이어야 하니까요.”

창의적인 개척자, 아티스트 강이연

인간과 비인간, 물성과 비물성의 경계를 탐구하는 미디어 아티스트 강이연. 18K 화이트 골드와 0.2캐럿 다이아몬드로 완성한 ‘샹스 인피니’ 컬렉션은 빛과 소리로 구축한 그녀의 세계처럼 첨예하게 반짝인다. 브이넥 드레스는 레하(Leha).

강이연 작가는 미디어 아트의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가는 중이다. 그는 서울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했지만 2차원의 캔버스를 마주하기 힘들어지면서 미국 UCLA에서 디자인·미디어 아트 석사과정을 시작한다. “평면의 캔버스 한 장에서 모두 해결해야 하는 방식이 맞지 않았죠. 미디어 아트는 제게 ‘Forever New’예요. 어제와 오늘의 기술이 다르죠. 저는 평생에 걸쳐 한 언어만 구사할 수 없거든요. 하고 싶은 이야기를 구현하기 위해 하드웨어든, 소프트웨어든 모두 끌어오고 싶어요. 그런 면에서 미디어 아트는 막강한 장점이 있죠. 또 시간성과 공간성을 지녔으며, 하드웨어만 있다면 캔버스를 넘어서 건물 전체를 활용할 수 있기에 저의 신체적 한계를 초월할 수 있고요.” 첫 번째 본격적인 프로젝션 매핑 설치 작품 ‘Between’(2009)은 하얀색 천을 뚫고 나오려는 몸짓(작가 본인)이 대형 캔버스에 투사된다. UCLA를 졸업하고 귀국해 대학 강의와 작업을 병행하다 “동어반복을 한다”는 좌절감에 유럽에서 작가 활동을 하기 위해 영국 왕립예술학교(Royal College of Art, RCA)에 지원한다. 그곳에서 박사 학위를 준비하면서 작가의 정체성보다 ‘아카데믹한 환경에 있는 사람’이 돼가는 것이 혼란스러웠다. 그러던 중 2016년 빅토리아 앤 앨버트 박물관(Victoria and Albert Museum, V&A)에서 전시를 하며 전환기를 맞이한다.

기술과 예술이 융합한 작업을 선보이는 강이연은 세상을 인식하는 또 다른 방식을 제시한다. 그녀가 탐구하는 경계의 순환은 영속성을 상징하는 ‘샹스 인피니’ 컬렉션의 리본 매듭 모티브와 맞닿아 있다. 검정 수트 드레스는 레하(Leha), 신발은 자라(Zara).

캐스트 코트(Cast Courts)를 프로젝션 매핑한 설치 작업이다. 캐스트 코트는 대영제국 시절 유럽 각지의 조각과 건축물을 석고 모형(캐스트)으로 재현한 장소로 초기에는 복제라는 비판을 받았지만 제2차 세계대전으로 원본이 파괴되면서 다시 중요하게 취급됐다. 디지털 역시 원본과 구분 없이 무한 복제할 수 있으며, 재생산과 재생산이 만날 때 새로운 원본성이 생긴다는 의미에서 작품에 접근했다. “박사 학위 준비와 작가 활동은 대척점 같았어요. 하지만 치밀한 연구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V&A 작업이 나올 수 있었죠.” V&A는 작품 소장을 결정했지만, 2016년에는 이를 분류할 카테고리가 없었다. 필름도 비디오도 아니었으니까. 1년에 걸쳐 보관이 이루어졌다. “V&A 관계자들이 농담처럼 제가 죽고 나서 100년 후에 이 전시를 복원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물었어요. 함께 고민하고 공부하는 과정이 이어지다, 오디오와 영상 파일, 손으로 그린 드로잉, 디지털 드로잉 등 프로세스 전체를 소장하게 됐죠.”

또 하나의 전환점이라면 구글, 나사와 협업해 완성한 ‘패시지 오브 워터(Passage of Water)’(2023)일 것이다. 2023년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 기간에 공개된 작품으로, 나사에서 전달받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후변화로 인한 담수 위기를 말한다. “제 예술을 확장할 수 있었던 작업이죠.” 당시 과학자들과 교류하며 영향을 받아 카이스트 공과대학 산업디자인학과 교수 및 석좌교수로 터를 옮겼다. 카이스트 산하 익스피리언스 디자인 랩(Experience Design Lab)도 운영하며 예술과 기술의 융합 연구를 진행 중이다. “명민한 친구들과 함께하기에 너무 재미있어요. 그들에게 ‘아트워크를 하라’고 말하지 않아요. 융복합적이고 창의적인 뭔가를 만들기 위해 꼭 아티스트나 디자이너가 될 필요도 없죠. 여러분이 하고 싶은 것을 하라고 말해요.”

“미디어 아트는 제게 ‘Forever New’예요. 어제와 오늘의 기술이 다르죠. 저는 평생 한 언어만 구사할 수 없거든요. 하고 싶은 이야기를 구현하기 위해 하드웨어든, 소프트웨어든 모두 끌어오고 싶어요.” 예술을 대하는 그녀의 태도는 누구보다 능동적이고 진취적이다. 18K 화이트 골드에 0.2캐럿의 페어 컷 다이아몬드를 더한 ‘샹스 인피니’ 귀고리와 반지. 니트 드레스는 뮈글러(Mugler). 주얼리는 프레드(Fred).

강이연 작가가 자주 거론하는 전시는 2020년 5개 도시(뉴욕, 런던, 부에노스아이레스, 베를린, 서울)에서 열리며 작가 22명이 참여한 <Connect, BTS>(2020)다. 유일한 한국 작가로서 DDP에 프로젝션 매핑 설치 작업 ‘Beyond the Scene’을 선보였다. 예술을 위한 예술이 아니라 대중문화와의 접점을 고민한 시간이었다. “작품을 위해 아미들을 만나며 깊은 인상을 받았어요. 예술은 특정인이 아니라 모두를 위한 것이죠. 아트 월드 밖의 다양한 이들과 소통하고 싶은 제게 의미 있는 프로젝트였어요.” 내년 4월엔 한불 수교 140주년 행사의 일환으로 주프랑스 한국문화원, 피민코 재단(Fondation Fiminco)과 개인전을 연다. 강이연 작가가 지금까지 보여준 행보는 프레드(Fred)의 ‘뉴 샹스 인피니’가 의미하는 ‘쟁취하는 행운’을 실사로 보는 듯하다. 이를 위해 지켜온 것 하나. “기회가 있을 때마다 지원하고 노력했지만 많이 실패했어요. 하지만 그때마다 낙담하지 않는 마음이 중요해요.” V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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