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트렌드

요즘 남자들 옷이 탐나더군요, 2026년을 사로잡을 ‘윔지맥싱’!

2026.05.13

요즘 남자들 옷이 탐나더군요, 2026년을 사로잡을 ‘윔지맥싱’!

‘윔지맥싱’이라는 단어를 아시나요? ‘윔지(Whimsy)’는 원래 엉뚱하고 사랑스러운 상상력, 장난기 어린 디테일을 뜻하는 단어입니다. 여기에 무언가를 극대화한다는 인터넷식 표현 ‘맥싱(Maxxing)’이 붙으며, 옷 입는 재미를 마음껏 드러내는 스타일을 의미하게 됐죠. 오랫동안 이어진 ‘조용한 럭셔리’ 흐름에 반기를 드는 걸까요? 전략 예측 에이전시 더 퓨처 래버러토리(The Future Laboratory)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사바나 스콧(Savannah Scott)은 ‘기쁨 자체가 새로운 지위의 상징이 되는 변화’라고 설명합니다.

이 분위기는 남성복에도 빠르게 번지고 있습니다. 남성복 저널리스트 닉 카벨(Nick Carvell)은 <보그>에 “윔지맥싱은 자신의 남성성에 안정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보여주는 새로운 방식 같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서로 충돌하는 프린트를 섞거나 브로치를 다는 식으로요. ‘장인 정신이 느껴지는 남성복에 향수 어린 감성과 장난스러운 색감, 패턴을 더하는 흐름’이라며 ‘패션 업계에 들어온 이후 남성복이 가장 재밌는 순간’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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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옷 잘 입는 셀럽들은 윔지맥싱을 터득했습니다. 해리 스타일스는 반짝이는 레오파드 프린트 재킷을 입었고, 제이콥 엘로디는 디올의 발레 플랫을 신었습니다. 배우 코너 스토리는 티파니앤코의 다이아몬드 칵테일 워치를 착용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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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말하는 소위 ‘남친룩’ 스타일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참고할 만한 요소가 있는 ‘윔지맥싱’ 트렌드. 왜 이런 트렌드가 등장했는지, 또 일상에서 어떻게 활용할지 살펴보시죠.

왜 남성복은 지금 더 ‘윔지’해졌을까?

이 장난스럽고 과감한 미학이 번진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가장 큰 건 타이밍이죠. 몇 년 동안 뉴트럴 톤 캐시미어와 단정한 셔츠, 베이지 중심의 미니멀리즘이 이어진 뒤, 흐름이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겁니다. 색과 개성 쪽으로요.

패션 작가 로런 코크런(Lauren Cochrane)은 ‘지금은 확실히 조용한 럭셔리에 대한 반감이 존재한다’고 설명합니다. “약간의 ‘에라 모르겠다’ 분위기도 있고요. 물론 남성들이 화려한 옷차림을 한 지는 오래됐습니다. 믹 재거와 지미 헨드릭스만 봐도 알 수 있죠. 해리 스타일스와 디올, 드리스 반 노튼 역시 그 무드보드 위에 있다고 생각해요. 다만 지금은 그런 스타일이 일상에서도 훨씬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점이 다릅니다.”

1994년, 공연하는 믹 재거. Getty Images
1969년, 공연하는 지미 헨드릭스. Getty Images

이 변화는 레드 카펫 밖에서도 목격됩니다. 닉 카벨은 “남성들이 제대로 차려입고 외출할 때 특히 자주 보인다”고 말합니다. 저녁 자리에서 컬러 주얼리를 더하거나, 주말엔 야구 모자 아래로 실크 스카프를 살짝 내보이는 식으로요. 꼭 밤 문화에만 국한된 것도 아닙니다. 그는 최근 첼시에서 회색 수트와 핑크 셔츠 차림에 강렬한 패턴 양말을 신은 남성을 봤다고 말했습니다. 매우 회사원 같은 차림이었지만, 양말 덕분에 ‘오피스용 윔지맥싱’처럼 느껴졌다고요.

“온라인에는 여전히 남성성을 규정하려는 아주 강압적인 분위기가 존재합니다. 소위 ‘매노스피어(Manosphere)’라고 부르는 흐름이죠. 윔지맥싱은 그런 분위기에 대한 시각적 반작용처럼 느껴집니다.” 결국 이는 더 큰 문화 변화와 연결됩니다. 사바나 스콧은 우리가 자기 최적화 중심의 ‘맥싱(Maxxing)’ 문화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말합니다. 외모 관리에 집착하는 ‘룩스맥싱(Looksmaxxing)’, 향기 관리에 몰두하는 ‘스멜맥싱(Smellmaxxing)’, 건강 최적화를 뜻하는 ‘헬스맥싱(Healthmaxxing)’, 성격까지 개선하려는 ‘퍼스낼리티맥싱(Personalitymaxxing)’ 같은 흐름에서요. 대신 지금은 ‘기쁨과 부드러움, 그리고 약간의 우아한 황당함’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완벽해 보이는 것보다 즐거워 보이는 쪽으로 시선이 움직이고 있다는 거죠.

윔지맥싱 스타일은 어떻게 시작할까?

셀러브리티 스타일리스트 이투누 오케(Itunu Oke)는 ‘얼마나 과감하게 도전하고 싶은지에 따라 다르다’고 말합니다. “대부분 남성들은 액세서리부터 시작해요. 가장 부담이 적은 진입점이거든요.” 브로치, 주얼리, 컬러 백, 독특한 시계, 밝은색 네커치프까지. 2026 봄/여름 시즌 에르메스와 에트로 컬렉션에도 반복해서 등장한 요소입니다. 핵심은 룩의 분위기를 바꿔주는 ‘즐거운 디테일’을 더하는 데 있습니다.

Hermès 2026 S/S Menswear

패션 작가이자 진행자 디노 보나치치(Dino Bonačić)도 비슷한 조언을 건넵니다. 그는 오래전부터 ‘윔지’ 스타일을 즐겨온 인물이죠. “윔지한 스타일이 끌린다면 소소하게 시작하세요. 결국 분위기를 만드는 건 작은 디테일이니까요.”

@dinobonacic

@dinobonacic

예를 들어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를 떠올리게 하는 얇은 골드 브레이슬릿 워치나, 독특한 빈티지 시계 같은 것입니다. 그는 이런 아이템을 빈티드, 이베이 같은 곳에서 중고로 찾아보길 추천합니다. 신발 역시 좋은 입문 아이템입니다. “발레 슈즈는 전통성과 윔지, 그리고 실용성 사이에서 훌륭한 타협점이 되어줄 거예요. 게다가 요즘은 농구 선수 발 사이즈까지 나올 정도로 선택지가 다양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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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중요한 건 즐기는 태도입니다. 콘텐츠 크리에이터 사드 아흐타르(Saad Akhtar)는 금융업 종사자 특유의 획일적인 스타일을 버리고 자신만의 ‘윔지’ 스타일로 바이럴을 탔습니다. 작은 티셔츠와 할아버지 옷장에서 꺼낸 듯한 체리 우드 로퍼, 여성용처럼 작고 얇은 빈티지 구찌 시계를 즐겨 착용하죠. 그의 영상을 몇 분만 봐도 왜 사람들이 이 스타일에 끌리는지 이해하게 됩니다.

윔지맥싱을 가장 잘하는 브랜드는?

어떤 디자이너들은 애초에 옷 자체에 윔지한 분위기를 심어두기도 하죠. 디자이너 다니엘 W. 플레처(Daniel W. Fletcher)가 이끄는 리다테(Mithridate)가 대표적입니다. 클래식 남성복에 예상 밖 디테일을 더하거든요. 프린지 장식의 핑크 스카프가 달린 버튼다운 셔츠나, 손으로 강아지 자수를 놓은 카디건처럼요.

플레처는 ‘클래식 남성복에 비전형적인 영감을 섞을 때 훨씬 흥미로운 결과가 나온다’고 설명합니다. 학창 시절에는 1960년대 <보그> 잡지나 역사 초상화에서 영감을 많이 받았다고요. “작지만 흥미로운 순간을 지금 방식으로 다시 해석하는 거죠.” 다만 중요한 건 ‘코스튬’처럼 보이지 않는 균형입니다. 플레처 역시 ‘결국 사람들이 실제로 입는 옷이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미스리다테의 커스텀 의상을 입은 찰스 멘튼. Getty Images

드리스 반 노튼은 유려한 실루엣과 화려한 소재로 오랫동안 낭만적인 남성복을 선보여왔고, 보디는 괴짜 큰아버지 집 다락방에서 발견한 듯한 빈티지 아메리칸 감성으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시몬 로샤 역시 프릴과 리본, 진주, 스팽글, 플라워 장식 같은 디테일을 남성복에 꾸준히 끌어들이고 있고요.

Dries Van Noten 2026 F/W RTW

Simone Rocha 2026 S/S Menswear

Bode 2026 F/W RTW

리본이 달린 블라우스를 입든, 회사에 발레 플랫을 신고 가든, 강렬한 컬러 양말로 시작하든 상관없습니다. 일상에 약간의 ‘윔지’를 더해보세요.

하솔휘

하솔휘

웹 에디터

2025년 4월 <보그>에서 시작했습니다. 패션 감각이 필요한 모든 분야의 글을 씁니다. 많이 듣고, 다니고, 읽고, 고민하면서 제대로 된 글을 재밌게 쓸 줄 아는 사람이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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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er Bevan
사진
Getty Images, GoRunway
출처
www.vogue.co.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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