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밖으로 나온 미장센, 영국을 누비는 바즈 루어만의 ‘셀리아’

2026.05.23

  • 유승현

스크린 밖으로 나온 미장센, 영국을 누비는 바즈 루어만의 ‘셀리아’

최대 12명까지 탑승할 수 있는 열차는 프라이빗하게 운영된다. 프라이빗 바, 다이닝, 엔터테인먼트 공간을 갖춘 객실 내부. 승객은 전속 셰프가 엄선한 메뉴를 즐길 수 있다.

차창 밖으로 목가적인 풍경이 흐르고, 철로 위를 미끄러지듯 나아가는 기차 여행은 그 자체로 낭만이다. 그중에서도 벨몬드(Belmond)의 ‘브리티시 풀먼(British Pullman)’은 세계에서 가장 눈부신 열차로 불리며 오랜 시간 여행자의 로망으로 자리해왔다. 1920~1930년대 객차를 복원한 열차 안에는 아르데코 양식의 우아한 디테일이 살아 있고, 창밖으로는 영국 시골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정교한 디테일의 다이닝 테이블과 데이베드 스타일의 포근한 좌석에 기대 만끽하는 저녁 식사는 무엇과도 비할 수 없다. 열차를 세심하게 복원한 지도 어느덧 40여 년이 지난 지금, 여행자를 맞이할 새 열차 ‘셀리아(Celia)’가 준비를 끝마쳤다. 셀리아는 프라이빗 다이닝과 이벤트 프로그램을 위한 객차로 영화 <물랑 루즈> <위대한 개츠비> <엘비스> 등을 통해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구축한 감독 바즈 루어만과 아카데미상 수상 경력의 의상·미술감독 캐서린 마틴이 구상하고 설계했다.

셀리아 열차를 디자인한 영화감독 바즈 루어만과 의상·미술감독 캐서린 마틴.

1932년식 풀먼 열차를 복원해 탄생한 셀리아는 칵테일 바, 라운지, 다이닝과 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 꾸렸다. 1860년에 지은 런던 빅토리아 역에서 출발해 몰입감 넘치는 여정을 지향한다. 객차 디자인은 1930년대 런던 웨스트엔드 극장의 화려한 무대와 빈티지 시네마에서 영감을 받았다. 특히 가상의 배우 ‘셀리아’를 앞세워 그가 셰익스피어의 <한여름 밤의 꿈>에서 요정의 여왕 ‘티타니아’ 역할을 훌륭히 연기한 후 자신만을 위한 풀먼 객차를 선물 받았다는 내러티브를 디자인의 중심축으로 삼았다. 바즈 루어만과 캐서린 마틴은 장인과 디자이너를 직접 선별해 협업을 이끌었고, 영국의 풍경과 연극, 문학적 레퍼런스를 직조하듯 엮어 하나의 객차 안에 서사적인 무대 공간을 완성했다.

새롭게 여행자를 맞이할 준비를 끝마친 셀리아.
새롭게 여행자를 맞이할 준비를 끝마친 셀리아의 무드를 담은 일러스트레이션.

“저와 캐서린은 셀리아를 작업하며 일생에 단 한 번 있을 만한 경험을 만끽했으며 이를 통해 창의성과 고급스러움, 독창성의 한계를 뛰어넘었습니다. 객차에 발을 들이는 순간 다른 세계로 빠져드는 듯한 기분을 느끼며 이야기의 일부가 되도록 승객을 안내합니다. 셀리아는 본질적으로 마법같이 신비로운 여행을 추구합니다. 친구들과 함께 기차 안에서 미식을 경험하거나 특별한 모임을 즐길 수 있는 곳이자 음악, 와인, 웃음, 공연으로 가득 채워지는 곳이죠. 이 모든 일이 시골길을 천천히 달려나가면서 펼쳐지고, 승객은 <한여름 밤의 꿈> 속으로 들어간 듯한 기분을 느낄 것입니다. 자기만의 속도, 리듬, 이야기에 맞춰 영국을 탐험할 수 있는 유쾌하면서도 아주 특별한 여정이에요.”

셀리아는 런던 빅토리아 역을 출발해 영국의 상징적인 도시를 향해 나아간다. 전속 셰프가 엄선한 코스 요리를 맛보고 연극을 감상하며 칵테일 파티와 라이브 음악을 즐기는 것까지 승객은 개개인에게 최적화된 경험을 누릴 수 있다. 한 번의 여정에 함께할 수 있는 인원은 단 12명, 프라이빗 예약이 가능하며 그레이터 런던 내 이동 서비스도 제공한다. 셀리아는 시공간을 넘어 탑승자에게 비밀스러운 서사를 제공한다. VL

    컨트리뷰팅 에디터
    유승현
    Connor Sturges
    사진
    Courtesy of Belmo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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