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어린이 모델 엘라 그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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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어린이 모델 엘라 그로스

2018-07-25T12:00:43+00:00 2018.07.27|

팔로워 70만 명을 거느린 인플루언서이자 세계적인 어린이 모델. 열한 살 소녀 엘라 그로스가 엄마의 옷장을 열어 작은 패션쇼를 시작한다.

형광 오렌지 집업 원피스는 프라다(Prada).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게 무엇보다 좋아요!” 지금 내 앞에 앉아 있는 인터뷰이는 수백 번 무대에 오른 아이돌도, 드라마 몇 편을 마친 중견 배우도 아니다. 두 손으로 손을 꼽아 나이를 셀 수 있는, 올해로 만으로 딱 열 살이 된 소녀 엘라 그로스(Ella Gross)다.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짧고 명확하게 소신을 밝힌 소녀는 <보그> 촬영 일주일 전 LA에서 서울로 날아왔다. 긴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사뿐사뿐 스튜디오로 걸어 들어온 엘라는 조심스럽게 책상에 놓인 김밥을 하나 집어 먹었다. 우리의 대화는 방학을 맞아 한국에 오자마자 달려간 곳에서부터 시작됐다. “VR 게임방이요. 아, 그리고 라인프렌즈 스토어에 갔어요! 브라운의 팬이거든요.”

오버사이즈 니트 스웨터와 비즈 장식이 돋보이는 시스루 롱 원피스는 프라다(Prada).

내가 엘라의 얼굴을 맨 처음 본 건 소셜 미디어가 아닌 인터넷 기사에서였다. 가끔 ‘세상에서 가장 예쁜’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쏟아지는 기사가 적지 않다. 지금 만난 엘라도 몇 번씩이나 그 기사의 주인공으로 이름과 얼굴을 올렸다.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엘라는 두 살 때 재미로 시작한 잡지 모델 일을 지금까지 해오고 있다. “유치원에 다니고 나서 1년쯤 쉬다가, 본인이 다시 시작하고 싶다고 했어요.” 변호사로 일하다 지금은 딸의 일을 전적으로 돕고 있는 엄마 윈 그로스(Wynne Gross)가 곁에서 말했다.

오버사이즈 무톤은 루이 비통(Louis Vuitton), 이너로 입은 로고 티셔는 이자벨 마랑(Isabel Marant), 빨간색 트레이닝 팬츠는 아디다스 오리지널스(Adidas Originals), 꽃무늬 워커는 닥터마틴(Dr. Martens).

뚜렷한 이목구비와 해맑은 미소, 올리비아 핫세의 소녀 시절을 꼭 닮은 얼굴을 보고 러브 콜을 마다하는 패션 브랜드가 있을까? 지난 몇 년간 엘라는 타미 힐피거, 자라, 갭, 아베크롬비, 리바이스 등의 모델로 활동하며 국내외에서 유명해졌다. 그리하여 어느새 그녀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70만 명에 육박한다. 그동안 꽤 많은 옷을 입어봤을 소녀에게 요즘 관심이 가는 패션에 대해 물었다. “자신에게 선물을 사줄 수 있다면, 무엇을 갖고 싶은가요?” 그러자 소녀의 어여쁜 입술에서 전혀 새로운 대답이 튀어나왔다. “슈프림이요! 스케이트보드는 못 타지만요. 하하.” 한편 뚝딱뚝딱 무언가 만드는 걸 좋아하는 엘라는 슬라임 만들기에 빠져 있다. “촬영장에 오기 전에도 세 살 어린 동생에게 만들어주고 왔어요.”

이윽고 촬영이 시작되자 프로 모델들처럼 엘라는 언제 그랬느냐는 듯 카메라를 향해 깊은 눈동자를 응시하며 집중한다. 모델 일뿐만 아니라 연기, 노래, 춤 등 여러 방면에 관심을 둔 이 소녀는 요즘 기타 연주를 즐긴다. “블랙핑크의 ‘Stay’, 와 라디오헤드의 ‘Creep’를 연습하고 있어요.” 평소 블랙핑크 팬이라는 엘라가 인스타그램에 궁금증을 유발하는 사진을 올렸다. 블랙핑크 제니와 함께 찍은 사진이다(둘의 관계에 대한 궁금증은 엘라가 YG그룹 계열의 ‘더블랙레이블’에 합류했다는 소식으로 풀렸다. 물론 항간의 예상처럼 엘라가 아이돌로 데뷔한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

하늘색 스트라이프 오버사이즈 셔츠와 팬츠는 마이클 코어스 컬렉션(Michael Kors Collection), 화이트 운동화는 반스(Vans).

오늘도 엘라의 인스타그램에는 수많은 팬들이 드나들며 이 어여쁜 소녀의 일상에 기쁨을 얻고 또 댓글로 응원 메시지를 남긴다. 많은 이들에게 영향을 주는 엘라야말로 제너레이션 Z의 인플루언서다. 엘라의 ‘다음’은 베일에 싸여 있다. 누군가는 엔터테인먼트 세상에서 처음 시도하는 방향으로 도전할 거라고 귀띔한다. 하지만 엘라에게는 모든 게 단순하지만 명확한 논리로 흐른다. “재미있게 즐기며 일할 수 있는 거라면 뭐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