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나라로 입양된 쌍둥이 자매가 만났다
서로 다른 두 나라로 입양된 쌍둥이 자매가 20여 년 만에 만났다. 페이스북을 통해서다.
Q 쌍둥이 자매의 존재를 알게 된 뒤 만나기까지의 과정을 다큐멘터리 <트윈스터즈>로 만들었다. 영화화하기로 결정한 가장 큰 동기는 뭐였나.
A(사만다 푸터먼) 처음엔 “이건 말도 안 되는 엄청난 일이야. 기억하겠어”란 생각으로 시작했다. 주위에서 영화로 만들어보라는 권유가 많았는데, 사실 처음엔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게 너무 어렵게 느껴졌다. 그래도 나와 아나이스 보르디에(쌍둥이 자매)의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과 나누는 게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처음엔 영화가 앞으로의 우리 관계에 방해될까 걱정했지만, 결과적으론 아나이스와 나 사이에 더 특별한 무언가가 생긴 것 같다.
Q 페이스북을 통해 처음 쌍둥이 자매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어떤 느낌이었나?
A(사만다) 쌍둥이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너무 흥분됐다. 평생 들어본 적 없었던 곳을 향한 여정에 오르는 것 같았다. (아나이스) 충격이었다. 만나는 사람마다 사만다에 대한 이야기를 했고, 어서 부모님께도 알려드리고 싶었다. 신나고 흥분됐지만 여전히 믿을 수가 없어서 주변에 계속 물어봤다. 나에게 쌍둥이가 있다면 믿을 수 있겠냐고. 그냥 사만다에 대해 더 알고 싶다는 마음이 가장 컸다.
Q 서로 만나서 가장 먼저 한 일은 뭔가.
A(사만다) 서로의 주근깨, 눈, 귀, 손 그리고 발을 비교해봤다.(웃음)
Q 주로 어떤 이야기를 했나.
A(아나이스) 서로의 인생에서 재미있고 이상했던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는 먹는 것과 건강 얘기. (사만다) 사람들이 아나이스와 내가 정말 단단하게 엮여 있다고 얘기한다. 그리고 그 엮여 있다는 느낌이 매우 소중하다.
Q 서로의 존재를 안 뒤 가장 크게 달라진 건 뭔가.
A(사만다) 크게 달라진 건 없다. 아나이스를 알기 전에도 난 행복했고 지금도 행복하다. 다만 난 절대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더 크게 느끼는 것 같다. 큰 위안이 된다. (아나이스) 아무래도 사만다를 만나야 하니까 여행을 더 많이 하게 됐다(아나이스는 파리, 사만다는 뉴욕에 산다).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과 자주 만나게 됐다는 것.
Q 친엄마와 만날 가능성은 없나.
A(사만다) 어쩌면 평생 못 만날 수도 있다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아나이스와 나는 친엄마에 대한 나쁜 감정은 없다. 오히려 낳아줘서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 우리는 언제든 만날 준비가 되어 있다.
Q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 왔었다. 반응은 어땠나?
A(사만다) 끝내줬다. 정말 멋진 경험이었다. 관객과의 대화 시간에 입양에 대한 긍정적인 관점이 마음에 들었다고 얘기해줘서 놀랐다. 그런 기회가 주어져서 좋았고 앞으로도 입양에 대해 대화하는 자리가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Q 입양에 대한 둘의 생각은 어떤가.
A(사만다) 내가 가진 입양에 대한 생각은 늘 같고 바뀌지 않았다. 행복과 사랑으로 가득하다는 것. 유전자가 같지 않아도 내게 사랑을 주고 내 인생의 일부가 된 사람들은 누구든 가족이다. 우리 자매의 경우처럼 확장된 가족이 만들어질 수 있다. (아나이스) 우리 얘기를 계기로 다른 입양 가족에게 희망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내가 어떻게 존재하게 됐고 사랑받으며 살았는지 깨달았다. 우리 모두가 바라는 건 마음의 평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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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 정재혁
- 포토그래퍼
- COURTESY 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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