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과 몸의 비대칭을 잡아주는 ‘SNPE’
- 아름다움이 곧 건강함은 아니지만, 건강하면 반드시 아름답다. 이것이 뷰티 에디터가 몸의 정렬을 다루는 이유다.
대칭일수록 매력적
진화생물학자들은 대칭이 잘 맞는 신체를 우수한 면역 체계와 동일시한다. 최근엔 이를 입증한 실험도 있었다. 영국 브루넬대 진화심리학과 윌리엄 브라운 교수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좌우대칭이 잘 맞는 몸매를 가진 사람이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이성에게 더 매력적으로 어필했다. “몸이 좌우 비대칭인 사람은 질병에 걸리거나 동물에게 공격받기 쉽기 때문에 배우자를 선택할 때도 균형 있는 몸을 가진 사람이 유리했을 것”이라는 그의 해석은 의학적으로도 일리가 있다. 몸이 비대칭이라는건 척추가 틀어졌다는 뜻이고 무너진 척추는 혈액, 림프, 신경계에 악영향을 미쳐 건강을 망가뜨리기 때문이다.
정렬 운동으로 재연마하라
인간은 골격에 따라 각기 다른 군으로 분류할 수 있으며 이것은 자신만의 매력을 찾아가는 데 드는 돈과 시간을 아껴준다. 예를 들어 스칼렛 요한슨 같은 모래시계형 몸은 섹시하고, 기네스 팰트로 같은 납작한 체형은 늘씬한 멋이 있다. 기네스 펠트로가 스칼렛 요한슨의 볼륨감을 탐내며 근육을 불리면 두꺼운 육방체가 될 뿐이니, 적정 체중을 유지하며 하체가 옆으로 퍼지지 않도록 골반을 잡는 운동을 하는 것이 옳다. 아름다워지는 과정은 타고난 얼굴형과 체형의 장점이 극대화된, ‘최고 매력 수렴점’을 향해 나아가는 여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그 여행의 처음이자 마지막은 정렬이다. 거울 앞에 똑바로 서서 목의 길이, 어깨의 인상, 허벅지의 두께, 다리의 모양, 얼굴의 틀어짐을 관찰해보길. 지금보다 길고 우아한 목, 편안하고 섹시하게 놓인 어깨, 근육이 고루 붙은 탄탄한 허벅지와 곧은 다리 그리고 균형 잡힌 얼굴. 적절한 신발을 신고 코어의 힘으로 활동하며 편안한 호흡을 하며 살아왔더라면, 그렇게 신이 주신 원래의 자산을 지켜왔더라면 당신의 것이 되었을지도 모르는 미적 아우라다.
이제 소개하려는 정렬 운동과 교정 도구는 잘못 깎인 원석을 재연마한다. “좋은 자세란 균형감, 안정감, 자각, 움직임의 우아함, 자유로운 사고와 정서를 모두 포함한다.” 바른 자세를 취하도록 몸과 마음을 재교육하는 알렉산더 테크닉 교사 리처드 브레넌의 명언을 기억하길. 조급해하지 말고 차근차근 시작하자. 전문가들이 공들여 쓴 책을 읽고 몸에 대해 공부하며 하루하루 실천하다 보면 몸 안에 묻혀 있던 보석을 발굴할 날이 반드시 온다.
1 정렬과 치료는 셀프, SNPE
SNPE란 ‘Self Nature Posture Exercise’의 약자다. 문자 그대로 ‘스스로 인간 본연의 자세를 회복하는 운동’이다. 창시자는 SNPE 바른자세학회 대표 최중기 교수. 카이로프랙틱, 도수치료, 추나요법 등 타인에 의존해 교정을 아무리 열심히 받아도 금세 예전의 나쁜 상태로 회귀되는 치료적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고민하던 중 치아 교정을 받게 됐고 유레카를 외쳤다. 장치로 고정해 치열을 바로잡는 원리를 척추와 골반교정 운동에 적용해 자연 치유 프로그램을 만들게 된 거다.
SNPE를 시작하려면 도구부터 장만해야 한다. 다리를 묶는 벨트 세 개, 고관절과 골반에 착용하는 벨트, 척추 주변의 굳어진 속근육을 자극하는 단단한 기구를 모두 구입하면 20만원이 훌쩍 넘었지만 바로 지갑을 열었다. 원리를 들으니 반드시 필요한 도구인 데다 열심히 하기만 하면 통증은 싹 사라지고 몸이 바로 서며 오다리 교정에 얼굴 밸런스까지 잡힌다는데 망설일 이유가 없다. 게다가 지금까지 몸에 들인 돈에 비하면 이건 ‘까까값’이다.
벨트를 묶고 하는 동작은 주로 코어 근육의 비대칭을 잡아주고 근력을 강화하기 위한 운동. 일반적으로 ‘코어’라고 하면 몸의 중심부, 복부를 떠올리곤 하는데 진정한 코어는 목부터 골반 바닥근까지 모두 강화될 때 제구실을한다. 신축성이 없는 벨트로 다리를 묶고 투명 의자 자세를 하거나 앞뒤로 구르는 등의 동작을 하면 비대칭 근육과 관절, 인대가 바로잡히고 균형 잡힌 근력 강화가 가능하다. 여기서 질문 하나. 벨트를 묶고 하는 이 간단한 동작은 그간 내가 땀을 뻘뻘 흘리며 해온 코어 운동과 다른 걸까? “체형이 바르다면 조금만 운동해도 옳은 근육이 붙겠죠. 하지만 틀어진 체형이 근력 운동을 하면 불균형을 강화할 뿐입니다.” <디어 마이 바디>의 저자, SNPE 트레이너 조새한별은 벨트를 묶어 올바른 틀을 만들고, 그 안에서 구조를 바로잡는 운동을 하는 것이 여타 근육 운동과 다른 SNPE의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벨트 네개가 하는 역할은 ‘가이드다. 밸런스를 억지로 맞추느라 근육이 잘못 붙어 있는 몸인지라 머리로는 여기에 힘을 넣어야지, 이 곳을 발달시킬 거야’라고 생각하며 운동해도 절대 그대로 되지 않을 테니 엉뚱한 방향으로 튀지 않게, 틀어진 몸이 해오던 관성대로 근육을 쓰지 못하게 철벽을 쳐준다.
반면 단단한 재질로 만들어진 도구는 굳어진 속근육과 근막을 부드럽게 만드는 데 쓰인다. 홈이 파인 목침, 울퉁불퉁한 방망이, 돌기 베개 등 딱딱한 도구에 몸을 뉘거나 누르면 재배치하기 쉽게 몸이 말랑해진다. 질문 하나 더. 이렇게 누르고 비비는 동작이 이완을 목표로 하는 스트레칭 혹은 마사지보다 효과적일까? 조새한별 트레이너는 “스트레칭이나 마사지만으로는 몸을 교정할 수 없다”고 잘라 답했다. “뼈에 단단하게 붙어 있는 인대와 수많은 근육을 움직일 수 있는 스트레칭은 없어요. 척추 주변의 굳어진 근육과 근막을 풀어줄 수 있는 도구로 몸을 계속 자극해 부드럽게 변화시켜야 합니다.”
수행해야 하는 기본 자세는 네 가지. 동작 자체는 간단하다. 몸이 안 따라주는 게 문제일 뿐. 손을 뒤로 해 깍지 끼고 스쿼트와 유사한 동작으로 앉아 버티는 자세 1번은 몸이 자꾸만 앞으로 쏟아지고, 무릎 꿇고 다리를 묶은 다음 뒤로 눕는 2번 동작은 앞 허벅지가 땅기며 상체가 잘 넘어가지 않는다. 허리를 강화하고 골반의 균형을 잡아주는 3번 동작도 어설프긴 마찬가지. 엎드려 누워 무릎을 굽힌 후 다리를 들어 올리는데 허벅지가 영 땅에서 떨어질 생각을 않는다. 앞뒤로 오뚝이처럼 구르기를 수십, 수백 회 반복하는 4번 동작은 어려움 없이 잘되지만 등뼈가 배겨 아팠다. 딱딱한 도구 위로 몸을 뉘였을 땐 악 소리 나게 아파 생선처럼 팔딱 뛰게 하는 부위가 있다. 이대로 괜찮은 걸까? 조새한별 트레이너에게 걱정을 늘어놨더니 몸이 틀어져 있으면 누구나 겪는 당연한 증상이니 초보자를 위한 대체 동작부터 시작하길 권한다. “통증 유발점에 있는 근육은 단단하고 짧아진 곳이에요. 무리할 필요 없이 점차 시간을 늘려가세요.”
나보다 2개월 먼저 이 운동을 시작한 카멜북스 출판사의 에디터에게서 팔자걸음이 고쳐지고 있다는 제보가 도착했다. 1년 동안 거의 매일 123번 동작을 실천하고 평소에는 골반 벨트를 하고 걷는다는 뷰티 콘텐츠 디렉터 박지은 이사는 부기와 영원히 이별했다고 전해왔다. 누군가 밟고 있던 호스에서 발을 뗀 것같이 순환이 잘된다고 말이다. 운동을 시작한 지 겨우 3주. 내 몸의 정렬에 대해서 말하는 건 시기상조다. 하지만 변화는 확실히 있다. 손발이 훨씬 따뜻해졌고 억지로 어깨를 펴고 턱을 당기지 않아도 무의식중에 똑바로 앉아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는 문득문득 놀란다.
나의 경우엔 과 <디어 마이 바디> 등의 관련 서적을 통독하고 운동 애플리케이션을 다운 받아 틀어진 정도를 측정한 뒤 거울을 보고 운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마감이 끝나면 일주일에 두 번, 1개월 클래스에 등록할 예정이다. 사람마다 틀어진 곳과 유연성, 부상 경험이 다르기 때문에 FQA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느꼈기 때문. 실제로 지난 3주 사이 C자베개를 베고 자면 숙면을 취할 수 없는 데다 목이 눌리며 두통이 와서 SNPE 트레이너에게 DM을 보냈고, 직접 만나 인터뷰한 후에도 목을 어느 정도 꺾는 게 좋은지, 새로운 통증이 나타났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지 수시로 전화를 걸었다. 다행히 SNPE는 셀프 운동을 지향하기 때문에 원데이 클래스 제도가 잘되어 있다. 한번 제대로 배우면 혼자 충분히 할 만한 동작인 데다 마음껏 질문할 멘토를 만나면 마음도 놓인다. 물론 모든 홈트가 그러하듯 변화는 자신의 몫. 내가 목말라 파기 시작한 우물, 이번엔 제대로 해갈이 될 예감이다.
- 에디터
- 백지수
- 포토그래퍼
- 안주영
- 모델
- 스완, 김이현
- 스타일리스트
- 임지윤
- 헤어
- 한지선
- 메이크업
- 홍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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