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저 글씨체 뭐야?

2019.09.17

by 황혜영

    저 글씨체 뭐야?

    지나가던 광고에 쓰인 폰트가 예뻐 놓고 쳐다본 있으신가요? 미묘한 차이로 미묘하지 않은 차이를 빚어내는 폰트의 세계. 굴림체나 돋움체 말고도 예쁜 폰트를 잔뜩 쟁여두면 괜히 기분이 좋아지죠. 그런데 하나의 폰트를 탄생시키기 위해서는 정말 많은 노력과 시간,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활자로 느끼는 한글의 , 여기 요즘 떠오르 독립 서체 네 가지 소개합니다.


    안삼열체

    그래픽 디자이너 안삼열이 2012 내놓은 번째 서체, 안삼열체는 최근 많은 스테이셔너리 제품과 브로슈어 등에서 많이 찾아볼 있는 서체입니다.

    글자의 가독성보다는 글자 한 자 한 자 아름다움에 무게를 두어 만들어 것으로 이탈리아의 보도니(Bodoni)체처럼 크기를 키워 세련미 있는 제목용 글꼴을 만들고 싶은 작가의 고찰로부터 시작되었죠. 가로획과 세로획의 대비를 강하게 것도 보도니를 참고한 . 그래서 제목용이 아닌 본문용으로 사용되거나 글줄이 길면 가독성이 떨어지고 모양도 별로인 탓에 활용 방안에 대해서도 명쾌한 답을 제시합니다.

    줄은 여섯 정도, 자수는 , 자수는 열다섯 내외가 보기 좋다는 . 서체를 만들고 서체를 활용하는 방향까지도 연구하는 폰트 디자이너 안삼열의 노력이 엿보입니다.

    이면체

    이면체는 ‘글자를 두 개로 쪼갤 수는 없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된 서체죠. 폰트 디자이너 김태룡의 손에서 탄생한 것으로, 선과 선이 이루는 이면의 형상에 주목해 그린 글자입니다. 자음과 모음, 직선과 곡선, 여성과 남성, 유기물과 무기물, 단단한 것과 부드러운 같은 개념적이거나 물리적인 요소로 글자를 잘게 나누어보고자 했답니다.

    잘게 나뉜 조각을 새롭게 이어 붙이는 형태로 완성된 이면체. 마치 고딕처럼 보이지만 명조의 모습을 하고 있는데요, 조금은 레트로한 모습도 갖추 최근 트렌드인 뉴트로적인 행사의 폰트나 포스터에 사용하기 좋은 서체죠.

    산유화체

    산유화체는 폰트 디자이너 김태룡의 두 가지 궁금증에서 시작됐습니다. 하나, 한글이 가로쓰기로 바뀌지 않고 세로쓰기를 계속했다면 어떤 모습일까? , 돋움체 같은 ‘산세리프체’를 일컫는 민부리 글자체를  차별화된 모양새로 그릴 수는 없을까? 이런 호기심을 바탕으로 글자의 기준을 세로로 잡은 본문용 산유화체가 완성되었습니다.

    세로짜기용으로 개발된 서체이기 때문에 세로 기둥을 일렬로 정확하게 일치시켜 흐름선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맞추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김태룡 디자이너는 소설이나 시와 같은 문장에 다양한 크기로 글자를 얹으며 전체적인 모양과 글자의 흐름을 확인하는 작업을 거쳤다고 하네요.

    블랑체

    블랑(Blanc) 가로 줄기와 세로 줄기의 대비가 제목용 서체입니다. 2014 폰트 디자이너 김지은이 작업한 ‘꽃담체’의 스케치를 바탕으로 폰트 디자이너 윤민구가 그녀와 협업을 통해 새롭게 디자인한 서체입니다.

    날카로우면서 부드러운 감수성을 동시에 지닌 블랑체는 지난해  문화역서울284에서 진행된 <커피社會>전 공식 서체이기도 했죠. 블랑체의 개성은 24pt 이상의 크기에서 드러납니다. 가로쓰기뿐 아니라 세로쓰기용 글리프를 추가해 모두 적절한 시각 흐름선으로 정렬되죠. 분위기 있게 연출하고 싶을 블랑체로 감수성 스푼 더해보세요.

      프리랜스 에디터
      김시화
      포토그래퍼
      Courtesy Photos, markethiu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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