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진짜 파리지엔 스타일을 보여주는 SNS 계정

2021.04.07

by 송보라

    진짜 파리지엔 스타일을 보여주는 SNS 계정

    이제는 파리지엔 스타일이라고 하면 ‘흥’ 하고 코웃음부터 나오지만 실제로 파리 길거리에서 파리지엔의 일상복 사진을 찍어 올리는 인스타그램 계정이 있습니다.

    그동안 파리 패션 위크에서 패션모델이나 멋쟁이 인플루언서의 스트리트 룩 사진을 볼 수 있었지만, 최근 몇 시즌째 패션 위크도 온라인으로 열리다 보니 더 이상 보기 힘들어졌죠.

    ‘파리지엔 인 파리(Parisiens in Paris)’라는 이름의 인스타그램 계정은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누가 운영하는 계정인지는 알 수 없지만 자신에게 영감을 주는 룩 사진을 매일 포스팅하죠. 베일에 싸인 운영자와 대화를 나눴습니다.

    어떻게 이 계정을 시작하게 됐나요?

    “패션 위크 기간에 길거리에서 늘 완벽하게 차려입은 여자들을 보곤 했어요. 디자이너 의상에 값비싼 주얼리를 두르고 있었죠. 하지만 파리의 일상적인 공간, 지하철이나 공원 같은 곳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이 나에게 더 많은 영감을 줍니다.”

    어떤 식으로 포스팅하나요?

    “즉흥적입니다. 사진을 찍어서 바로 올릴 때도 있고, 몇 주 뒤에 올릴 때도 있어요. 이 계정이 너무 클리셰처럼 보이지 않았으면 해서, 일상에서 마주친 듯이 자연스러웠으면 합니다.”

    무엇을 알게 됐나요?

    “파리 사람들은 옷을 정말 잘 입는 것 같아요. 아무것도 아닌 걸로 멋진 룩을 만들어내죠. 옷값에 상관없이 스타일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거리에서 보는 패션이 런웨이 패션보다 대표적이라고 생각하나요?

    “거리의 패션이 런웨이에 점점 더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어요. 버팔로나 닥터 마틴을 신은 10대를 봤을 때, 그들이 캣워크의 미래라는 걸 알아챘죠. 우리는 그들에게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무엇이 좋은 ‘파리지엔 인 파리’ 룩이라고 생각하나요? 어떻게 선택하죠?

    “오버사이즈 코트에 크롭트 진과 부츠가 좋은 룩이 될 때도 있어요. 나는 심플한 룩을 좋아합니다. 너무 애쓴 것처럼 보이지 않거나 시크한 스타일이요. 일상적인 룩입니다. 2021년을 대표한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힐을 신은 여자는 거의 찍지 않아요.”

    어느 지역에서 가장 인상적인 룩을 발견하나요?

    “1구, 2구와 6구, 레퓌블리크(République 3구/11구)와 샤토 도(Château d’Eau 10구)입니다. 그 이상 멀리 가본 적은 없지만, 여러 지역에서 내게 사진을 보내주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정말 멋진 일이죠! 목표는 파리 중심에서 벗어나는 거예요!”

    당신 정체가 궁금합니다. 힌트라도 줄 수 없을까요?

    “절대 알려줄 수 없어요. 선입견 없이 진행되는 게 좋거든요.”

    사진 속 사람이나 브랜드에 대한 표기 없이 포스팅하는 이유가 있나요?

    “나는 ‘파리지엔 인 파리’가 브랜드나 사람들에 대해 언급하는 계정이 되는 걸 원치 않아요. 스타일을 보기 위한 곳이니까요. 브랜드나 사람과는 상관없죠. 사람들은 거의 제품이 뭔지 알아보고 댓글에 쓰기도 하지만, 그건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한번은 한 여자아이가 제발 자기를 태그해달라고 애걸한 적이 있어요. 팔로워를 얻고 싶었던 거죠. 결국 그 사진을 지웠습니다. 나는 장사를 하고 싶지 않거든요. 그리고 뒷모습을 보여주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그들이 유명한 사람이든 아니든, 얼굴이 거의 드러나지 않는 한 아무것도 바뀌는 게 없기 때문이죠.”

    당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은 인기가 많습니다. 어째서 사람들은 여전히 파리지엔 스타일에 매료되는 걸까요?

    “캐주얼하면서도 멋지기 때문이죠. 난 파리지엔 스타일이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이유를 알 것 같아요. 오버사이즈 재킷에 크롭트 빈티지 진, 닥터 마틴을 신고 머리가 헝클어진 여자아이라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전 세계를 정복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이죠. 클리셰처럼 보일 수 있지만, 내가 하루에 찍는 사람 여섯 중 다섯은 구역에 상관없이 다들 그런 모습이에요.”

    그 계정에 기반해서 2021년의 파리지엔 스타일을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요?

    “전사요. 커다란 부츠와 오버사이즈 코트, 크롭트 진을 입은 여자들을 많이 봅니다. 그들은 거리와 세상으로 나갈 준비가 돼 있죠! 하지만 종종 귀여운 액세서리를 매치하기도 합니다. 베레모나 뉴스보이 캡, 컬러풀한 모자 같은 거요.”

    운영 초기부터 떠오른 네 가지 스트리트 스타일 트렌드를 꼽는다면?

    1 글렌 플래드

    2 컨버스

    3 닥터 마틴

    4 화이트 진(겨울에도)

    오늘날 스타일을 가진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요?

    “편안해진다는 것.”

    에디터
    송보라
    포토그래퍼
    Instagram @Parisiens in Paris
    Eugénie Trochu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