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와이, 리아킴, 원밀리언 댄스 스튜디오와 펑크
비와이, 리아킴, 원밀리언 댄스 스튜디오. 펑크 펑크 펑크!
“내 몸에 춤을 허하라!” <보그>는 이렇게 외치고 싶다. 땀과 숨과 호르몬을 공유하는 춤의 세계와 멀어진 지 2년째다. 몸의 접촉과 움직임이 터부시될 수밖에 없는 지금이기에 <보그>는 춤이 그리웠다. 물론 시국이 이러하니 춤의 이상향을 이미지와 영상으로 구현했지, 막무가내로 춤판을 벌였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메타버스 춤판이랄까.
<보그> 8월호에는 각기 다른 성격의 춤판이 벌어진다. 나미, 혜은이, 김추자, 윤시내, 이효리, 김완선, 윤복희, 이선희, 엄정화, 아이유, 이미자, 양희은, 이소라 등 한국의 디바를 오마주하는 화보를 준비했고, 무용이 또 하나의 정체성인 배우 한예리의 새벽 같은 춤도 이미지로 포착했다.
그리고 여기, 방역 업체가 새벽부터 분주하게 움직인 파주의 한 스튜디오. 또 다른 콜라보레이션 춤판이 벌어졌다. 입대 전 마지막 앨범 <032 FUNK>를 선보이는 비와이, 한국 최초로 K-팝 안무가를 예술가로 끌어올린 리아킴, 그녀가 이끄는 원밀리언 댄스 스튜디오(이하 원밀리언)의 안무가 진리, 유정, 유메키, 카멜, 유진, 티나, 아라, 혜림, 루트, 예찬이 주인공이다. 스튜디오에는 하루 종일 비와이 <032 FUNK>의 수록곡 ‘눈에띄어’가 흘러나왔다. 리아킴이 이 곡을 배경으로 안무하고, 원밀리언이 함께 구현해 <보그> 화보와 영상으로 담아냈다.
<보그> 콘텐츠 디렉터 허세련은 이들과 판을 벌인 이유에 대해 “K-팝 안무를 월드클래스로 끌어올린 리아킴과 자기만의 철학을 음악으로 표현해온 비와이. 이렇게 자신의 세계가 뚜렷한 이들이 만난다면 뭐가 나올지 궁금했어요”라고 말했다.
비와이의 앨범 <032 FUNK>의 주제 역시 코로나19로 멈춰버린 그것, ‘여행’이다. 여행의 시작은 인천공항, 그 인천의 지역 번호 032와 (비와이의 고향 역시 인천이다) 펑키한 여름 여행의 분위기를 담고 있다. 1번 트랙은 즉흥적으로 여행을 가기로 마음먹은 과정, 2번 트랙은 인천공항에서 일어난 일, 이렇게 순차적으로 사랑하는 연인과 LA로 떠난다. 도착하니 캘리포니아의 햇살보다 함께 온 연인이 아름답고 눈에 띄어 도시에 무례할 정도라는 내용의 곡이 ‘눈에띄어’다. 피처링은 비와이가 LA에 가면 늘 만나는 형, 도끼가 참여했다. “본래 ‘눈에띄어’의 뮤직비디오를 LA에서 도끼 형과 찍고 싶었지만 코로나로 접었어요. 오늘 같은 기회를 주셔서 정말 기뻐요. 월드클래스 리아킴과 원밀리언을 <보그>라는 멋진 잡지를 통해 만나고 콘텐츠로 남기는 이번 작업은 음악의 해상도를 높였죠. 이제는 음악만 소비하지 않잖아요.”
리아킴에게 ‘눈에띄어’를 안무로 재탄생시키는 작업은 쉽지 않았다. 리아킴의 안무 과정 중 첫 번째는 리듬이 몸에 잡힐 만큼 노래를 계속 듣는 것. ‘눈에띄어’는 다른 곡보다 며칠을 더 들었다. “흔히 춤을 추는 평범한 비트가 아니에요. 자유롭게 오가는 비트랄까요. 처음에 적응할 때까지 꽤 걸렸죠. 그만큼 완성된 안무는 독특할 수 있었어요.”
리아킴의 안무는 비와이의 곡 의도와도 상통한다. 비와이가 가장 놀란 부분이다. “‘눈에띄어’에 어떤 안무가 붙을지 무척 궁금했어요. 단순하게 만든 곡은 아니지만 단순한 듯한 곡이기에 어떤 창의성이 비집고 들어갈지 기대와 의문이 섞였거든요. 오늘 직접 보고, 와! 왜 리아킴인지, 원밀리언인지 실감했어요. ‘눈에띄어’는 1980년대 펑크를 가져와 비와이식으로 재해석한 곡이거든요. RM이 참여한 릴 나스 엑스(Lil Nas X)의 ‘Old Town Road’가 컨트리 음악과 현재의 트랩을 재해석해 미국에서 터졌듯이, 힙합에서도 샘플링 기법이라고 해서 예전의 것을 나만의 것으로 재해석하는 접근 방식이 있어요. 원밀리언의 이번 안무가 제가 이번 곡에 추구한 바를 담고 있어요.”
리아킴도 동의했다. “저도 옛날에 펑크 음악에 춤을 많이 췄거든요. ‘눈에띄어’의 느낌에 맞춰 1970년대 펑크의 올드 스쿨 동작이 가미되었죠.” 리아킴은 포인트 안무가 특허 기술인데, 이번엔 눈을 형상화한 손동작이다. (<보그> 유튜브 영상에서 찾아봐주길!)
리아킴과 비와이도 멋지지만, 이날의 또 다른 주인공은 원밀리언 안무가 10인이다. 에너지 드링크가 사람으로 태어난 것처럼 몇 시간이고 즐기며 춤을 췄다. 이들은 단순한 댄서가 아니다. 리아킴이 추구하는 방향이 그러하듯이, 각자가 스타일과 창의성을 지닌 독립적인 안무가들인 것. 앞으로 이들 면면을 더해 춤판을 펼쳐낼 것이다. 판은 <보그>가 깔고 싶다. (VK)
- 피처 에디터
- 김나랑
- 패션 에디터
- 허세련
- 포토그래퍼
- 최나랑
- 스타일리스트
- 김선영, 김지수
- 헤어
- 이현우, 장윤나
- 메이크업
- 문지원, 안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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