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 매니큐어의 원조, ‘레브론’은 왜 몰락했나?
우리는 팬데믹의 영향권에서 언제쯤 벗어날 수 있을까요? 가장 미국적이고 가장 대중적인 코스메틱 브랜드 레브론이 파산을 신청하며 90년을 끝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질 것을 예고했습니다. 로이터 통신 등의 외신은 팬데믹 이후 불안한 세계 정세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재정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며, 어쩌면 레브론이 시작일 수 있다고 일제히 전했습니다.
1932년에 찰스 레브슨이 설립해 새빨간 매니큐어를 처음 판매한 혁명 같은 브랜드. 이후 “입술과 손끝을 일치시키라”는 광고 문구와 함께 토털 코스메틱으로 영역을 확장하며, 아메리칸 뷰티의 전성기를 이끌던 레브론. 드러그스토어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친근한 브랜드였지만, 늘 모던하고 대담했으며 클래식으로서 자존심을 잃지 않았죠. 벽돌색 립스틱을 바른 신디 크로포드와 클라우디아 쉬퍼가 등장하는 1980~1990년대 광고 캠페인은 지금 보아도 ‘힙’ 그 자체!
언론 매체는 원자재 가격 상승뿐 아니라 코로나로 인한 뷰티 산업 침체의 영향이 이제 터진 것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특히 이커머스 시장이 커지면서 직접 발라보고 구매하는 오프라인 쇼핑이 주를 이루던 색조 메이크업 분야가 더 어려워진 거죠. 팬데믹 이후 미니멀한 메이크업을 지향한 것도 그 이유 중 하나일 겁니다. 화장대에 브러시부터 온갖 색조 제품을 쭉 늘어놓고 진한 화장을 하던 예전과 달리 기본에 충실한 몇 가지 아이템만으로 간결하게, 내가 가진 본연의 매력을 더 드러내는 분위기죠. 또 하나! 카일리 제너, 리한나 등 쿨하고 신선하며 인스타그래머블한 셀럽들이 론칭한 코스메틱 브랜드와의 경쟁에서도 실패했습니다. 킴 카다시안, 헤일리 비버 등 여러 셀럽이 본인의 이름을 내건 브랜드를 전개하는 상황에서 레브론의 적자는 더 불어날 거라고 판단한 거죠. 비단 레브론에 국한된 이야기만은 아닙니다. 브랜드가 얼마나 오랫동안, 얼마나 다양한 제품을 만들었는지는 이제 중요하지 않습니다. 소비자는 더 젊고 쿨하며 생동하는 브랜드를 원하니까요.
하지만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은 아닙니다. 법적 상황과는 철저하게 분리된 듯 레브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죠. 며칠 전엔 인도 대기업의 인수설이 돌며 주식이 91.28%나 폭등하기도 했거든요. 레브론은 과연 뼈를 깎는 혁신을 통해 더 쿨하게 돌아올 수 있을까요? 발색과 지속력이 뛰어난 코스메틱 제품이 발에 차이는 게 현실입니다. 좀 더 유쾌하고 퍼스널한 스토리텔링을 풀어갈 것인지, 윤리적 소비를 갈망하는 소비자를 사로잡을 것인지, 아니면 좀 더 개인화된 피부 톤 정보를 활용하는 등 첨단 뷰티 테크를 도입할 것인지… 레브론이 어떤 승부수를 던질지 궁금해집니다. ‘수퍼 러스트러스 립스틱 #445 티크 로즈’만큼은 잃고 싶지 않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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