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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타고니아의 위대한 결정

2022.11.04

by 오기쁨

    파타고니아의 위대한 결정

    세계적인 아웃도어 브랜드파타고니아(Patagonia)’가 소신에 따른 결정을 내렸습니다. 회사 소유권을 모두 비영리 환경 단체에 넘긴 겁니다. 

    15일 <뉴욕 타임스>에 따르면, 이본 쉬나드 파타고니아 창업자 일가가 지난 8월 약 30억 달러, 한화로 약 4조1,000억원에 달하는 회사 지분을 비영리 단체 홀드패스트 컬렉티브와 파타고니아 목적 신탁이라는 신설 법인에 양도했습니다. 

    홀드패스트 컬렉티브는 기후 위기 대응 활동에 나서는 비영리 단체로, 파타고니아의 보통주 98%를 넘겨받았습니다. 파타고니아 목적 신탁은 전체 주식의 2%에 해당하는 회사의 모든 의결권을 양도받았습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쉬나드 일가는 연간 1억 달러에 달하는 파타고니아의 수익 역시 기후 변화 대처와 전 세계 미개발 토지 보호를 위한 활동에 기부하기로 했습니다. 

    쉬나드 창업자의 이번 결정은 이미 2020년부터 예상돼온 것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되던 시기, 그는 측근들에게 회사 지분을 정리할 뜻을 내비쳤습니다. 쉬나드의 측근들은 파타고니아가 비상장 회사인 만큼 회사 매각에 나서는 방법을 조언했으나, 쉬나드는 회사가 상장될 경우 주주 이익이 우선시돼 노동자의 복지 향상과 환경 보호를 중요시해온 기업 문화를 지킬 수 없을 거라 판단했죠. 

    쉬나드는 파타고니아를 창업한 이래 꾸준히 환경을 생각하며 기업을 경영해왔습니다. 일례로 판매량이 높았던 암벽등반용 피톤 생산을 돌연 중단한 일을 빼놓을 수 없는데요. 피톤을 바위에 고정했을 때 바위가 쪼개지면서 환경을 해친다는 이유로 생산 라인을 철수하기도 했습니다. 

    1973년 설립된 파타고니아는 제품을 만들 때 유기농 직물과 친환경 재료만 썼으며, 수십 년 동안 매출의 1%를 환경 운동가들에게 기부해왔죠. 파타고니아는 유기농 목화만 활용한 제품을 만들거나 플라스틱 공병을 재활용해 업사이클링 제품을 꾸준히 제조했습니다. 덕분에 파타고니아 인기 모델인 플리스 150벌을 만들 때 석유 160L를 절약하고, 독가스 배출은 0.5t이나 줄일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환경 보호는 곧 파타고니아의 핵심 철학이자 기업 정신이죠. 쉬나드는 “옷을 만들 때부터 버릴 때까지 환경만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쉬나드 창업자는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조치가 소수의 부유층과 다수의 빈곤층으로 귀결되지 않는 새로운 형태의 자본주의에 영향을 미치길 바란다”며 “지구를 구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일하는 사람들에게 최대한의 자금을 기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뉴욕 타임스>에 따르면, 쉬나드의 결정은 평소 환경 보호를 우선시하는 그의 경영 철학이 반영된 것입니다. 파타고니아처럼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브랜드가 늘어나길 기대해봅니다.

    에디터
    오기쁨(프리랜서)
    포토
    Courtesy of Patagon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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