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종교 건축물에서 럭셔리 호텔로, 안식처가 될 호텔 16

2022.12.16

by 안건호

    종교 건축물에서 럭셔리 호텔로, 안식처가 될 호텔 16

    세계 각지의 옛 교회, 수도원, 수녀원 등에 둥지를 튼 더없이 아름다운 호텔이 여행객을 매혹한다. 수도원이나 수녀원의 신성한 홀에서 산책을 즐기는 것보다 더 평화로운 순간이 있다면, 그곳에서 잠을 청하는 것이 아닐까? 15세기에 지은 크로아티아의 수도원부터 산후안 도심에 있는 17세기 가톨릭 수녀원까지, 근사한 럭셔리 호텔로 변모한 종교 건축물 16곳을 모아봤다.

    1. 벨몬드 빌라 미켈레 호텔(Villa San Michele, A Belmond Hotel, 이탈리아 피렌체)

    Courtesy of Belmond

    15세기 프란체스코회 수도원에는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의 영광스러운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미켈란젤로의 영향을 받아 완성한 석조 외벽엔 니코데모 페루치(Nicodemo Ferrucci)의 벽화 ‘최후의 만찬’이 1642년부터 걸려 있다. 호텔 관계자에 따르면,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호텔 부지를 둘러싼 숲에서 첫 비행을 시도했다고 한다. 45개 객실과 스위트룸을 갖춘 이 호텔은 테라코타 타일, 맞춤 가구, 석조 벽난로와 함께 피렌체 시내가 내려다보이는 아름다운 뷰를 자랑한다.

    2. 피터 & 호텔(Hotel Peter & Paul,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Courtesy of Hotel Peter & Paul

    베드로와 바울을 뜻하는 호텔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 뉴올리언스에 있는 이 호텔은 옛 교회 건물을 활용해 지었다. 흥미로운 사실은 건물의 일부가 학교, 목사관, 수녀원 등으로도 쓰였다는 점이다. 종교적인 색채가 묻어나는 앤티크 디테일, 체커보드 패브릭, 고전적인 디자인의 욕조가 자리한 71개 객실과 스위트룸의 인테리어가 압권이다. 종교색 짙은 회화 작품을 감상해도 좋고, 황홀한 맛을 자랑하는 칵테일과 안주를 제공하는 엘리시안 바에서 만찬을 즐겨도 좋다.

    3. 로푸드 1483(Lopud 1483, 크로아티아 로푸드섬)

    Courtesy of Lopud 1483

    두브로브니크에서 보트로 이동하는 고대 성곽의 전용 부지에 있는 호텔. 로푸드 1483은 중세 석조 기술을 잘 보여주는 전통 석고 기법을 활용해 20여 년간 정성스러운 리노베이션을 거쳐 탄생했다. 5개 스위트룸에 놓인 호텔 오너 가족의 소장품, 르네상스 가구 역시 매혹적이다.

    4. 시르카(Cirqa, 페루 아레키파)

    Courtesy of Scott Dunn

    1540년에 지은 페루 남부의 수도원이 시르카 렐레 & 샤토(Cirqa – Relais & Châteaux) 호텔로 거듭났다. 투숙객은 석조 테라스 2개를 중심으로 자리한 11개 객실을 단독으로 사용할 수 있다. 근사한 겨울밤을 위한 화덕과 여름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수영장 역시 갖췄다. 원형을 그대로 유지한 아치형 천장의 클래식함과 조명, 수공예 목조 가구 등의 모던한 감성이 뒤섞인 곳.

    5. 모나스테로 산타 로사 호텔 & 스파(Monastero Santa Rosa Hotel & Spa, 이탈리아 콘카 데이 마리니 아말피 해안)

    Courtesy of Monastero Santa Rosa

    아말피 해안 절벽 끝에 우아하게 자리한 부티크 호텔. 20개에 달하는 스위트룸의 각 명칭은 이곳에 살았던 수녀들이 약용하던 약초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17세기 도미니크회 수도원이었던 이곳은 살레르노만의 광활한 풍경을 즐길 수 있는 인피티니 풀과 미슐랭 1스타 레스토랑 ‘일 레페토리오(Il Refettorio)’를 갖췄다. 제인 고프(Jane Goff)가 디자인한 스파는 돌로 둘러싸인 벽과 아치형 천장이 돋보이는 힐링 룸이 특징이며, 잘 가꾼 정원의 화사함도 느낄 수 있다.

    6. 호텔 콘벤토(Hotel El Convento, 푸에르토리코 산후안)

    Getty Images

    산후안 도심에 있는 ‘오피셜 히스토릭 호텔스 오브 아메리카(Official Historic Hotels of America)’ 라인의 가장 오래된 호텔. 1646년에 지어 252년 동안 수녀들의 보금자리가 되어주던 이 수녀원은 58개 객실을 갖춘 매력적인 호텔로 재탄생했다. 샹들리에와 대리석 바닥재가 조화를 이루는 대연회장은 당신의 ‘드림 웨딩’을 현실로 만들 것이다.

    7. 퐁트브로 로텔(Fontevraud L’Hôtel, 프랑스 루아르 밸리)

    Courtesy of Fontevraud, David Darrault

    프랑스 루아르 밸리의 이 4성급 호텔에는 유서 깊은 왕실의 역사가 살아 숨 쉰다. 1101년 설교사 로베르 다르브리셀(Robert d’Arbrissel)의 주도하에 ‘이상적인 도시’를 꿈꾸며 탄생한 이곳은 1189년부터 헨리 2세(Henry II), 아키텐의 엘레오노르(Eleanor of Aquitaine), 사자왕 리처드(Richard the Lionheart) 등이 잠들어 있는 왕실 묘지로 활용됐다. 9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이곳은 이제 호텔이지만, 유서 깊은 수도원을 둘러보는 것 또한 가능하다.

    8. 로스카(L’oscar, 영국 런던)

    Courtesy of L’oscar, Maud Devaud

    바로크 건축의 애호가라면 런던의 19세기 옛 교회 건물에 자리한 로스카 호텔을 방문해보자. 프랑스 건축가 자크 가르시아(Jacques Garcia)가 리노베이션한 이곳은 럭셔리한 관능미와 뿌리 깊은 역사가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2018년에는 여행 잡지 <콘데 나스트 트래블러>가 선정한 ‘올해 최고의 신생 호텔’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9. 벨몬드 호텔 모나스테리오(Monasterio, A Belmond Hotel, 페루 쿠스코)

    Courtesy of Belmond

    고대 수도원에서 호텔로 재탄생한 이곳은 쿠스코 역사의 중심지인 아르마스 광장(Plaza de Armas) 근처에 있다. 눈부신 예술 작품으로 우아하게 장식한 벽과 300년 된 삼나무를 중심으로 대칭을 이루는 안뜰이 돋보인다. 호텔에 머무는 동안 아트 투어에 함께하거나 실내 스파를 받거나 고급 레스토랑에서 잊지 못할 저녁 식사를 즐기며 휴식을 취해보자.

    10. 아르고스 카파도키아(Argos in Cappadocia, 튀르키예 카파도키아)

    Courtesy of Argos in Cappadocia

    ‘요정의 굴뚝’이라는 바위로 유명한 카파도키아. 부드러운 화산암으로 형성된 이 천연 기둥은 고대의 사람들이 손으로 직접 파고 조각해 교회나 가정집 등 다양한 건축물로 재탄생했다. 고대 수도원이었던 ‘아르고스 인 카파도키아’는 튀르키예의 아름다운 풍경을 만끽할 수 있는 최고의 호텔로 꼽히며, 거의 모든 객실에서 압도적인 뷰를 즐길 수 있다. 스위트룸은 지역의 석재와 나무를 활용했고, 아치형 구조물과 천장 역시 건물의 본모습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완성했다.

    11. 럭셔리 컬렉션 호텔 어거스틴(Augustine, a Luxury Collection Hotel, 체코 프라하)

    Courtesy of Marriott International, Lutz Vorderwuelbecke

    프라하의 어거스틴 호텔에는 현대적인 스위트룸 101개와 13세기 어거스틴 수도원의 정취가 공존한다. 이 수도원에는 현재 수도승 네 명이 살고 있으며, 이 5성급 호텔의 스위트룸 대부분은 수도승이 사용하던 방 2~3개를 합쳐 만들었다. 가이드 투어를 신청한 투숙객은 13세기 도서관을 둘러볼 수 있다.

    12. 앤트워프 어거스트(August, Antwerp, 벨기에 앤트워프)

    Courtesy of Robert Rieger

    옛 아우구스티누스 수도원이 모던한 정취 가득한 럭셔리 호텔로 거듭났다. 리노베이션을 지휘한 벨기에 건축가 빈센트 반 두이센(Vincent Van Duysen)의 걸작이라 부를 만하다. 44개 객실과 스위트룸은 각기 고유의 분위기를 자랑한다. 호텔 내 레스토랑의 셰프 닉 브릴(Nick Bril)이 세심하게 준비한 제철 메뉴를 즐기거나, 스파에서 여유를 즐겨보자.

    13. 아바디아 레투에르타 레도마이네(Abadía Retuerta LeDomaine, 스페인 두에로 밸리)

    Courtesy of Abadía Retuerta LeDomaine

    500에이커에 달하는 포도밭에 둘러싸인 아바디아 레투에르타 레도마이네. 마드리드에서 차로 2시간 거리에 있는 이 부티크 호텔은 30개 객실만 운영하며, 최고의 안식처가 되어준다.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건축한 호텔의 대식당 자리에는 미슐랭 1스타 레스토랑 레펙토리아(Refectoria)가 있다.

    14. 크루이셰렌호텔 마스트리흐트(Kruisherenhotel Maastricht, 네덜란드 마스트리흐트)

    Courtesy of Etienne C.L. van Sloun

    들어서자마자 기하학적인 형태의 조명 기구 등 모던한 실내장식이 눈길을 끌지만, 종교 건축물이라는 본질을 그대로 간직한 곳. 큼직한 아치형 스테인드글라스 창문과 아치형 리브 천장 등 고딕 건축물의 미학이 돋보이는 가운데, 교회와 수도원을 연결하는 유리 엘리베이터 등 모던한 요소가 21세기 현재를 살아가고 있음을 기억하게 한다.

    15. 라인 DC(The Line DC, 미국 워싱턴 디시)

    Getty Images

    라인 DC로 걸어 들어가는 순간 건물 앞에 자리한 이오니아풍 기둥, 큼직한 아치형 창문, 로비가 내려다보이는 바의 발코니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 자체로도 더없이 아름다운 이 디테일은 110년 전 건립된 교회의 흔적이다. 아담스 모건에 있어 도시의 가장 활기찬 지역을 둘러보기에도 편리하다. 벽돌로 지은 연립주택과 나이트라이프, 인디 숍, 다이닝 플레이스 가득한 미국의 수도를 온전히 즐겨보자.

    16. 소조 호텔(Sozo Hotel, 프랑스 낭트)

    Courtesy of Sozo Hotel

    1883년 프랑스 낭트에 지은 예배당이 4성급 호텔로 거듭났다. 24개 객실은 저마다 특별한 디자인을 자랑한다. 객실 대부분은 교회의 오리지널 돌벽을 보존하도록 지었으며, 아치형 구조물과 스테인드글라스 창문을 원형 그대로 보존한 방도 있다. 인테리어 디자인은 전반적으로 심플하지만, 기분 좋은 컬러와 디테일이 이 유서 깊은 공간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에디터
    안건호
    Katie Lockhart, Katherine McLaughlin
    사진
    Courtesy 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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