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더 제대로 입어야 하는 미니스커트
우아함은 롱스커트가 담당할 겁니다. 미니스커트는 무릇 발랄해야 제맛이죠.
올가을은 스케이터 스커트가 그 발랄함을 채워줄 겁니다. 생경한 단어지만 어렵게 생각진 마세요. A라인 혹은 플레어 스커트와 다를 것 없는 모양이니까요. ‘스케이터’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는 1980년대 피겨스케이팅 선수들이 경기 중에 입은 스커트의 실루엣에서 따왔기 때문입니다. 꼭 맞는 허리, 가볍게 펼쳐지는 밑단, 짧은 길이는 자유롭고 아름다운 움직임을 위해 꼭 필요한 요소였죠.
그 낭창하고 발랄한 실루엣은 스케이터뿐 아니라 모든 여성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습니다. 본격적인 황금기는 2010년대, 드라마 <가십걸>의 ‘블레어’가 플리츠, 러플 등 갖가지 종류의 스케이터 스커트를 거의 매 시즌 입고 나오던 시절이었죠. 그렇게 스케이터 스커트는 캐주얼 스쿨걸 무드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습니다.
2023년 런웨이에 등장한 스케이터 스커트는 예의 그 발칙함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더군요. 선명한 플리츠가 흩날리는 테니스 스커트, 곱게 퍼지는 풀 스커트 등 풍성한 실루엣의 스커트를 즐긴다면 더 눈여겨보세요.
파투는 허리 부분에 정성을 쏟았습니다. 기존 스커트보다 두껍고 넓게 잡힌 허리는 퍼진 밑단을 더욱 드라마틱하고 리드미컬하게 만들었지요. 특히 밑단과 주름의 방향을 반대로 한 디자인이 돋보였는데요. 가로 방향으로 꼼꼼히 채워진 주름은 라인을 더 플랫하고 슬림하게 만들었습니다.
겐조는 데님을 가지고 놀았습니다. 블레이저까지 곁들인 엄연한 청청 패션이었지만 깔끔한 테일러링 덕에 무겁게 늘어져 보이지 않았죠. 룩 전체가 주름과 러플 장식으로 범벅이 된 루도빅 드 생 세르냉의 스타일링은 섹시했습니다. 2000년대의 맥시멀한 실루엣과 페미닌한 프렌치 감성을 모두 머금고 있었죠. 스케이터 스커트 특유의 얇고 가벼운 매력을 원 없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용기를 불어넣은 건 티나 쿠나키입니다. 최근 짧고 풍성한 화이트 스케이터 스커트에 이번 시즌 트렌드 컬러인 레드를 포인트 삼아 사랑스럽고 선명한 스타일을 완성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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