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아이템

롱샴 백의 앙증맞은 귀환

2024.04.04

by 이소미

    롱샴 백의 앙증맞은 귀환

    롱샴의 아이코닉 백이 앙증맞은 자태로 돌아왔습니다.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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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urtesy of Longchamp

    부정할 수 없는 클래식이죠. 이름은 몰라도 일단 보면 ‘아, 이 가방!’ 한다는 그 백, 르 플리아쥬(Le Pliage) 백입니다. 1993년 출시 이후 전 세계 여성의 일상과 여행을 함께해왔죠. 긴 설명 없이 가방만 잘 들여다봐도 납득이 갑니다. 가벼운 재질, 넉넉한 사이즈, 시간의 구애를 받지 않는 간결한 디자인, 심지어 합리적인 가격대까지! 뭐 하나 아쉬운 부분이 없으니까요.

    한마디로 굳이 트렌드를 등에 업지 않아도 이미 입지가 견고한 백이었습니다. 물론 주춤하던 시기도 있었어요. 모두의 사랑을 받는다는 건 곧 흔한 아이템이라는 뜻, 새로운 스타일을 찾아 헤매는 이들에게 더 이상 솔깃한 선택지가 되어주지 못했기 때문이죠.

    Splash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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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랬던 르 플리아쥬 백이 다시 입소문이 나기 시작한 건 지난해부터입니다. 당시 분위기를 떠올려보면 그리 뜬금없진 않아요. Y2K의 은은한 여운과 조용한 럭셔리, 올드 머니의 흥행으로 모두가 클래식 아이템을 찾아 헤매던 해였으니까요. 유서 깊은 하우스의 상징적인 백이 차례대로 전성기를 맞이하기도 했죠.

    엔진이 되어준 건 틱톡이었습니다. 이미 르 플리아쥬 백을 오랜 기간 사용해온 이들보다는 이제 막 패션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젊은 세대에게 매력 어필을 제대로 한 것인데요.

    @jclaudettef

    I don’t wanna punch holes so we find this attachment instead 🤩 — it can also fit the small Le Pliage! I know the color isn’t super sinilar but it’ll have to do (it’s not that noticable)! 🤍#ThisIsTheFit #longchamp #longchamplepliage #fyp #foryou #tiktok #tiktokfashion #outfit #minibag #ootd #beautyph

    ♬ original sound – spedupsongsnlyrics

    재미있는 점은 르 플리아쥬 백의 실용성을 담당한 ‘넉넉한 사이즈’가 주인공이 아니었다는 겁니다.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건 그보다 훨씬 작은, 핸들 파우치 스타일과 XS 사이즈였습니다.

    실용성은 포기했다고 간주했건만 더 새로운 길이 열렸습니다. 패션 셀럽들은 크로스 보디나 백 레이어링, 파우치로 활용하며 기존 백과 또 다른 스타일링을 개척했죠. 호환성도 더 좋아졌습니다. 부담 없는 크기와 고유의 클래식한 실루엣은 어떤 스타일에 붙여놓아도 제 역할을 해냈으니까요.

    작아진 건 사이즈뿐, 스타일과 실용성은 여전합니다. 즐길 수 있는 방법은 배로 늘었고요. 흔하다는 이유로 다시 옷장에 기약 없이 넣어두지 않아도 될 만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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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etty Images, Courtesy Photos, Splash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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