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영화제까지 접수한 데님 룩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드레스가 등장하는 칸영화제의 레드 카펫. 한창 진행 중인 제77회 칸영화제에서도 한소희 , 윤아는 물론 안야 테일러 조이와 셀레나 고메즈 같은 할리우드 스타 역시 드레스를 입은 채 모습을 드러냈죠. 하지만 모두가 우아한 드레스를 빼입는 건 아닙니다. 가장 다재다능한 패션 아이템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데님을 입고 레드 카펫에 오르는 이들도 있죠.
거리에서 몇 초에 한 번씩 볼 법한 평범한 데님은 아닙니다. 장소가 장소인 만큼 모두 어딘가 ‘특별한’ 요소가 있는 데님을 선택했죠. 첫 번째로 살펴볼 인물은 시에나 밀러입니다. 스키아파렐리의 2024 S/S 컬렉션에 등장한 룩을 그대로 (심지어 다소 기괴한 발가락 슈즈까지!) 소화했죠. 오뜨 꾸뛰르에 근간을 둔 하우스답게 리벳처럼 세세한 부분까지 심혈을 기울여 완성한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2,900유로라는 가격표만 떼고 본다면 데일리 웨어로 충분히 녹여낼 수도 있는 청바지였죠.
<더 웨일>에서의 연기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까지 오른 홍 차우는 더 따라 하기 좋은 룩을 선보였습니다. 스트레이트 핏 데님에 디테일이 전혀 없는 화이트 셔츠를 매치했죠. 포인트는 접어 올린 팬츠 밑단의 오블리크 패턴만으로도 충분했습니다. 가장 클래식한 조합으로 꼽히는 ‘흰 셔츠에 데님’이 질리던 참이라면, 홍 차우처럼 안감이 다른 데님을 시도해도 좋겠군요.
크리스챤 디올이 1947년 발표한 ‘뉴 룩’을 재현하며 화제가 된 프랑스의 가수 이술트(Yseult). 뎀나와도 친분이 두터운 만큼 그녀는 발렌시아가의 데님 셋업을 착용하기도 했는데요. 제아무리 슬림 진이 유행하더라도 와이드 데님 특유의 편안함과 멋을 대체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다시 깨닫는 순간이었습니다.
럭셔리 데님 이야기에 보테가 베네타의 팬츠가 빠질 수는 없겠죠. 줄리안 무어는 청바지처럼 보이는 레더 팬츠에 남성적인 실루엣이 돋보이는 더블 브레스트 블레이저를 걸쳤군요.
지난 2024 F/W 컬렉션에는 특별한 디테일을 더했지만, 현실적인 방식으로 소화할 수 있는 데님이 눈에 띄었죠. 이 흐름은 칸영화제에서도 이어졌습니다. 모델 신디 브루나는 군데군데 워싱을 달리해 사이키델릭한 패턴이 돋보이는 에밀리오 푸치의 데님 스커트를 선택했습니다. 밑으로 살짝 삐져나온 나이키×벤앤제리스 덩크 역시 스커트와 완벽하게 어우러졌고요. 올여름 휴양지로 떠날 때 참고할 만한 룩이었습니다.
모델 코코 로샤 역시 범상치 않은 데님을 입고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클래식한 피 코트를 뚝 잘라낸 듯한 디자인의 아우터를 매치하며, 캐주얼하면서도 격식이 느껴지는 룩을 완성했죠.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칸에 참석하는 이들은 엄격한 드레스 코드를 따라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이들의 노력 끝에 보수적이던 주최 측 역시 조금씩 바뀌고 있죠. 앞으로 더 많은 셀럽의 독특한 데님 룩을 기대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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