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길고 헐렁해진, 올여름 청 반바지
조츠보다 퀼로트 데님이라 부르는 게 맞지 않나 싶을 정도죠. 애매한 기장의 쇼츠가 대세라는 건 문밖만 나서도 알 수 있지만 지난여름만 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적어도 무릎 위를 웃도는 기장이긴 했으니까요. 올해는? 무릎이 겨우 보일까 말까입니다. 한술 더 떠 정강이를 스치는 기장도 심심찮게 보이더군요.
Y2K의 여운이 생각보다 깁니다. 점점 더 편한 옷을 추구하는 요즘 경향도 무시할 수 없고요. 튼튼한 데님 소재 덕분에 여타 쇼츠에 비해 셰이프는 더 투박하고 견고합니다. 실루엣을 더 풍성하고 드라마틱하게 만들 수 있다는 얘긴데요. 상의는 타이트하게, 하의는 넉넉하게 입는, 보장된 공식을 따라도 좋지만 올해는 틀을 좀 깨도 좋을 듯합니다.
런웨이와 스트리트 모두, 의견을 하나로 좁히기 힘들 정도로 스타일링이 다양했거든요.
뭐 하나 겹치는 무드가 없습니다. 옷도 옷이지만 슈즈 매치가 특히 인상 깊었는데요. 오히려 당연히 등장할 거라 여기던 스니커즈는 잠잠했어요. 겐조를 제외하면요. 셀럽들의 룩도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발레 플랫부터 플랫폼 슈즈까지, 모두가 스니커즈 대신 엉뚱한 신발을 매치해 한층 ‘독창적인’ 데님 룩을 완성했죠. 양말과 발찌는 맛깔나는 조미료 역할을 담당했고요. 자리를 가르기에도 좋겠더군요. 뾰족한 뮬 힐을 신으니 화이트 탱크 톱에 반바지도 영락없는 나이트 아웃 룩으로 보였으니까요.
자기주장 강해 보이는 첫인상과 달리 호환성이 참 좋습니다. 전반에 깔린 빈티지하고 도시적인 무드도 구미가 당기는 이유 중 하나고요. 휴양지는 몰라도 여름 일상을 함께하기엔 모자람이 없는 친구죠. 옷장 속 아이템과 환상의 궁합을 자랑하면서요. 함께 골라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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