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안 대고 우아해지는, 스카프 코트의 유행
지금 뜨고 지는 모든 유행을 따를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이 흐름에 영향을 받기 마련이지요. 눈에 자주 띄면 관심이 없다가도 생깁니다. 나름의 아름다움을 자연스럽게 발견하게 되고요. 올해는 스카프가 그랬습니다.
머리를 감싸고, 티셔츠 대신 입고, 허리춤에 벨트처럼 두르기도 하며 흩날리는 천 조각의 매력을 온몸으로 느꼈죠. 심지어 그 시절 스키니 스카프까지 틈새를 공략했습니다. 본격적인 스카프의 계절, 겨울에도 이 활약은 이어집니다. 2024 F/W 런웨이만 슬쩍 훑어봐도 예정된 흐름이었다는 걸 알 수 있죠. 즐기는 방법이야 가지각색이겠지만 오늘은 그중에서도 가장 실용적이고 기능적인 아이템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군요. 스카프 아우터입니다.
한 번쯤 SNS상에서 마주했을지도 모르겠어요. 쉽게 말해 스카프가 내장된 재킷/코트인데요. 물론 이 하이브리드 아이템은 1980년대 욜리 텡(Yeohlee Teng)부터 펜들턴(Pendleton), 샤넬 등 제법 오래전부터 명맥을 이어왔지만요. 지금 우리가 익히 아는 형태는 2021년 토템이 출시한 스카프 코트에서 시작됐습니다. 대단히 기발한 형태는 아니었지만 그래서 더욱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죠. 우아하고 간편했으니까요. 최근 2024 F/W 컬렉션에서는 롱 코트 버전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지금 런웨이와 스트리트로 쏟아져 나온 스타일도 여기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대체로 중성적인 색조와 매일 입어도 질리지 않는 클래식한 실루엣이 특징입니다. 색과 소재로 대비 효과를 주지도, 눈에 띄게 독특한 디테일을 가미하지도 않았죠. 덕분에 차분한 모노크롬 룩을 연출하기에 제격입니다. 겨울 룩에서 불가피한 듯 여겨지던 거추장스러운 느낌도 덜하고요.
무엇보다 스카프를 따로 챙길 일도, 잃어버릴 일도 없다는 게 제일 마음에 듭니다. 여러 벌의 옷가지를 매일 입고 벗어야 하는 겨울날의 수고를 덜어주는 아이템이죠. 자, 이제 고민해야 할 건 코트에 달린 이 스카프를 두르는 방법뿐입니다. 올 한 해 열심히 연마해온 스타일링을 떠올려보세요. 머리를 감싸보는 건 어떨까요? 케이프처럼 늘어뜨리는 건요? 무심하게 한쪽 어깨 너머로 휙 넘겨도 멋스럽겠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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